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법강의

관형사절에 대하여

국어의 시작과 끝 2012. 11. 13. 05:38

 

메일로 질문이 들어와서, 새로 나올 책의 원고 중 일부를 올립니다. 참고하세요.

 

 

관형사절을 안은문장(관형사절 내포문)

 

 

‘관형사절을 안은문장’이란 절 전체가 문장에서 관형어의 기능을 하는 문장을 말한다. 대개 관형사절은 관형사형 어미 ‘-(으)ㄴ, -는, -(으)ㄹ, -던’이 붙어 실현된다.

관형사절을 안은문장은 서술어 구문이 응축의 절차를 밟아서 형성되는데, 그 양상에 따라 크게 다음 세 가지로 나뉜다.

 

 

① 관계절(=관계 관형사절)

 

ㄱ.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이 점점 줄고 있다.

ㄴ. 민지가 쓴 소설을 많은 사람이 좋아했다.

 

 

ㄱ은 두 문장, 즉 ‘학생들이 학원을 다닌다.’와 ‘(그런) 학생들이 점점 줄고 있다.’를 관형사절을 안은문장으로 응축한 것이다. ㄴ도 비슷하다. 두 예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두 문장을 한 문장으로 응축하는 과정에서 공통된 논항이 공유되는 현상이다. 이때의 관형사절을 관계 관형사절 또는 관계절이라 하고, 관형사절의 피수식어가 되는 명사를 관계명사라 한다.

 

 

② 보문절(=동격 관형사절)

 

ㄷ. 그는 지수가 시험에서 일등을 한 사실을 자랑했다.

ㄹ. 나는 문득 그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ㄷ은 두 문장, 즉 ‘지수가 시험에서 일등을 하였다.’와 ‘그는 (그) 사실을 자랑했다.’를 관형사절을 안은문장으로 응축한 것이다. ㄹ도 비슷하다. ㄱ, ㄴ과 달리 응축 과정에서 ‘공통된 논항의 공유’ 현상을 확인할 수 없다. 다만 피한정명사가 선행하는 관형사절의 내용을 동격(同格)의 형식으로 간추리는 역할을 할 뿐이다. 이때의 관형사절을 동격 관형사절 또는 보문절이라 하고, 관형사절의 피수식어가 되는 명사를 보문명사라 한다.

 

 

③ 연계절

 

ㅂ. 색소폰 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ㅅ. 내가 안 가는 대신 아들을 보내겠소.

ㅇ. 아침밥 먹는 길로 재판소에 갔다.

 

 

우선 ㅂ~ㅇ이 관계 관형사절을 안은문장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좀 막연하게 보문절로 취급해 왔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관형사절과 피한정명사의 관계를 동격으로 보기 어렵다. ㅅ, ㅇ이 특히 그렇다. 이런 관형사절을 연계절이라고 부른다. 연계절은 특수한 명사와 어울려 선행절을 후행절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굳이 따지자면, 이들은 관계절보다는 보문절에 좀 더 가깝다. ‘소리’, ‘대신’, 길‘ 등이 관형사절의 논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다른, 헌’ 등의 품사가 관형사인지, 용언의 관형사형인지는 서술어의 유무로 구분한다. 표면상 주어가 있으면 서술성이 있으므로 관형사절이며, 표면상 주어가 없으면 서술성이 없으므로 관형사로 본다. 이 구분은 후자의 경우 홑문장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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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격이 다른 사람과는 사귀기가 힘들다.[주어가 있음 ∴ 관형사절 ∴ 형용사(다르다)]

다른 사람에게 가.[주어가 표면상 없음 ∴ 관형사(다른)]

• 우리가 방금 그 집은 헐기가 아까웠어.(주어가 있음 ∴ 관형사절 ∴ 동사(헐다)]

• 저 옷은 마음에 들지 않아.[주어가 없음 ∴ 관형사(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