국어문법강의

문장성분에 대한 이해

국어의 시작과 끝 2011. 5. 21. 06:13

 

1. 문장의 정의

 

문장(文章)이란 생각이나 감정을 완결된 내용으로 표현하는 최소의 언어형식이다. 문장이 아니고서는 머릿속의 생각이나 감정을 완전(完全)히 표현할 수 없다. 따라서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를 갖추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때로는 “불이야!”, “정말?”과 같은 표현을 문장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이는 상황이나 문맥을 통하여 생략되어 있는 주어나 서술어를 추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장을 이루는 문법 단위는 어절(語節), 구(句), 절(節)이다. 어절은 문장을 구성하는 기본 문법 단위로 띄어쓰기 단위와 일치한다. 대체로 조사나 어미와 같이 문법적인 기능을 하는 요소들이 앞의 말에 붙어 한 어절을 이룬다. 예를 들면, “저 국화가 매우 아름답다.”라는 문장은 네 어절로 이루어진 문장이다.

 

 

구(句)는 중심이 되는 말과 그것에 딸린 말들의 묶음을 가리킨다. 두 개 이상의 어절이 모여 하나의 단어와 동등한 기능을 하나,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를 가지지 못하는 경우를 이른다. 예를 들면, “저 국화가 매우 아름답다.”라는 문장은 ‘저 국화가’와 ‘매우 아름답다’라는 두 개의 구로 이루어진 문장이다.

 

 

절(節)은 어떤 문장의 한 성분 노릇을 하는 문장을 가리키는데, 두 개 이상의 어절이 모여 하나의 의미 단위를 이룬다는 점에서 구와 비슷하다. 그러나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를 가지는 단위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와 구별되고, 더 큰 문장 속에 들어 있다는 점에서 문장과 구별된다. 예를 들면, “선생님은 지연이가 모범생임을 아신다.”에서 ‘지연이가 모범생임’은 그 안에 주어 ‘지연이가’와 서술어 ‘모범생이-’를 가지고 있으나, 전체 문장의 일부분으로 쓰였으므로 문장이 아니라 절이 된다.

 

 

 

 

 

2. 문장 성분의 종류

 

 

문장 안에서 문장을 구성하면서 일정한 문법적인 기능을 하는 각 부분을 문장성분(文章成分)이라 한다. 이 점에서 공통된 특질에 따라 단어들을 분류한 품사(品詞)와는 구별된다. 문장 성분의 종류의 종류로는 문장을 이루는 데 골격이 되는 부분, 즉 필수적(必須的)인 성분인 주어(主語), 목적어(目的語), 보어(補語), 서술어(敍述語)가 있다. 이를 주성분(主成分)이라 한다. 주로 주성분의 내용을 수식하는 성분, 수의적(隨意的)인 성분인 관형어(冠形語)와 부사어(副詞語)가 있다. 이를 부속성분(附屬成分)이라 한다. 마지막으로 문장에서 다른 성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성분으로 독립어가 있다. 이를 독립성분(獨立成分)이라 한다.

 

 

모든 문장성분이 다 그 나름의 중요성이 있지만, 국어에서는 서술어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한국어를 서술어 중심 언어라고도 한다. 그 이유는 서술어의 자릿수에 따라서 나머지 필수 성분들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 사진은 실물과 다르다.”에서 ‘실물과’는 부사어이나, 수의적 성분이 아니라 필수적 성분이다. 그것은 서술어 ‘다르다’가 두 자릿수 서술어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술어의 자릿수’란 서술어의 성격에 따라 필요로 하는 문장성분들의 개수를 말한다. 이를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서술어의 자릿수 : 서술어는 그 성격에 따라서 필요로 하는 문장 성분의 개수가 다른데, 이를 서술어의 자릿수라고 한다.(부사어는 필수 부사어)

서술어의 종류

구 성

서술어의 성격

한 자리 서술어

주어

자동사

코스모스가 (아름답게) 피었다.

주어

형용사

코스모스가 (매우) 아름답다.

두 자리 서술어

주어 + 목적어

타동사

영지는 (많은) 책을 읽었다.

주어 + 보어

되다, 아니다

영수가 (좋은) 선생님이 되었다.

주어 + 부사어

자동사+ (필수적) 부사어

나는 (빨리) 집으로 향했다.

세 자리 서술어

주어 + 목적어 + 부사어

수여동사, ‘삼다’류 등

나는 (착한) 그녀를 딸로 삼았다.

 

* 자릿수의 이동: 같은 형태의 서술어라도 환경에 따라 서술어의 자릿수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한 자리 서술어

두 자리 서술어

세 자리 서술어

아이들이 (즐겁게) 논다.

아이들이 윷을 (마당에서) 논다.

 

철수가 (학교에) 간다.

철수가 학교를 간다.

 

차가 (저절로) 멈추었다.

경찰이 차를 멈추었다.

 

달이 밝다.

나는 마산 지리에 밝다.

 

[철수와 영수가] 닮았다.

영수가 철수와 닮았다.

 

영희는 [몸집이 좋다] 서술절

주어 주어 서술어

술은 정신에 좋다.

 

 

나는 그녀를 생각한다.

나는 그녀를 선녀로 생각한다.

 

 

한국어를 서술어 중심 언어라고 하는 두 번째 이유는 문장에 어떤 서술어가 쓰이는가에 따라 그 앞에 오는 체언에 많은 제약을 가하기 때문이다. 즉 서술어에 등장하는 용언은 어떤 특정한 종류의 체언만을 요구하는 성질을 가지기도 한다. 이때의 용언과 체언 사이의 관계를 선택 제약 관계라 한다. 예를 들면, “철수는 ( )을 감았다.”라는 문장의 빈 칸에 올 수 있는 체언과 “영수는 ( )을 다물었다.”에서 빈 칸에 올 수 있는 체언은 근본적으로 서술어의 성격에 좌우된다.

 

따라서 시험을 염두에 두고 국어 문법을 학습하는 처지에서, 꼭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은 모든 국어 문장 분석의 출발점은 서술어라는 점이다.

 

 

(1) 서술어와 주어

 

① 서술어

 

서술어(敍述語)는 주어의 동작이나 작용, 상태, 성질 등을 풀이하는 기능을 하는 문장 성분이다. 다음 세 가지를 기본 형식으로 한다.

 

 

㉠ ‘무엇이 어찌하다’ 형 : 주로 동사가 서술어로 쓰이는 문형

예) 새가 날아간다. / 아버지는 아침 일찍 서울로 가셨다. /

 

㉡ ‘무엇이 어떠하다’ 형 : 주로 형용사가 서술어로 문형

예) 물독에 물이 남실하다./대중식당은 음식값이 눅다.

 

㉢ ‘무엇이 무엇이다’ 형

예) 그것이 나의 취미다./저것이 울력걸음이다.

 

 

위의 예들은 모두 한 어절로만 이루어진 서술어이다. 그러나 서술어 중에는 둘 이상의 어절이 모여 하나의 서술어를 이루는 것들이 많다. 이를 흔히 합성서술어라 한다.

 

㉠ 영희가 국어를 공부를 한다.(=공부한다)./빈민촌이 철거가 되었다.(=철거되었다)

 

㉡ 그도 이 문제를 풀 수 있다.(=푼다) / 그가 사과를 다 먹어 버렸다.(=먹었다)

 

 

② 주어

 

문장에서 동작이나 작용, 상태, 성질의 주체를 나타내는 문장 성분을 주어라 한다. ‘무엇이’, ‘누가’에 해당한다. 주어는 체언이나 체언 구실을 하는 구나 절에 ‘이/가’, ‘께서’가 붙어 나타나는 데 주격 조사가 생략될 수도 있고 보조사가 붙을 수도 있다. 또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주어는 문장의 첫머리에 오는 것이 원칙이다.

 

 

예) 철수가 공부를 한다./ 꽃이 아름답게 피었다./마음이 곱기가 비단같다. / 새 책이 좋다./ 아버지께서 외국에 다녀오셨다./총리실에서 시험 출제를 주관한다./ 너 어디 가니? 나 공부하러 학교에 가./선생님 오셨다. 모두 조용히 해라./철수도 착하다.

 

 

주어가 겹쳐 사용됨으로써 이중 주어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기린은 목이 길다.”의 경우가 그렇다. 학교 문법에서는 ‘목이 길다’를 서술절로 인정하여 전체를 겹문장으로 본다. ‘길다’라는 서술어가 ‘목이’라는 주어를 요구하고, 다음 단계로 ‘목이 길다’라는 서술어가 ‘기린은’이라는 또 다른 주어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물론 홑문장으로 보면서 어느 하나를 강조한다는 초점 기능으로 파악하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은 문장의 일정한 성분에 강조하고자 하는 초점화를 인정하는 견해이다. 초점을 받는 성분은 문장의 맨 앞이든 중간이든 상관없이 나타날 수가 있다. 문장의 첫머리에만 나타나는 주제어가 아니라, 화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성분에 ‘강조’의 보조사 ‘-은/는-’을 붙인다는 것이다. 이중 목적어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일관성 있는 설명을 할 수 있다.

 

 

 

(2) 목적어와 보어

 

① 목적어

 

타동사가 쓰인 문장에서 그 동작의 대상이 되는 문장 성분을 목적어라 한다. 체언에 목적격 조사 ‘을/를’이 붙는 것이 일반적이나, 때로 ‘을/를’이 생략될 수도 있다. 또 ‘을/를’이 생략되는 대신에 특정한 의미를 더하여 주는 보조사가 붙기도 한다.

 

예) 그는 소주를 마신다./ 나는 그녀가 꼭 합격하기를 바란다./나는 그 문제 아직 못 풀었어./ 선생님은 그림도 잘 그린다. / 그는 술만 좋아한다.

 

 

한 문장에 목적어가 두 개 이상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앞 목적어를 다른 성분으로 바꾸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 나는 아들에게 용돈을 만 원을 주었다. →나는 아들에게 용돈(관형어) 만 원을 주었다./그가 책을 나를 주었다. → 그가 책을 나에게(부사어) 주었다.

 

 

② 보어

 

‘되다, 아니다’가 필요로 하는 문장 성분을 보어라 한다. 체언 + 보격 조사 ‘이/가’로 실현되는 것이 보통이다.

 

예) 물이 얼음이 되었다. 물이 얼음 되었다. 물이 얼음도 되었다.(보어) // 물이 얼음으로 되었다.(부사어)

 

 

(3) 관형어, 부사어, 독립어

 

① 관형어

 

체언으로 실현되는 주어, 목적어 앞에서 이들을 꾸미는 문장 성분을 관형어라 한다. 관형사는 관형어로만 쓰이는 것이 특징이다. 그 외에 체언과 관형격 조사 ‘의’로 이루어진 경우와 용언의 관형사형(용언의 어간에 관형사형 어미 ‘-(으)ㄴ, -는, -(으)ㄹ, -던’이 결합)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예) 형이 새 구두를 사 주었다./한글은 우리나라의 문자이다./그 유명하던 그림이 도난당하고 말았다.

 

 

관형어는 부사어와 함께 수의적 성분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항상 수의적인 것은 아니며, 필수적인 경우도 있다. 수식을 받는 것이 의존명사일 때 그러하다. 이때는 반드시 그 앞에 관형어가 와야 한다.

 

 

예) 저기 보이는 것이 우리 집이다./그 예를 몇 가지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정원에 은행나무 두 그루를 심었다./예상했던 대로 시험 문제는 까다로웠다.

 

 

② 부사어

 

서술어의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서술어를 꾸며주는 말을 부사어라 한다. 부사어는 ‘부사(지시 부사, 성상 부사, 양태 부사, 부정 부사 등) 단독’, ‘부사 + 보조사’, ‘체언 + 부사격 조사’, ‘용언의 부사형’으로 실현되는 것이 보통이다.

 

 

예) 하늘이 매우 푸르다./ 기차가 빨리도 달리는구나./우리들은 방금 학원에서 돌아왔다./새가 높게 날고 있다.

 

 

부사어 역시 관형어와 함께 수의적 성분으로 분류되나, 필수적 부사어도 있다.

 

(가) 나는 나, 너와는 많이 다르다.

아버지는 일찍이 그 아이를 수양딸로 삼으셨다.

영현이는 아빠와 닮았다.

(나) 나는 나, 너와는 다르다.

아버지는 그 아이를 수양딸로 삼으셨다.

영현이는 아빠와 닮았다.

 

(가)의 밑줄 친 부분은 부사어인데, 수의적인 성격을 띤 것들이다. (나)의 밑줄 친 부분은 부사어이긴 하지만, 문장에서 꼭 필요한 필수적 부사어들이다. (가)의 밑줄 친 부사어가 파생 부사(많이, 일찍이)이거나 순수 부사(꼭)로 이루어져 있는 데 비하여, (나)의 밑줄 친 부사어는 부사격 조사 ‘와, 로, 와’를 갖고 있는 것들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4) 독립어

 

문장의 어느 성분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문장 성분을 독립어라 한다. 다음과 같이  실현되는 것이 보통이다.

 

 

㉠ 감탄사

예) 아이구, 어머나, 어, 에이그머니

 

㉡ 체언 + 호격 조사

예) 주님이시여, 영수야

 

㉢ 제시어나 표제어

예) 행복, 이것이 삶의 모든 것일까?

 

 

 

서울 노량진 고시촌을 가다 꿈이 있기에…젊음을 건다 ‘합격’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청춘들이 묵묵히 책장을 넘기는 곳

새로운 인생의 도약을 위해 젊음을 걸고 그 솟구치는 젊음의 열정을 한편에 묻은 채 묵묵히 책장을 넘기는 곳. 터질 듯한 5월의 신록을 즐기는 것조차 사치로 여기는 젊음들이 모인 곳, 서울 노량진 고시촌이다. 그 고시촌 사람들의 하루가 시작되는 오전 7시, 지하철 노량진역을 20일 다시 찾았다.

몇 차례의 취재 때와 다름없이 이 시간에 역을 나서는 사람 가운데 2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까지는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족’이 대부분이다. 봄비가 촉촉이 내리건만 손에 잡힐 듯한 광경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저마다 책 하나씩 손에 쥔 배낭 차림의 무표정한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쫓기듯 잰걸음을 옮긴다. ‘속세´는 여기까지다. 육교를 건너면 ‘노량진 고시촌’이라는 별천지가 펼쳐진다.

콩나물시루 같은 각종 공무원 시험 학원, 밥값이 3000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싸다는 식당, 고시촌에서 숙식하는 공시족들을 위해 고시원이 빽빽히 들어선 이곳은 ‘속세’와는 다른 세상처럼 느껴진다.

어린이날인 지난 5일 찾아간 한 고시학원에서는 지방직 9급 공무원 필기시험(5월 14일 시행)을 앞두고 극도의 긴장감으로 가득한 수험생들이 책장 넘기는 소리, 필기하는 소리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수업에 쫓겨 끼니를 놓치고 고시원 식당에서 김밥을 먹고 있는 정세현(26)씨. “컴퓨터 게임을 좋아해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게임 그래픽디자인을 배웠지만, 소질이 없고 미래가 불투명해 진로를 바꿨다.”라면서 “7급도 생각해 봤지만 준비 과목이 많고 전공도 이공계라서 9급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으려고 고시학원에서 강의실 정리 등을 담당하는 지도원으로 활동하며 무료로 수강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도전’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새긴 채 향하는 현재 그의 목표는 단 하나, ‘합격’이다.

노량진 고시촌에서 공무원이 되기 위해 체류하는 시간은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이다. 사법고시, 행정고시 등 5급 국가고시직에 도전하는 고시족들이 모여 있는 서울대 부근 ‘신림동 고시촌’에 10년 넘게 공부를 하는 수험생이 즐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영규(28)씨는 교원 임용시험 재수생이다. 이씨는 “1차에서 떨어지면 또다시 일 년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뽑는 인원은 해마다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걱정했다. 하루에 네 시간 정도 잔다는 그는 죽을 각오로 이번 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조영진(25)씨는 경찰공무원 시험 삼수생이다. 그는 학원에서 빤히 내려다보이는 동작경찰서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경찰차를 몰아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그가 두 차례의 좌절을 경험하고 주저앉았다가도 다시 일어서게 된 것은 가슴 속에 있는 경찰관에 대한 ‘열망’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실업자는 34만 6000명이다. 7·9급 공채 공무원 임용시험의 평균 경쟁률은 2008년 47.9대1, 2009년 61.3대1, 2010년 82.8대1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전쟁터이고, 또 누군가에겐 감옥으로 불리는 ‘노량진’. 결코 놓을 수 없는 앞날에 대한 꿈이 있는 이곳에서 오늘도 고단한 밤을 지새우며 내일을 향해 땀을 흘리고 있는 고시생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글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