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

공무원 문제 이러면 안 된다.

국어의 시작과 끝 2013. 5. 13. 05:46

 

3. <보기>의 ㉠~㉤의 뜻풀이로 옳지 않은 것은?

② 2011 국회직 8급

명절날 나는 엄매 아배 따라 우리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 있는 큰집으로 가면/얼굴에 별자국이 솜솜 난 말수와 같이 눈도 껌벅거리는 하로에 베 한 필을 짠다는 벌 하나 건너 집엔 복숭아나무가 많은 신리(新里) 고무, 고무의 딸 이녀(李女), 작은 이녀(李女)/열여섯에 사십(四十)이 넘은 홀아비의 후처(後妻)가 된, ㉡포족족하니 성이 잘 나는, 살빛이 매감탕 같은 입술과 젖꼭지는 더 까만, 예수쟁이 마을 가까이 사는 토산(土山) 고무, 고무의 딸 승녀(承女), 아들 승(承)동이 [중략] 밤이 깊어 가는 집안엔 엄매는 엄매들끼리 아르간에서들 웃고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웃간 한 방을 잡고 조아질하고 쌈방이 굴리고 바리 깨돌림하고 호박떼기하고 제비손이구손이하고, 이렇게 화디의 사기방 등에 심지를 몇 번이나 돋우고 ㉢홍게닭이 몇 번이나 울어서 졸음이 오면 아릇목싸움 자리싸움을 하며 히드득거리다 잠이 든다. 그래서는 문창에 ㉣텅납새의 그림자가 치는 아츰 시누이 동세들이 육적하니 흥성거리는 부엌으론 샛문틈으로 장지문틈으로 ㉤무이징게 국을 끓이는 맛있는 내음새가 올라오도록 잔다.

 

 

① ㉠: 아버지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② ㉡: 빛깔이 고르고 붉은 기운이 돌듯이

③ ㉢: 새벽닭 

④ ㉣: 처마의 안쪽 지붕

⑤ ㉤: 민물새우와 무를 넣고 끓인 국

 

 

<여우난곬족>은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이고, 백석의 초기 시세계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대단히 무책임한 문제다. 현대시에 대한 학식이 부족한 출제자임에 분명하다. 일부 교과서의 오류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① ‘진할머니’는 ‘친할머니’, ‘진할아버지’는 ‘친할아버지’가 맞다. ‘진외가(陳外家)’가 ‘아버지의 외가’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점에 착안한 모양이다. 착각이다. 상식적으로도 명절날 큰집에 ‘고모’와 ‘아버지의 외할머니’가 같이 있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

② 아마 ‘빛깔이 고르지 않고 파르스름한 기운이 도는’이라는 교과서의 풀이를 살짝 바꿔 답지를 만든 것일 게다. ‘파르족족하다’로 이해한 셈이다. 다른 의견도 있다. ‘뾰로통한’과 유사한 말로 노여워하는 빛이 얼굴에 나타나는 것을 이르는 말로 보는 것이다.

③ 새벽닭의 평안도 사투리로 보는 견해도 있고, ‘홍계(紅鷄)’에 ‘닭’이 붙은 말로 보는 견해도 있다.

⑤ 비슷하나 정확하게 말하면 ‘무와 새우젓갈로 끓인 국’을 말한다. 남한의 ‘뭇국’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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