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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국어의 문장 수준이 이 정도라면

사회의 각 영역은 제 나름의 역할이 있다. 그것에 충실하고 난 다음에 영역을 넓혀 가는 것이 맞는다. 요즘 대입 국어영역 시험을 보면, 평가 내용이 참 다채롭다. 현란하다. 아무튼 방향에는 공감하며 긍정적으로 본다. 그렇지만 국어 시험의 중핵은 국어 사용 능력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국어 능력의 기본은 어휘 사용 능력이다. 우리말 단어를 그 의미와 쓰임에 맞게 정확하게 쓸 수 있는 능력 말이다. 이게 충족되지 않으면 뭘 더 바랄 수가 없다. 멋지게 높이 쌓아 올려 봐야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시쳇말로 개폼일 뿐이다. 그러면 현실은 어떨까? 다음 문장은 작년 수능 국어영역의 지문에 등장하는 것이다. 참고로 수능 지문은 20명 이상의 국어 전문가가 거의 한 달 동안 합숙하면서 ..

네 인생을 사랑하라-김연자, 아모르 파티

1.3 김연자, ‘아모르 파티’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같은 한 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 자신에게 실망하지마 모든 걸 잘할 순 없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인생은 지금이야 아모르 파티 아모르 파티 인생이란 붓을 들고 서 무엇을 그려야할지 고민하고 방황하던 시간이 없다면 거짓말이지 말해 뭐해 쏜 화살처럼 사랑도 지나갔지만 그 추억들 눈이 부시면서도 슬펐던 행복이여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가슴이 뛰는대로 가면 돼 이제는 더이상 슬픔이여 안녕 왔다 갈 한 번의 인생아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가슴이 뛰는대로 하면 돼 눈물은 이별의 거품일 뿐이야 다가올 사랑은 두렵지 않아 아모르 파티 아모르 파티 말해 뭐해 쏜 화살처럼 사랑도 지나갔지만 그 추억들 눈이 부시면서도 슬펐..

카테고리 없음 2020.12.24

2021학년도 수능 국어의 오류들

전에는 '녹양방초(綠楊芳草)를 '녹양방초(綠陽芳草)'로 잘못 쓰더니 이번 수능에서도 어김없이 오류가 많다. 금세 눈에 보이는 오류를 몇 가지 지적하고자 한다. (1) '봉황이-깃들었다.'라고 했다. 명백한 오류다. '깃들다'와 '깃들이다'는 다른 말이다. '봉황이-깃들였다.'가 맞는 어법이다. (2) '사람은 옛 사람을 찾는다.'라고 했다. '옛사람'은 붙여 써야 한다.

공정한 관찰자의 도덕 감정, 그리고 동감의 상상력

공정한 관찰자의 도덕 감정, 그리고 동감의 상상력 신중(愼重)과 자혜(慈惠), 더덜이 없이 이 두 단어가 딱 들어맞을 듯한 덕성의 교육자 박정규 선생님이 이순(耳順)에 이르러 시집 을 상재(上梓)한다. 이렇듯 웅숭깊은 문학적 열정을 품고 있었다니! 펼쳐 들고 문학청년 못지아니한 탄력을 내장한 문장에 놀라는 사람이 나만은 아닐 듯하다. 을 접하고, 나는 가수 류기진을 자연스레 떠올렸다. 류 씨는 ‘그 사람 찾으러 간다’라는 폴카(polka) 풍의 노래로 알려져 있는데, 1956년 생으로 튼실한 중소기업의 대표이다. 그런 그가 지천명(知天命)을 넘긴 나이에 뜬금없이 가수로 데뷔하고, 마침내 성인가요 1위의 자리에까지 오르기도 했고, 요즘도 왕성하게 무대에 오른다. “날마다 봄날인 줄 알았던 나, 언제나 청춘..

현대문학 2019.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