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과표준어

(제7편) 정말 궁금한 우리말 어법(문답식 정리)

국어의 시작과 끝 2011. 4. 22. 14:43

 

 

 

문(61) '포털'인가요, '포탈'인가요?

 

답 : 'portal, total'을 외래어 표기법대로 적으면 '포털, 토털'이 됩니다. 외래어 표기법은 원지음을 가지고 적는 것이 원칙으로, '포털, 토털'의 'ㅓ'는 원어 발음을 적은 것입니다. 원어 표기의 'a'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포탈, 토탈'로 쓰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portal, total'은 '포털, 토털'로 적어야 맞고, '포탈, 토탈'로 적으면 틀린 표기인 것입니다.

 

 

 

 

 

문(62) '일찍이'가 맞나요, '일찌기'가 맞나요?

 

답 : '일찍이'가 맞는 말입니다.

한글 맞춤법 제25항의 "부사에 '-이'가 붙어서 역시 부사가 되는 경우에 그 어근이나 부사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는 규정에 따라 '더욱이, 일찍이'로 적기로 하였습니다. 같은 예들로 '더욱이, 일찍이, 곰곰이, 생긋이, 오뚝이, 히죽이' 등이 있습니다.

 

 

 

 

 

문(63) '이것은 책인걸'의 띄어쓰기는?

답 : '이것은 책인걸'이 맞습니다. '책인걸'의 '-ㄴ걸'은 '현재의 사실이 이미 알고 있는 바나 기대와는 다른 것임'을 뜻하는 어미로 앞서는 말(어간, 서술격 조사 '-이-')과 붙여 써야 합니다. '이것은 그의 책인걸, 차가 이미 떠난걸, 이젠 다 끝난걸, 그 앤 아직 어린걸' 등이 그 예가 됩니다. 그러나 "네가 이 학교 학생인 걸 몰랐어"라고 할 때의 '걸'은 '것을'이 준 말이므로 '학생인 걸'과 같이 띄어 써야 합니다. 종결 어미의 경우는 뒤에 아무것도 오지 않는 반면, 목적어가 줄어든 경우는 서술어가 오는 것이 일반적인 특징이므로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문(64) '사용'과 '이용'의 차이는?

 

답 : '이용'는 '대상을 필요에 따라 이롭게 씀'의 뜻이고, '사용'은 '일정한 목적과 기능에 맡게 씀'의 뜻으로 조금 의미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비둘기를 통신용으로 이용(사용)'처럼 '이용'와 '사용' 모두 가능한 경우가 있어 구별해 쓰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이용'은 '지하철을 이용, 음식 찌꺼기를 거름으로 이용'처럼 '이롭게 쓰다'라는 의미가 있어, '어른에게 존댓말 사용'처럼 단순히 '쓰다'의 의미일 경우에는 '이용'으로 쓰는 것이 어색합니다.

그러므로 '이용하다'와 '사용하다'의 쓰임은 문맥에 따라 달라야 합니다. 이롭게 쓰는 것과 단순히 쓰는 것이 가능한 문장에서는 '비둘기를 통신용으로 사용(이용), 지렁이를 미끼로 사용(이용)'처럼 '이용'과 '사용'을 모두 쓸 수 있고, '이용'만이 자연스러운 '출근은 지하철 이용(사용×)을 권장한다'의 경우와 '사용'만이 자연스러운 '지하철에서는 핸드폰 사용(이용×) 금지'의 경우처럼 어느 하나만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65) '이외에'의 띄어쓰기?

 

답 : '이외에'의 경우도 '이 외에'로 띄어 써야 할 경우와 '이외에'로 붙여 써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연필과 공책이 있다. 이 외에 더 무엇이 필요하겠는가?"일 때의 '이 외에'는 '이것 외에'라는 뜻으로, 지시대명사 '이'와 의존 명사 '외(外)'가 결합된 경우이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그러나 "몇 끼를 굶었더니 먹을 것 이외에는 보이지 않는다."처럼 '이외(以外: 일정한 범위나 한도의 밖)'의 명사가 쓰인 경우는 붙여 씁니다. 의미에서 유사하기 때문에 구분이 쉽지는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분포면에서 보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가) 지시 대명사 '이'에 '외'가 이어진 구성은 문장의 앞에 나오는 반면에, '이외(以外)'는 항상 명사 다음에 나오는 특징이 있습니다.

(나) '이 외에'는 '이'를 생략할 수 없지만, '이외에'는 '이'를 생략하고 '외에'만을 사용해도 의미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다) '이 외에'의 '이' 대신에는 '이것'을 대치해 쓸 수 있지만, '이외에'의 '이'는 '이것'과 대치해 쓸 수 없다는 점입니다.

 

 

(1)

 가. 연필과 공책이 있다. 이 외에 더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나. 연필과 공책이 있다. 외에 더 무엇이 필요하겠는가?(x)

다. 연필과 공책이 있다. 이것 외에 더 무엇이 필요하겠는가?(ㅇ)

 

(2)

 가. 몇 끼를 굶었더니 먹을 것 이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나. 몇 끼를 굶었더니 먹을 것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ㅇ)

다. 몇 끼를 굶었더니 먹을 것 이것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x)

 

 

 

 

 

문(66) '외골수'와 '외곬으로'의 차이

 

답 : '외골수'가 맞는 말입니다. '외골수(-骨髓)'는 '어떤 곳으로만 파고드는 사람'의 뜻이고 '외곬'은 주로 '외곬으로'의 꼴로 쓰여 '단 한 가지 방법이나 방향'이라는 뜻의 말입니다. 그러므로 '저 사람은 외골수로 그 일에만 몰두한다'고 하는 것은 '저 사람은 외곬으로 그 일에만 몰두한다'고 해야 옳습니다. '외골수'는 "저 사람은 외골수라서 다른 일은 쳐다보지도 않아."와 같이 써야 합니다.

 

 

 

 

 

문(67) 포도가 '여물다'인가요, '영글다'인가요?

 

답 : '영글다'와 '여물다'는 복수 표준어입니다. 예전에는 '영글다'를 '여물다'의 방언으로 다룬 적이 있었으나 이미 방언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을 만큼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특히 '들판 가득 영그는 가을'이라고 하는 표현을 '들판 가득 여무는 가을'이라고 하면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표준어 규정 제23항에 "방언이던 단어가 표준어보다 더 널리 쓰이게 된 것은 그것을 표준어로 삼는다. 이 경우, 원래의 표준어는 그대로 표준어로 남겨 두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멍게, 물방개, 애순'은 '우렁쉥이, 선두리, 어린순'의 방언이었으나 일상생활에서 '우렁쉥이, 선두리, 어린순'보다 더 널리 쓰이게 되어 표준어가 된 것입니다. '영글다'의 경우도 '여물다' 못지않게 널리 쓰고 있어 표준어로 인정하였습니다.

 

 

 

 

 

문(68) '설립 연도'인가요, '설립 년도'인가요?

답 : '설립 연도, 회계 연도, 가입 연월일'는 각각 '설립'과 '연도', '회계'와 '연도', '가입'과 '연월일'이 이어져 이루어진 말로 말의 첫머리이므로, 두음 법칙을 적용하여 '설립 연도, 회계 연도, 가입 연월일'로 적어야 옳습니다. 다만, '年度'라 하더라도 '新年+度, 舊年+度'와 같이 분석되는 합성어에 있어서는 '신년도, 구년도'로 적어야 한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합니다. 이것은 한글 맞춤법 제10항에 "한자음 '녀, 뇨, 뉴, 니'가 단어 첫머리에 올 적에는 '여, 요, 유, 이'로 적고, 단어의 첫머리가 아닐 경우에는 본음대로 적도록 한다."라고 한 규정과 관련됩니다. 또한 붙임 규정에서 단어의 첫머리가 아닌 경우에도 두음 법칙이 적용되어야 할 경우가 있음을 주의해야 합니다. 즉, '新女性, 空念佛, 男존女卑'와 같이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말이나 합성어에서는 뒷말의 첫소리가 'ㄴ' 소리로 나더라도 두음 법칙에 따라 '신여성, 공염불, 남존여비'로 적어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생년월일'의 경우는 '회계 연도'처럼 '생'과 '연월일'이나 '생년'과 '월일'이 결합된 합성어의 경우도 아니고, '신여성'처럼 '생'이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어도 아닙니다. '생년월일'은 '생년'과 '생월', '생일'을 줄여 이르는 말로, '생년월일'로 적어야 합니다.

'1차 연도'의 경우 자주 '연도'와 '년도'로 쓰는 것에 대해 혼동을 일으킵니다. '년도'는 '해를 뜻하는 말 뛰에 쓰여 일정한 기간 단위로서의 그해'를 뜻하는 의존 명사로, '1999년도, 1970년도 졸업식, 2000년도 예산안'으로 씁니다. '연도'는 '사무나 회계 결산 따위의 처리를 위하여 편의상 구분한 일 년 동안의 기간'을 뜻하는 명사로, '회계 연도, 졸업 연도'처럼 쓰입니다. '1차, 2차'는 해를 뜻하는 수사가 아니고, 어떤 일을 처리하기 위해 편의상 구분해 놓은 것으로서 '연도'와 어울려 쓰는 것이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69) '알다시피'가 맞나요, '아다시피'가 맞나요?

 

답 : '알다시피'가 맞습니다. '동사 '알다'의 어간 '알-'에 '-는 바와 같이'의 뜻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다시피'가 결합하게 되면 '알다시피'가 됩니다. '알다'가 'ㄴ', 'ㅂ', '-오', '-시-' 앞에서 '아는', '압니다', '아오', '아시오'등처럼 어간의 끝소리인 'ㄹ'이 탈락하는 용언이기 때문에 '아다시피'처럼 쓰려는 경향이 있지만 어미 '-다시피' 앞에서는 어간의 끝소리 'ㄹ'이 탈락할 조건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아다시피'는 잘못이고, '알다시피'가 맞는 말입니다.

 

 

 

 

문(70) '보아라, 마라'를 '보거라, 말거라'로 쓰면 잘못인가요?

답 : '-거라'는 '가거라, 물러가거라'처럼 '가다'나 '가다'로 끝나는 동사 어간에만 붙을 수 있는 어미입니다. 일상에서 '보거라, 말거라'처럼 '가다' 이외의 다른 동사 어간에도 '-거라'를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입니다. '보거라, 말거라'는 '보아라, 마라'로 고쳐 써야 바른 쓰임입니다.

 

 

                                                    근디 이게 이지아, 이지야? 안 이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