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터뷰
2012 국어, 이제 새 교과서를 주목하라
- 하희정의 <국어의 시작과 끝> 연재를 시작하며
고시기획 김효정 기자) 이번 연재의 초점은 무엇인가요?
남부행정 하희정 교수) : 신(新)교육과정 국어 교과서입니다. 공무원 국어 시험 문제는 고교 교과서에서 출제됩니다. 국어(상.하), 문학, 국어생활, 문법 교과서가 그 중심입니다. 그런데 올해부터 국어(상/하) 교과서가 적용되고 있고, 내년부터는 새 <독서와 문법>, <문학> 교과서 등이 적용됩니다. 무엇보다 2011 공무원 국어 문제가 벌써 새 교과서에서 출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 교과서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김) 국어 교과서 편찬 과정에 직접 참여하셨지요?
하) 그렇습니다. 현행 고등학교 ‘문학(교학사), 국어생활(블랙박스), 작문(중앙교육)’ 교과서를 기획 집필한 저자이고, 새 교과서 ‘국어, 생활국어(해냄에듀)’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교과서 편찬 과정의 속사정을 잘 압니다. 국어 교과서 전문가라고 볼 수 있겠죠. 20년 동안 각종 학습서도 200여 권 집필했습니다.
김) 어떻게 그 많은 저서를 집필하실 수 있었나요?
하) 생활이고 직업입니다. 거의 매일 A4 20 매 정도를 쓴다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저녁 10시 경부터 새벽 5시 경까지가 집중적으로 집필하는 시간입니다. 거의 20년 동안 새벽 5시 이전에 잠든 적이 없습니다. 지금도 <국어의 시작과 끝>(가제)이라는 책을 집필 중입니다. 2,000쪽 분량의 방대한 저서인데, 올해 안에 출간할 계획입니다. 11월쯤에 출간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해방 이후 최고의 공무원 국어 기본서여야 한다는 각오로 진력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도움을 주는 교수들이 많지만, 저는 문장 하나도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집필합니다. 그리고 각종 논문과 저서를 통해 내용을 엄밀히 검증합니다. 물론 이 책의 경우 탈고를 하면 각 분야의 전공 교수에게 검토를 맡길 예정입니다. 하나라도 오류가 있으면 안 되니까요.
김) 실제로 최근 공무원 시험에 새 교과서가 반영되고 있나요?하)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국가직의 <파밭 가에서>는 새 교과서 수록 작품입니다. 지방직의 <산촌여정>도 그렇고, 법원직의 <유재론>(구 교과서도 수록)도 그렇습니다. 서울시에 출제된 박성우의 <두꺼비>도 그렇습니다. 문학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어법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더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추세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험생들이 기출문제 중심으로 공부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출문제는 제6차, 제7차 국어 교과서를 토대로 한 것이거든요.
김) 기출문제 중심의 학습은 잘못된 것인가요?
하) 그렇지는 않습니다. 공무원 시험은 기본적으로 문제 은행식 출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기출문제는 기본입니다. 다만 고득점을 원한다면 기출문제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옳습니다. 최근 5년 동안의 기출 문제와 새 교과서가 기본 텍스트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김) 기존의 교재에 문제점이 많다는 말씀이신가요?
하) 그런 뜻은 아닙니다. 매우 잘 다듬어진 교재가 많습니다. 다만 두 가지 점은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는 적어도 내년도에는 전면 개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교육과정이 바뀌었고, 국정 교과서 체제에서 검정 교과서 체제로 바뀌었습니다. 국어(상/하) 교과서만 15종이 넘습니다. 7차도 아니고 5․6차 교육과정에서 다룬 내용은 과감하게 걸러 내야 할 것입니다. 불필요한 내용은 아니지만, 필수적인 내용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시험 대비는 기출부터가 아니고, 중요한 것부터여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수능형 문제로 유형이 변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퀴즈 문제처럼 보이는 단순한 문제는 이제 더 이상 큰 의미가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요약형 교재에서 서술형 교재로 변하게 되겠지요. 서울시나 교육행정직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국가직과는 문제 유형이 많이 다릅니다.
김) 지금 집필하시는 교재에 새 교과서를 반영하고 계신가요?
하) 물론입니다. 국어(상/하) 교과서는 물론, 내년부터 새로 도입될 문법 교과서까지 반영하고 있습니다. 아직 나오지도 않은 교과서를 반영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독자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아무튼 새 교과서는 문법 용어 등에서 적잖은 변화가 있습니다. 제가 국가직, 지방직에 이어 서울시 문제에서도 놀랄 만한 적중률을 보인 것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교과서 내용의 변화를 면밀하게 살펴보면, 앞으로의 출제 경향이 보입니다. 그 새로운 변화가 은밀하게 감춰져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보면 잘 모르지만, 전문가의 눈에는 훤히 보입니다.
김) 교과서 저자와 공무원 시험 출제위원이 같은가요?
하) 공식적으로 그렇다 그렇지 않다고 말씀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겹친다고 봐야 합니다. 인력 풀(pool)이 그리 넓지 않거든요. 40대 초반에서 50대 초반의 교수가 수능 출제도 하고, 교과서도 집필하고, 공무원 시험도 출제한다고 봐야 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 그 세대에 속하고 해서, 그 분들의 출제 마인드에 아주 익숙합니다. 제가 내고 싶은 문제와 공무원 시험 출제 위원이 내고 싶은 문제가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올해 시험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열심히 하면 수험생들에게 정말 유익한 강의를 할 수 있겠구나. 그런 확신이 들었습니다.
김) 이번 연재에서 새 교과서 지문을 소개하실 생각인가요?
하) 그렇습니다. 새 교과서 지문 중에는 현행 교과서 지문과 겹치는 것도 많습니다. 그것은 제외할 생각입니다. 물론 저서에서는 다룰 것이고요. 연재에서는 새 교과서에만 수록된 것 위주로 다룰 생각입니다. 물론 공무원 시험에 출제될 가능성이 높은 것 순입니다. 당연히 이번에 개설하는 단과 강좌에도 반영합니다. 새 교과서를 전면적으로 다룬 교재가 시중에는 없기 때문에, 아마 많은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번 보고 그냥 버리지 말고 스크랩 해 두었다가 반복적으로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김) 마지막으로 공무원 국어의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평소 생각하시고 있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하) 첫째, 실강 위주로 공부하라는 것입니다. 인터넷 강의가 여러모로 편합니다. 그러나 통계에 따르면 완강률이 25% 이하입니다.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자발적 불편’을 감수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매일 아침 학원에 오는 것이 힘들지만, 실강을 듣는 것이 빨리 합격하는 길입니다.
둘째, 관련 도서를 적극적으로 보라는 것입니다. 학원 교재는 대개 요약식입니다. 요약식 교재는 내용 이해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좌절하는 수험생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은 서술식으로 되어 있는 관련 도서를 먼저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고등학교 문법 교과서를 일독하고 나서 수험서를 보면 한결 이해가 수월합니다.
셋째, 상황을 탓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저 역시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수험생들의 고민과 고충을 잘 압니다. 그러나 상황을 탓하는 사람은 바보입니다. 그러면 포기하는 것밖에는 답이 없습니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느 일에서든지 주체적일 수 있다면, 하는 일마다 참되게 된다.”라는 말입니다. 인간의 운명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각자가 꿈꾸는 대로 펼쳐지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꿈이 실현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꿈을 꾸지 않는 사람에게 멋진 미래는 없습니다. 저는 2-3년 안에 전국 최고의, 아니 해방 이후 최고의 공무원 국어 강사가 되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저와 인연을 맺은 많은 수험생들이, 그러한 저를 디딤돌 삼아 멋진 공무원이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김) 교수님,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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