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과표준어

띄어쓰기 어문 규정 해설

국어의 시작과 끝 2011. 6. 28. 03:19

 

띄어쓰기

 

제1절 조 사

 

제41항 조사는 그 앞말에 붙여 쓴다.

 

꽃이 꽃마저꽃밖에꽃에서부터

꽃으로만 꽃이나마꽃이다꽃입니다

꽃처럼 어디까지나

거기도 멀리는웃고만

[해설]

① 조사는 그 앞말에 붙여 : <한글 맞춤법>의 제2항, 즉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와 묶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원칙으로 한다’의 예외 조항이 제41항인 것이다. 결국 ‘단어(單語)’의 정의가 문제이다. 대개 ‘단어(單語)’는 ‘최소의 자립 형식(minimal free form)’으로 정의된다. 그런데 ‘조사(助詞)’는 이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 한다. 자립 형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어미(語尾)’와 비슷하지만, 분포상 언제나 자립성이 있는 말에만 연결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런 특징을 감안하여 조사를 하나의 단어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자립 형식은 아니다. 그래서 단독으로 쓰이지 않고 항상 앞말에 붙여 쓰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규정 자체를 이해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문제는 실제 국어 생활에서 어떤 단어가 조사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이 조항에 예시된 예들을 매우 꼼꼼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② 꽃이, 꽃이다 : ‘이’는 주격 조사이거나 보격 조사일 것이다. ‘이다’는 서술격 조사이다. 결국 격조사는 붙여 쓴다는 원칙을 반영하고 있는 예들인 셈이다. 이와 관련된 오류를 범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만 “이것은 제 작품∨입니다.”처럼 쓰는 사람이 간혹 있다. 하지만 ‘-입니다’는 서술격 조사이므로 당연히 붙여 써야 한다.

③ 꽃마저, 멀리만, 웃고만, 꽃에서부터 : ‘마저’, ‘만’은 보조사이다. 보조사도 조사이므로 당연히 앞말에 붙여 쓴다. 보조사는 격조사와 달리 분포가 비교적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체언이 아닌 용언의 어미나 부사와 결합하는 것이 그렇다. 또 여러 개의 보조사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런가 하면 ‘꽃에서부터’처럼 ‘체언+부사격 조사+(시작의) 보조사’ 형태를 취하는 것도 있다.

④ 와/과, 하고, (이)며, 다, 랑 : 접속 조사들이다. 이들은 위의 예에 언급되지 않았지만, 역시 조사이기 때문에 앞말에 붙여 쓴다. 띄어쓰기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

㉠ 개는 늑대 비슷하게 생겼다. (다른 것과 비교하거나 기준으로 삼는 대상임을 나타내는 격조사)/우리는 자유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싸웠다.(접속 조사-생략이 가능하며, 생략된 자리에는 쉼표를 찍는다.)

㉡ 철수는 너하고 닮았다. (구어체로 다른 것과 비교하거나 기준으로 삼는 대상임을 나타내는 격조사)/ 배하고 사과하고 감을 가져오너라.(접속 조사)

㉢ 옷이며 모자 죄다 흩어져 있었다.(접속 조사)

㉣ 그는 농구 축구 못하는 운동이 없다.(접속 조사)

㉤ 동생이 언니 싸우다니.(어떤 행동을 함께 하거나 상대로 하는 대상임을 나타내는 격조사)/백화점에 가서 구두 모자 원피스랑 샀어요.(접속 조사)

 

제2절 의존 명사,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 및 열거하는 말 등

 

제42항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

 

아는 것이 힘이다. 나도 할 수 있다.

먹을 만큼 먹어라. 아는 이를 만났다.

네가 뜻한 바를 알겠다. 그가 떠난 지가 오래다.

[해설]

① 의존 명사 : 명사의 성격을 띠지만 그 의미가 형식적이어서 홀로 자립하여 쓰이지 못하고 반드시 관형어가 있어야만 문장에 쓰일 수 있는 명사를 의존명사(依存名詞)라 한다. 위의 예들에서 보듯 의존 명사 앞에는 대체로 용언의 관형형이 온다.

② 의존 명사와 연결 어미의 구별 : 의존 명사 중에서 ‘데, 지, 바’는 연결 어미 ‘-ㄴ데, -ㄴ지, ㄴ바’와의 구별이 쉽지 않다. 그 결과 띄어쓰기의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데, 지, 바’는 조사와 결합할 수 있는 반면, ‘-ㄴ데, -ㄴ지, ㄴ바’는 조사와의 결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둘을 구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의존 명사

◆ 데 : 예전에 가 본∨데가 어디쯤인지 모르겠다./그 책을 다 읽는∨데(에) 삼 일이 걸렸다./사람을 돕는∨데에 애 어른이 어디 있겠습니까?/이 그릇은 귀한 거라 손님을 대접하는∨데나 쓴다.

◆ 지 : 그를 만난∨도 꽤 오래되었다./집을 떠나온∨ 어언 3년이 지났다./강아지가 집을 나간∨ 사흘 만에 돌아왔다. [ ‘시간의 길이’와 관련된 문맥에서 쓰임]

◆ 바 : 각자 맡은∨ 책임을 다하라./어찌할∨를 모르다/어차피 매를 맞을 에는 먼저 맞겠다./이렇게 억지 부릴∨에는 다 그만두자./우리는 우리의 굳건한 의지를 내외에 천명하는∨이다.

㉡ 연결 어미

◇ ㄴ데 : 여기가 우리 고향인데 인심 좋고 경치 좋은 곳이지./나무가 정말 큰데./어머님이 정말 미인이신데.

◇ ㄴ지 : 얼마나 부지런한지 세 사람 몫의 일을 해낸다./아버님, 어머님께서도 안녕하신지.

◇ ㄴ바 : 서류를 검토한바 몇 가지 미비한 사항이 발견되었다./우리의 나아갈 바는 이미 정해진바 우리는 이제 그에 따를 뿐이다./그는 나와 동창인바 그를 잘 알고 있다./너의 죄가 큰바 응당 벌을 받아야 한다.

③ 의존 명사와 보조사의 구분 : 의존 명사와 보조사 중에 동일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뿐, 대로, 만큼, 만’ 등이 그러하다. 그 결과 띄어쓰기의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의존 명사 앞에는 용언의 관형형이 오지만, 조사 앞에는 대부분 체언이 온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좋다. 완벽한 방법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 이 기준만으로도 구별이 가능하다.

㉠ 의존 명사

◆ 뿐 :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이네./그는 웃고만 있을 뿐이지 싫다 좋다 말이 없다./이름이 나지 않았다 뿐이지 참 성실한 사람이다. / 시간만 보냈다 뿐이지 한 일은 없다./말을 하지 않았다 뿐이지 속인 건 절대 아니다.

◆ 대로 : 예상했던 대로 시험 문제는 까다로웠다./집에 도착하는 대로 편지를 쓰다./나는 될 수 있는 대로 말을 삼가려 했다.

◆ 만큼(≒만치) :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다./주는 만큼 받아 오다./어른이 심하게 다그친 만큼 그의 행동도 달라져 있었다./까다롭게 검사하는 만큼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 만 : 친구가 도착한 지 두 시간 만에 떠났다./그때 이후 삼 년 만이다./도대체 이게 얼마 만인가. [시간과 관련이 있는 표현에 쓰임]

 

 ㉡ 보조사

◇ 뿐 : 이제 믿을 것은 오직 실력뿐이다./우리 민족의 염원은 통일뿐이다./가진 것은 이것뿐이다.

◇ 대로 : 처벌하려면 법대로 해라./큰 것은 큰 것대로 따로 모아 두다./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서로 상관 말고 살자.

◇ 만큼(≒만치) : 집을 대궐만큼 크게 짓다./부모님에게만큼은 잘해 드리고 싶었는데!/그녀만큼 글씨 잘 쓰는 사람은 아직 본 적이 없었다.

◇ 만 : 하루 종일 잠만 잤더니 머리가 띵했다./그를 만나야만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열 장의 복권 중에서 하나만 당첨되어도 바랄 것이 없다.

 

제43항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쓴다.

 

한 개차 한 대금 서 돈소 한 마리

옷 한 벌열 살조기 한 손연필 한 자루

버선 한 죽집 한 채신 두 켤레북어 한 쾌

 

다만,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숫자와 어울리어 쓰이는 경우에는 붙여 쓸 수 있다.

 

두시 삼십분 오초제일과삼학년

육층1446년 10월 9일2대대

16동 502호제1실습실80원

10개7미터

 

[해설]

①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수량 단위 의존명사로, 선행하는 명사의 수량을 단위의 이름으로 지시하는 기능을 가지는데, 반드시 앞에는 수량 관련 관형어만 올 수 있다.

②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 : 대다수 한자어 수사 앞에 붙어 ‘그 숫자에 해당되는 차례’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제(第)-’가 생략된 경우라도, 차례를 나타내는 말일 때에는 붙여 쓰는 것을 허용한다.

예) 제(第)이십칠 대 → 이십칠대(허용), 제(第)구십삼 차→구십삼차(허용), 제(第)일 학년 →일학년(허용), 제(第)팔 단→팔단(허용)

또 연월일, 시각 등도 붙여 쓰는 것을 허용한다.

예) 이천백십삼 년 사 월 십이 일 → 이천백십삼년 사월 십이일(허용)

다만, 수효(數爻)를 나타내는 ‘개년(個年), 개월(個月), 일(간), 시간’ 등은 붙여 쓰지 않는다.

예) 그는 영국에서 십 (개)년 육 개월 이십 일(간) 체류(滯留)하였다.

 

③ 숫자와 어울리어 쓰이는 경우 : 아라비아 숫자 뒤에 붙는 의존명사는 모두 붙여 쓸 수 있다.

예) 35 원 →35원(허용), 42 마일 → 42마일(허용), 5 년 6 개월 20 일 간→5년 6개월 20일간(허용)

 

 

 

제44항 수를 적을 적에는 ‘만(萬)’ 단위로 띄어 쓴다.

 

십이억 삼천사백오십육만 칠천팔백구십팔

12억 3456만 7898

 

[해설]

① ‘만(萬)’ 단위로:‘만 단위로’라는 말 속에는 ‘만, 억, 조, ……’ 단위로 적는다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또 금액을 적을 때 변조(變造) 등의 사고를 미연(未然)에 방지하기 위해 붙여 쓰는 것은 일종의 관례이다. 이를 명시적으로 허용한 것은 아니지만, 관습상 허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예) 일금 : 십이억삼천사백오십육만칠천팔백구십팔원정.

돈 : 십이억삼천사백오십육만칠천팔백구십팔원임.

☞ 마지막에는 반드시 온점[ . ]을 찍어야 함에 유의할 것.

 

제45항 두 말을 이어 주거나 열거할 적에 쓰이는 다음의 말들은 띄어 쓴다.

 

국장 겸 과장열 내지 스물청군 대 백군

책상, 걸상 등이 있다이사장 및 이사들 사과, 배, 귤 등등

사과, 배 등속부산, 광주 등지

[해설]

① ‘겸(兼)’ :[의존명사]① 둘 이상의 명사 사이에 쓰여 그 명사들이 나타내는 의미를 아울러 지니고 있음을 나타내는 말. 예) 아침 겸 점심/강당 겸 체육관/김가는 어릴 때부터 남의 개인 병원에서 고용 약제사 겸 사환으로 일해 왔던 사람이었다. ② ‘-을’ 뒤에 쓰여 두 가지 이상의 동작이나 행위를 아울러 함을 나타내는 말. 예) 명절도 쇨 겸 해서 한번 다녀가게./오래간만에 강호가 왔다는데 얼굴도 볼 겸 바깥세상 돌아가는 소식도 듣고자 문중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② ‘대(對)’ : [의존명사] ① 두 짝이 합하여 한 벌이 되는 물건을 세는 단위. 예) 주련 한 대. ② 사물과 사물의 대비나 대립을 나타내는 말. 예) 민주주의 대 공산주의/개인 대 개인의 편지/지상 대 공중/청군 대 백군/삼 대 일로 졌다.

③ ‘및, 내지’ : 이들은 접속 부사임.

④ ‘등, 등속, 등등, 등지’ : 이들은 모주 의존명사임. ‘등∨등’으로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

예) 울산, 구미, 창원∨등과 같은 공업 도시/정치, 군사, 경제, 사회∨등 여러 면에 걸친 개혁/주인공의 성격이나 행동∨등이 잘 나타난 대목/강과 도로가 빠져 있는∨등 허술하기 짝이 없는 지도./농산물 도매 시장에는 사과, 배, 귤∨등등의 온갖 과일이 넘친다./립스틱, 매니큐어, 껌, 동전∨등등 잡다한 물건이 방바닥에 쏟아졌다./이 건물 안에서 탁구도 치고 영화도 보고 노래도 부르는∨등등 여러 가지 오락을 즐길 수 있다.

 

 

제46항 단음절로 된 단어가 연이어 나타날 적에는 붙여 쓸 수 있다.

 

그때 그곳 좀더 큰것 이말 저말 한잎 두잎

 

[해설]

① 단음절로 된 단어가 연이어 나타날 적: 이들을 붙여 씀을 허용하는 것은 관형사와 명사, 부사와 부사가 연결되는 구조와 같이 자연스럽게 의미적으로 한 덩이를 이룰 수 있는 구조에만 적용된다. 부사와 관형사나 관형사와 관형사가 연결될 때에는 원칙적으로 띄어 써야 한다.

예)

㉠. *더큰것 → 더 큰 것 → 더 큰것

㉡ *저새 집 → 저 새 집 → 저 새집

 

또 한 음절로 된 부사와 부사가 이어서 나타나더라도 그 부사가 성질이 아주 다른 것도 원칙적으로 띄어 써야 한다.

예) ㉠ *더못 간다. → 더 못 간다.

㉡ *꽤안 온다. → 꽤 안 온다.

위에서 ‘더, 꽤’는 정도 부사이고, ‘못, 안’은 부정 부사이다. 따라서 이들은 그 성격이 다른 것이므로 붙여 쓰지 못하는 것이다.

 

 

제3절 보조 용언

 

제47항 보조 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붙여 씀도 허용한다.(ㄱ을 원칙으로 하고, ㄴ을 허용함.)

 

ㄱ ㄴ

불이 꺼져 간다. 불이 꺼져간다.

내 힘으로 막아 낸다. 내 힘으로 막아낸다.

어머니를 도와 드린다. 어머니를 도와드린다.

그릇을 깨뜨려 버렸다.그릇을 깨뜨려버렸다.

비가 올 듯하다. 비가 올듯하다.

그 일은 할 만하다. 그 일은 할만하다.

일이 될 법하다. 일이 될법하다.

비가 올 성싶다. 비가 올성싶다.

잘 아는 척한다. 잘 아는척한다.

 

다만, 앞말에 조사가 붙거나 앞말이 합성 동사인 경우, 그리고 중간에 조사가 들어갈 적에는 그 뒤에 오는 보조 용언은 띄어 쓴다.

 

잘도 놀아만 나는구나! 책을 읽어도 보고…….

네가 덤벼들어 보아라. 강물에 떠내려가 버렸다.

그가 올 듯도 하다. 잘난 체를 한다.

 

[해설]

① ‘보조 용언’, ‘경우에 따라’ : 독자적으로 문장의 서술어가 되지 못하고, 본용언 뒤에 붙어서 본용언의 뜻을 도와주는 용언이 보조용언이다. 그런데 이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은 보조 용언 전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방이 더 밝았으면 싶다.”에서 ‘싶다’는 보조 형용사이다. 그러나 ‘밝았으면싶다’로 쓰지는 않는다. ‘청소를 하게 하다’도 마찬가지여서 ‘청소를 하게하다’로 쓸 수 없다. 이 점에서 이 조항의 ‘경우에 따라’는 ‘모든 보조 용언이 그런 것이 아니고 예시된 바와 비슷한 보조 용언의 경우에’라는 의미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조항에서 거론되는 보조 용언은 ‘-아/-어’ 뒤에 연결되는 보조 용언과 의존 명사에 ‘-하다’나 ‘-싶다’가 붙어서 된 보조 용언을 가리킨다. 이 점에서 이 조항의 진술은 대단히 모호하며, 추후 수정할 때 좀 더 정치(精緻)하게 다듬어야 할 것이다.

② 앞말에 조사가 붙거나 앞말이 합성 동사인 경우 : 전자는 ‘책을 읽어 보고’를 ‘책을 읽어보고’로 쓰는 것은 가능하지만, ‘책을 읽어도보고’는 안 된다는 규정이다. 후자는 ‘떠내려가 버렸다’고 할 것을 ‘떠내려가버렸다’고 하지 마라는 것이다. ‘떠내려가다’가 합성동사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글 읽기의 능률이라는 차원에서 자연스러운 규정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예들은 합성용언에 보조용언이 뒤따르는 구성이긴 하지만, 띄어 쓰는 것이 오히려 글 읽기의 능률을 저하시킨다. 그래서 붙여 쓰는 것을 허용한다는 점도 기억해 두어야 한다.

예) 나가버렸다 / 빛나보인다 / 손대본다 / 잡매준다

또 보조용언이 거듭되는 경우에도 같은 이치로 앞의 보조 용언을 붙여 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둘 만하다.

예) 기억해둘 만하다 / 읽어볼 만하다 / 도와줄 만하다 / 되어가는 듯하다

 

③ ‘본용언+보조용언’, 합성동사 : 보조 용언의 띄어쓰기와 관련하여 진짜 골치 아픈 것은 위의 것들이 아니다. 실은 ‘본용언+보조용언’인지, 합성동사인지의 판별이 정말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솔직히 이것은 필자도 잘 모르겠다. 무슨 말이냐 하면, ‘제15항 붙임1’에서 “두 개의 용언이 어울려 한 개의 용언이 될 적에, 앞말의 본뜻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그 원형을 밝히어 적고, 그 본뜻에서 멀어진 것은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라고 했다. 그리고 앞말의 본뜻이 유지되고 있는 예로 ‘늘어나다, 접어들다, 틀어지다’ 등을 들고 있다. 그런데 이것들이 ‘본용언+보조용언’인지, 합성동사인지 판별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말이다. 이 둘의 차이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만약 이들이 합성동사라면 한 단어이므로,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고로 한 단어는 띄어 쓰지 않는다.)”라는 대원칙에 따라 절대로 띄어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들이 ‘본용언+보조용언’이라면 붙여 쓸 수 있지만 띄어 씀이 원칙이다. 둘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편법이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해당 단어가 표준국어대사전에 표제어로 등재되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다. 예컨대 ‘놀아나다’는 “자주 또는 정도가 심하게 놀러 다니다.”의 뜻으로 등재되어 있고, 예문으로 “조카는 요즘 들어 공부는 않고 계속 놀아나고 있었다.”가 제시되어 있다. 한 단어인 것이다. 그런데 한글 맞춤법에서는 “잘도 놀아만 나는구나!”를 예문으로 들고 있다. 여기서는 한 단어가 아닌 것이다. 둘이 상충된다. 결국 이 방법도 완벽한 방법은 아닌 셈이다. 사실 이것은 조금 전문적으로 말하면 구(句)와 복합어의 문제인데, 근본적으로 국어사전에 기대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복합어이고, ‘우리 나라’는 구(句)이다. 국어사전은 당연히 ‘구’를 표제어로 등재하지 않는다.

 

제4절 고유 명사 및 전문 용어

 

제48항 성과 이름, 성과 호 등은 붙여 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

 

김양수(金良洙)서화담(徐花潭)채영신 씨

최치원 선생박동식 박사충무공 이순신 장군

 

다만, 성과 이름, 성과 호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띄어 쓸 수 있다.

 

남궁억/남궁 억 독고준/독고 준

황보지봉(皇甫芝峰)/황보 지봉

 

[해설]

① ‘씨’ : ‘씨(氏)’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품사, 띄어쓰기, 호칭 문제와 관련해서는 상당히 헛갈리는 단어이다.

㉠ 명사 ‘씨’ : 주로 문집(文集)이나 비문(碑文) 따위의 문어(文語)에 쓰여 같은 성(姓)의 계통을 표시하는 말. 예) 씨(氏)는 하(河)이고, 본관은 진주(晋州)이다.

㉡ 의존명사 ‘씨’ : 성년이 된 사람의 성이나 성명, 이름 아래에 쓰여 그 사람을 높이거나 대접하여 부르거나 이르는 말. 공식적ㆍ사무적인 자리나 다수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글에서가 아닌 한 윗사람에게는 쓰기 어려운 말로, 대체로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쓴다.

예) 김 씨(氏) / 길동 씨 / 홍길동 씨(의존 명사이기 때문에 띄어 씀)

㉢ 대명사 ‘씨’ : ‘그 사람’을 높여 이르는 삼인칭 대명사. 주로 글에서 쓰는데, 앞에서 성명을 이미 밝힌 경우에 쓸 수 있다.

예) 문학평론 김현 씨가 작고했습니다. 씨(氏)는 문단의 권위자입니다.

 ㉣ 접미사 ‘씨’ : 인명에서 성을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붙어 ‘그 성씨 자체’, ‘그 성씨의 가문이나 문중’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예) 그의 성은 김씨입니다. / 이씨 부인 / 희빈 장씨

② 성과 이름 : 우리 한자음으로 적는 중국 인명의 경우도 이 규정이 적용된다.

예) 장개석(蔣介石), 이세민(李世民), 소정방(蘇定方)

 

 

제49항 성명 이외의 고유 명사는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단위별로 띄어 쓸 수 있다.(ㄱ을 원칙으로 하고, ㄴ을 허용함.)

 

ㄱ ㄴ

대한 중학교 대한중학교

한국 대학교 사범 대학 한국대학교 사범대학

 

[해설]

① 단위별로 : 여기서 ‘단위’란 해당 고유 명사로 일컬어지는 대상물의 구성 단위를 말한다. 예를 들면 ‘서울 대학교 사범 대학 국어 교육 학과’에서 ‘서울대학교’와 ‘사범대학’ 그리고 ‘국어교육학과’가 그 개념상 각각 한 단위가 되므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허용 규정이다.

 

 

 

제50항 전문 용어는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 쓸 수 있다.(ㄱ을 원칙으로 하고, ㄴ을 허용함.)

 

ㄱ ㄴ

만성 골수성 백혈병 만성골수성백혈병

중거리 탄도 유도탄 중거리탄도유도탄

 

[해설]

① 전문 용어 : ‘모음 조화’를 ‘모음조화’로, ‘지구 중심설’을 ‘지구중심설’로 붙여 쓸 수 있다는 규정이다. 두 개 이상의 전문 용어가 접속 조사로 이어지는 경우는 전문 용어 단위로 붙여 쓸 수 있다. 예를 들면 ‘도면그리기와 도면읽기’와 같이 쓴다. 다만 명사가 용언의 관형사형으로 된 관형어의 꾸밈을 받거나, 두 개 이상의 체언이 접속 조사로 연결되는 구조일 때는 붙여 쓰지 않는다.

예) 간단한 도면 그리기, 쓸모 있는 주머니 만들기, 아름다운 노래 부르기, 바닷말과 물고기 기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