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과표준어

한글 맞춤법 상세 해설[완성본]

국어의 시작과 끝 2011. 6. 26. 05:42

 

제1장 총칙

제1항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

[해설]

① ‘표준어를’: 표준어가 한글 맞춤법의 대상임을 밝힌 것이다. 다시 말하면 비표준어의 표기는 한글 맞춤법의 범위를 벗어난다.

② ‘소리대로 적되’: 표음주의(表音主義) 원칙을 밝힌 것이다. 한글은 표음문자이고, 음소문자(音素文字)다. 당연한 규정이다. 이는 예컨대 ‘으뜸’을 ‘읏듬’으로 적지 않고, ‘익명(匿名)’을 ‘닉명’으로 적지 않는다는 뜻이다.

③ ‘어법에 맞도록’: 순(純)표음주의가 아님을 밝힌 것이다. 실제의 발음과 약간 다르더라도 소리와 형태에 관한 규칙, 곧 어법(語法)을 세워서 그에 맞도록 적도록 한 것이다. 독서의 능률을 높이자는 취지이다. 예컨대 ‘늙고[늘꼬]’, ‘늙지[늑찌]’, ‘늙는[능는]’에서 ‘늙’은 각기 발음이 다르다. 그러나 ‘늙-’으로 쓰는 것은 실질 형태소가 ‘늙-’임이 드러나도록 하여, 독서의 능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④ ‘원칙으로’: ③의 예외가 있음을 밝힌 것이다. 예컨대, ‘미덥다, 우습다’는 ‘믿업다, 우습다’처럼 분석되나, 그냥 소리대로 적는다.

 

 

제2항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

[해설]

① ‘각 단어는 띄어 씀’: 띄어쓰기의 단위로 고려될 수 있는 대상은 형태소, 단어, 구, 문장 등이다. 이 중 문자 생활의 효율성을 고려하여 단어 단위로 띄어 쓴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예컨대 ‘서울시장애인의집’은 띄어쓰기를 하지 않으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 영어에서도 마찬가지다. “N0WHEREISGOD.”이 무슨 뜻일까? 단어 단위의 띄어쓰기가 갖는 장점을 대번에 알 수 있다.

② ‘원칙으로’: 예외가 있다는 말이다. ‘조사’를 앞말에 붙여 쓰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좀 더 큰 것’도 ‘좀더 큰것’으로 붙여 쓸 수 있다.(제46항 관련)

 

제3항 외래어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는다.

[해설]

① ‘외래어’: <한글 맞춤법 통일안>(1933)에는 없던 조항이다. 

② ‘외래어 표기법’: <외래어 표기법>은 1986년에 공표되었고, 외래어 표기의 경우 그 규정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글 맞춤법>과 <외래어 표기법>은 표기 원칙이 같지 않다는 말이다.

 

제2장 자모

제4항 한글 자모의 수는 스물넉 자로 하고, 그 순서와 이름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ㄱ(기역)ㄴ(니은)ㄷ(디귿)ㄹ(리을)ㅁ(미음)

ㅂ(비읍)ㅅ(시옷)ㅇ(이응)ㅈ(지읒)ㅊ(치읓)

ㅋ(키읔)ㅌ(티읕)ㅍ(피읖)ㅎ(히읗)

ㅏ(아)ㅑ(야)ㅓ(어)ㅕ(여)ㅗ(오)

ㅛ(요)ㅜ(우)ㅠ(유)ㅡ(으)ㅣ(이)

 

[해설]

① ‘한글 자모’: ‘자모(子母)’ 규정을 둔 것은 한글이 음소문자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예컨대 한자(漢字)는 그 음을 자음과 모음으로 나눌 수 없고, 한 음절이 곧 한 개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이므로, 자모라는 개념이 성립하지 않는다.

② ‘자모의 수는 스물 넉자’: ‘글, , 배, 바, 쉬’와 같은 표기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주의할 것은 ‘ㄲ, ㄸ’ 쌍자음이나, ‘ㅞ, ㅢ’ 등 이중모음 기본 스물넉 자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③ ‘그 순서’: <한글 맞춤법> 이전에는 지금과는 다른 순서로 자모를 배열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 <훈민정음>(1446년 반포)의 자모 수와 배열 순서

ㄱㅋㆁ/ ㄷㅌㄴ/ㅂㅍㅁ/ㅈㅊㅅ/ㆆㅎㅇ/ㄹ/ㅿ/ ㅡ ㅣ / ㅗ ㅏ ㅜ ㅓ / ㅛ ㅑ ㅠ ㅕ

* <훈민정음>의 경우 자모의 명칭을 밝혀 두지 않았다. ‘, , ’ 등과 같이 읽었으리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나, ‘기, 니, 디’로 읽었을 가능성이 높다.

 

㉡ <훈몽자회>(최세진, 1527)의 자모 수와 배열 순서

<자음>

초종성통용8자

명칭

其役

(기역)

尼隱

(니은)

池末

(디귿)

梨乙

(리을)

眉音

(미음)

非邑

(비읍)

時衣

(시옷)

異凝

(이응)

초성독용8자

명칭

(키)

(치)

(피)

(지)

(치)

()

(이)

(히)

<모음>

모음

명칭

終聲

中聲

初聲

④ ‘이름’: ‘ㄱ,ㄷ,ㅅ’이 문제가 된다. ‘기윽, 디읃, 시읏’으로 하는 것이 논리적 일관성이 있으나, 관용(慣用)에 따라 ‘기역, 디귿, 시옷’으로 한다는 규정이다.

 

 

[붙임 1] 위의 자모로써 적을 수 없는 소리는 두 개 이상의 자모를 어울러서 적되, 그 순서와 이름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ㄲ(쌍기역)ㄸ(쌍디귿)ㅃ(쌍비읍)ㅆ(쌍시옷)

ㅉ(쌍지읒)

ㅐ(애)ㅒ(얘)ㅔ(에)ㅖ(예)ㅘ(와)ㅙ(왜)

ㅚ(외)ㅝ(워)ㅞ(웨)ㅟ(위)ㅢ(의)

[해설]

① ‘된기역’이나 ‘짝기역’이라 하지 않고 ‘쌍기역’이라 부를 것을 명시한 것이다.

② 모음의 경우 특별히 명칭을 정하지 않고 발음되는 대로 그 명칭을 붙인 것이다. 즉 ‘ㅐ’는 ‘애’로 부른다.

 

[붙임 2] 사전에 올릴 적의 자모 순서는 다음과 같이 정한다.

 

자 음:ㄱㄲㄴㄷㄸㄹㅁㅂ

ㅃㅅㅆㅇㅈㅉㅊㅋ

ㅌㅍㅎ

모 음:ㅏㅐㅑㅒㅓㅔㅕㅖ

ㅗㅘㅙㅚㅛㅜㅝㅞ

ㅟㅠㅡㅢㅣ

[해설]

① 자음의 경우, ‘쌍기역’ 따위를 ‘ㅎ’ 다음에 놓지 않고, 예사소리 다음에 오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또 ‘ㅇ’을 맨 마지막으로 돌리지 않는 것은 북한의 국어사전과 다른 점이다.

② 모음의 경우 ‘ㅐ’ 따위를 기본 모음의 맨 마지막에 나열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③ 받침 글자의 차례는 다뤄지지 않았으나, 그 순서를 밝혀 두면 다음과 같다.

ㄱ, ㄲ, ㄱㅅ, ㄴ, ㄴㅈ, ㄴㅎ, ㄷ, ㄹ, , , , , ㄹㅌ, ㄹㅍ, , ㅁ, ㅂ, ㅄ, ㅅ, ㅆ, ㅇ, ㅈ, ㅊ, ㅌ, ㅍ, ㅎ

 

 

제3장 소리에 관한 것

 

제1절 된소리

 

제5항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는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는다.

 

1. 두 모음 사이에서 나는 된소리

 

소쩍새어깨 오빠 으뜸 아끼다

기쁘다깨끗하다 어떠하다 해쓱하다 가끔

거꾸로부썩 어찌 이따금

 

2. ‘ㄴ, ㄹ, ㅁ, ㅇ’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

 

산뜻하다 잔뜩살짝 훨씬담뿍

움찔 몽땅엉뚱하다

 

다만, ‘ㄱ, ㅂ’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는,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경우가 아니면 된소리로 적지 아니한다.

 

국수깍두기딱지색시싹둑(~싹둑)

법석갑자기몹시

 

[해설]

①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엄밀히 말하면 ‘한 단어 안’이 아니다. 예를 들어 ‘소쩍새’는 ‘[소쩍쌔]’로 소리 난다. 그런데 ‘소쩍새’는 한 단어이나 ‘소쩍쌔’라고 적지 않는다. ‘소쩍’이라는 ‘한 형태소 내부’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를 다음 음절의 첫소리로 적은 것이다. ‘소쩍+새’에서 ‘새’는 된소리로 소리 나지만, ‘한 형태소 내부’가 아니기 때문에 ‘쌔’로 적지 아니한다. 이 점은 ‘목구멍’이 ‘[목꾸멍]’으로 소리 나지만, ‘목구멍’으로 적는 것과 같다. 같은 맥락에서 ‘신다’가 ‘[신따]’로 소리 나지만, ‘신다’로 적는다.

② ‘ㄴ, ㄹ, ㅁ, ㅇ’ 받침 뒤에서 : ‘ㄴ, ㄹ, ㅁ, ㅇ’ 은 자음 중 울림소리(비음+유음)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유성 자음은 이어서 오는 예사소리를 반드시 된소리로 나게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산뜻하다’의 ‘ㄸ’은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에 해당한다. 그래서 된소리로 적는다는 규정이다.

③ ‘ㄱ, ㅂ’ 받침 뒤에서: ②와는 달리 ‘ㄱ, ㅂ’ 받침은 이어지는 예사소리를 반드시 된소리로 나게 한다. 그래서 굳이 그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지 않는다는 규정이다.

④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경우’: ‘똑똑(하다)’, ‘쌉쌀(하다)’, ‘쓱싹(-쓱싹)’ 따위는 한 형태소 내부이고, ‘ㄱ, ㅂ’ 받침 뒤라는 환경적 요건도 충족되지만, 된소리로 적는다는 규정이다.

⑤ ‘된소리’ : 이 조항과 관련하여 알아둘 것은 ‘ㄲ’과 같은 된소리는 두 소리로 분석될 수 없는 단일한 소리라는 것이다. 표기상으로 ‘ㄱ’이 중복되어 있다는 이유로 ‘ㄲ’이 두 소리로 분석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 두도록 하자.

 

 

제2절 구개음화

 

제6항‘ㄷ, ㅌ’ 받침 뒤에 종속적 관계를 가진 ‘-이(-)’나 ‘-히-’가 올 적에는, 그 ‘ㄷ, ㅌ’이 ‘ㅈ, ㅊ’으로 소리나더라도 ‘ㄷ, ㅌ’으로 적는다.(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ㄴ ㄱ ㄴ

맏이마지핥이다할치다

해돋이해돋이 걷히다거치다

굳이구지닫히다다치다

같이가치묻히다무치다

끝이끄치

 

[해설]

① ‘구개음화(口蓋音化)’: 끝소리가 ‘ㄷ, ㅌ’인 형태소가 모음 ‘ㅣ’나 반모음 ‘ㅣ[j]’로 시작되는 형식 형태소와 만나서, 그것이 구개음 ‘ㅈ’, ‘ㅊ’이 되거나 ‘ㄷ’ 뒤에 형식 형태소 ‘히’가 올 때 ‘ㅎ’과 결합하여 이루어진 ‘ㅌ’이 ‘ㅊ’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굳이’가 ‘[구지]’로, ‘굳히다’가 ‘[구치다]’로 되는 것 따위가 그 예이다.

② ‘종속적 관계를 가진’: ‘종속적 관계’란 형태소가 연결될 때 실질 형태소인 체언, 어근, 어간 등에 형식 형태소인 조사, 접미사, 어미 등이 결합하는 관계를 말한다. 이때 실질 형태소에 붙는 형식 형태소를 종속적 요소로 본다.

③ ‘맏이’: ‘맏이’의 ‘맏’은 주로 접두사로 쓰이나 원래 명사이던 말이 접두사로 변한 것임을 고려하여, ‘끝이’와 같은 범주로 본 것이다.

 

제3절 ‘ㄷ’ 소리 받침

 

제7항‘ㄷ’ 소리로 나는 받침 중에서 ‘ㄷ’으로 적을 근거가 없는 것은 ‘ㅅ’으로 적는다.

 

덧저고리 돗자리엇셈웃어른 핫옷

무릇 사뭇얼핏자칫하면 뭇[衆]

옛 첫헛

[해설]

① ‘ㄷ’ 소리로 나는 받침: ‘ㄷ’ 소리로 나는 받침이란 음절 끝소리로 발음될 때 ‘[ㄷ]’으로 소리 나는 ‘ㅅ, ㅆ, ㅈ, ㅊ, ㅌ’ 등을 말한다. 이처럼 다른 음이 특정한 조건에서 구별되지 않고 발음되는 현상을 ‘중화(中和)’라고 한다.

② ‘ㄷ’으로 적을 근거가 없는: ‘ㄷ’이 문법적으로든 어원적으로든 어떤 이유가 있어 ‘ㄷ’ 소리가 날 경우는 ‘ㄷ’으로 적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걷-잡다(<거두어 붙잡다), 곧-장(<똑바로 곧게), 낟-가리(<낟알이 붙은 곡식을 쌓은 더미), 밭사돈(<바깥사돈)’ 등은 ‘ㄷ’으로 적을 근거가 있는 것들이다.

 

제4절 모 음

 

제8항 ‘계, 례, 몌, 폐, 혜’의 ‘ㅖ’는 ‘ㅔ’로 소리나는 경우가 있더라도 ‘ㅖ’로 적는다.(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ㄴ ㄱ ㄴ

계수(桂樹)게수혜택(惠澤) 헤택

사례(謝禮)사레계집 게집

연몌(連袂)연메핑계 핑게

폐품(廢品)페품계시다 게시다

 

 

다만, 다음 말은 본음대로 적는다.

게송(偈頌) 게시판(揭示板)휴게실(休憩室)

 

[해설]

① ‘ㅖ’는 ‘ㅔ’로 소리 나는 경우가 있더라도: ‘계, 례, 몌, 폐, 혜’는 ‘계, 례, 몌, 폐, 혜’로 발음할 수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대개 ‘게, 레, 메, 페, 헤’로 발음된다.

② ‘ㅖ’로 적는다: 표기의 역사성과 독해의 능률을 고려하여 ‘ㅖ’로 적는다는 것이다.

③ ‘례(禮)’; 이 경우는 어두에서 ‘예’로 발음되어 이 조항에서 다루지 않는다.

예) 예절(禮節)[예절], 예의(禮儀)[예의/예이]

④ ‘셰, 졔, 쳬’: 이를 다루지 않은 것은 현대 국어 단어에 없는 음일뿐더러, 외래어의 경우는 현실 발음이 ‘[셰, 졔, 쳬]’이기 때문이다.(외래어는 한글 맞춤법 소관 사항이 아니다.)

⑤ ‘본음대로 적는다’: 원래 발음이 그렇고, 현실 발음도 그러니 당연히 본음대로 적는다는 규정이다.

⑥ ‘으례’와 ‘켸켸묵다’는 표준어 규정에 따라 ‘으레’와 ‘케케묵다’로 적는다. 다시 말하면 ‘으례’와 ‘켸켸묵다’는 비표준어이므로 한글 맞춤법의 소관 사항이 아니다. 

 

제9항 ‘의’나, 자음을 첫소리로 가지고 있는 음절의 ‘ㅢ’는 ‘ㅣ’로 소리나는 경우가 있더라도 ‘ㅢ’로 적는다.(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ㄴ ㄱ ㄴ

의의(意義)의이닁큼 닝큼

본의(本義)본이띄어쓰기 띠어쓰기

무늬[紋] 무니씌어 씨어

보늬 보니틔어 티어

오늬 오니희망(希望)히망

하늬바람 하니바람희다 히다

늴리리 닐리리유희(遊戱)유히

 

[해설]

① ‘의’: 현실적으로 ‘의’는 다양하게 발음되며, 각기 표준발음으로 인정된다. 자음을 가지지 않은 어두의 ‘의’는 ‘[의]’로(예, 의사[의사]), 자음을 첫소리로 가지고 있는 음절의 ‘의’는 ‘[이]’로(예, 띄어[띠어]), 단어의 첫 음절 이외의 ‘의’는 ‘[이]’로(예, 무늬[무니]), 조사 ‘의’는 ‘[에]’로 발음된다(예, 민주주의의[민주주이에]).

② ‘무늬, 보늬’: ‘어머니’나 ‘당뇨’의 ‘ㄴ’은 구개음화한 ‘ㄴ[ɲ]'이다. 그러나 ‘무늬[-니]’나 ‘보늬[-니]’의 ‘ㄴ’은 구개음이 되지 않은 ‘ㄴ[n]’이다. 이를 감안하여 ‘늬’로 표기하는 것이다.

 

제5절 두음 법칙

 

제10항 한자음 ‘녀, 뇨, 뉴, 니’가 단어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여, 요, 유, 이’로 적는다.(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ㄴㄱㄴ

여자(女子)녀자유대(紐帶) 뉴대

연세(年歲)년세이토(泥土)니토

요소(尿素)뇨소익명(匿名)닉명

 

다만, 다음과 같은 의존 명사에서는 ‘냐, 녀’ 음을 인정한다.

 

냥(兩)냥쭝(兩-)년(年)(몇 년)

 

[붙임 1] 단어의 첫머리 이외의 경우에는 본음대로 적는다.

 

남녀(男女)당뇨(糖尿)결뉴(結紐)은닉(隱匿)

 

[붙임 2]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말이나 합성어에서, 뒷말의 첫소리가 ‘ㄴ’ 소리로 나더라도 두음 법칙에 따라 적는다.

 

신여성(新女性)공염불(空念佛)남존여비(男尊女卑)

 

[붙임 3] 둘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진 고유 명사를 붙여 쓰는 경우에도 붙임 2에 준하여 적는다.

한국여자대학 대한요소비료회사

 

[해설]

① 한자어: 한글은 음소 문자이기 때문에 1자(字) 1음(音)의 원칙을 취하지만, 한자의 경우 표의문자인지라, 국어의 음운 구조에 따라 두 가지 형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여자(女子), 질녀(姪女)’에 ‘여, 녀’는 같은 한자어이나 달리 적는다는 것이다.

② ‘녀, 뇨, 뉴, 니’가 단어 첫머리에 올 적에: 이때의 ‘ㄴ’은 모두 구개음화한 ‘ㄴ[ɲ]’이다. 그런데 국어에서는 구개음 ‘ㄴ’이 어두에 오지 못한다. 이를 두음법칙(頭音法則)이라 한다. 이 법칙을 인정하여 한자어의 표기에 적용한 것이다.

③ 의존 명사에서는 ‘냐, 녀’ 음을 인정: 의존명사의 경우는 실질적으로 항상 다른 단어 뒤에 쓰이게 된다. 따라서 두음법칙 영역 밖의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예) 두 냥(←兩), 두 냥쭝(←兩重), 십 년(←年). 한편, 고유어 중에서도 다음의 의존 명사에는 두음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예) 고얀 녀석, 넋 빠진 , 한 (바느질에 쓰는 토막 친 실을 세는 단위), 엽전 한 . 가마니 한 .

④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말’: 사전에서 접두사로 다루어지는 게 통례이긴 하나, 그 성격상 접두사로 단정하기 어려운 한자어 형태소를 말한다. 예컨대, ‘신구(新舊)’에서 ‘신(新)’은 명사적 성격을, ‘신인(新人)’에서 ‘신’은 형용사적 성격을 지닌다. 그러나 ‘신여성(新女性)’에서 ‘신(新)’은 접두사처럼 쓰이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주의할 것은 ‘신년도’나 ‘구년도’는 각각 ‘신년+도('新年+度)’와 ’, “구년+도(舊年+度)'로 분석되므로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같은 이치로 ‘졸연월일’, 생연월일‘이 아니라 ‘졸년월일(卒年月日), 생년월일(生年月日)’로 적어야 한다는 점도 꼭 기억해 두어야 한다.

⑤ ‘합성어에서’: ‘남부여대(男負女戴)’, ‘사회연대(社會連帶)’와 같은 합성어에서도 두음법칙을 적용한다는 규정이다. 이 규정에 따라 ‘설립년도’, ‘일차년도’가 아니라 각각 ‘설립연도(設立年度)’, ‘일차연도(一次年度)’로 표기해야 한다는 점도 꼭 기억해 두어야 한다.

 

제11항 한자음 ‘랴, 려, 례, 료, 류, 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야, 여, 예, 요, 유, 이’로 적는다.(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ㄴㄱㄴ

양심(良心)량심용궁(龍宮)룡궁

역사(歷史)력사유행(流行)류행

예의(禮儀)례의이발(理髮)리발

 

다만, 다음과 같은 의존 명사는 본음대로 적는다.

리(里): 몇 리냐?

리(理): 그럴 리가 없다.

 

[붙임 1] 단어의 첫머리 이외의 경우에는 본음대로 적는다.

 

개량(改良)선량(善良)수력(水力)협력(協力)

사례(謝禮)혼례(婚禮)와룡(臥龍)쌍룡(雙龍)

하류(下流)급류(急流)도리(道理)진리(眞理)

 

다만, 모음이나 ‘ㄴ’ 받침 뒤에 이어지는 ‘렬, 률’은 ‘열, 율’로 적는다.(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ㄴ ㄱ ㄴ

나열(羅列) 나렬분열(分裂)분렬

치열(齒列)치렬선열(先烈)선렬

비열(卑劣)비렬진열(陳列)진렬

규율(規律)규률선율(旋律)선률

비율(比率)비률전율(戰慄)전률

실패율(失敗率)실패률백분율(百分率)백분률

 

[붙임 2] 외자로 된 이름을 성에 붙여 쓸 경우에도 본음대로 적을 수 있다.

 

신립(申砬)최린(崔麟)채륜(蔡倫)하륜(河崙)

 

[붙임 3] 준말에서 본음으로 소리나는 것은 본음대로 적는다.

 

국련(국제연합)대한교련(대한교육연합회)

 

[붙임 4]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말이나 합성어에서, 뒷말의 첫소리가 ‘ㄴ’ 또는 ‘ㄹ’ 소리로 나더라도 두음 법칙에 따라 적는다.

 

역이용(逆利用)연이율(年利率)열역학(熱力學)

해외여행(海外旅行)

 

[붙임 5] 둘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진 고유 명사를 붙여 쓰는 경우나 십진법에 따라 쓰는 수(數)도 붙임 4에 준하여 적는다.

 

서울여관신흥이발관 육천육백육십육(六千六百六十六)

 

[해설]

① 한자음 ‘랴, 려, 례, 료, 류, 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 어두에 유음(流音)이 오는 것을 기피하는 두음법칙[ㄹ→ㅇ]을 표기로 규정한 것이다. 이 원칙은 성씨 ‘양(梁), 여(呂), 용(龍), 유(柳), 나(羅), 리(李)’ 등에도 적용된다. 그러나 2007년 대법원은 한자 성씨를 한글 맞춤법의 두음법칙에 맞춰 한글로 적도록 한 예규를 고쳐서 두음법칙의 예외를 인정했다. 이에 따라 국어심의회에서는 한글 맞춤법의 두음법칙 자체엔 손대지 않는 대신, “성씨도 두음법칙을 따라야 한다.”라는 해설 부분을 삭제하게 된다. 물론 한번 바꾼 성씨는 다시 변경할 수 없다.

② 모음이나 ‘ㄴ’ 받침 뒤에 이어지는 ‘렬, 률’: 논리적인 문제라기보다 실제 발음을 고려하여 이렇게 정한 것이다. 규정은 단순하나 실제 표기에서는 조금 복잡한 문제가 있다. 고유어나 외래어의 뒤에 결합하는 ‘양(量)’이 그렇다. 이 경우는 ‘개연(-蓮), 거품양, 구름양, 허파숨양, 수용(-龍), 알칼리양’으로 표기한다.

③ 외자로 된 이름: 두 글자 이상으로 된 이름의 경우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 김윤식(金倫植), 박린수(朴麟洙)

④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말: ‘역이용’이 이에 해당한다. ‘역(逆)’을 접두사처럼 쓰인 것으로 간주하여 ‘역리용’이 아닌 ‘역이용’으로 적는다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불이행(不履行), 과인산(過燐酸), 가영수(假領收), 등용문(登龍門), 생육신(生六臣), 선이자(先利子), 몰이해(沒理解)’ 등을 들 수 있다.

⑤ 합성어에서: ‘연이율(年利率), 열역학(熱力學), 해외여행(海外旅行)’이 이에 해당한다. ‘연리율’로 적지 않고 ‘연이율’로 적는다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소연방(蘇聯邦), 청요리(淸料理), 수학여행(修學旅行), 낙화유수(落花流水), 무실역행(務實力行), 시조유취(時調類聚)’ 등을 들 수 있다.

⑤ 붙임4의 예외: 위 ④,⑤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발음 습관이 본음의 형태로 굳어져 있는 것은 예외로 인정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러한 예로는 ‘수류탄(手榴彈, [수류탄]), 미립자(微粒子, [미립짜]), 소립자(素粒子, [소ː립짜]), 파렴치(破廉恥, [파ː렴치])’ 등을 들 수 있다.

⑥ 십진법에 따라 쓰는 수(數)다만 ‘오륙도(五六島)’나 ‘육육봉(六六峰)’의 경우는 ‘오/육, 육/육’으로 갈라지는 구조가 아니므로 본음대로 적는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

 

제12항 한자음 ‘라, 래, 로, 뢰, 루, 르’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나, 내, 노, 뇌, 누, 느’로 적는다.(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ㄴ ㄱ ㄴ

낙원(樂園)락원뇌성(雷聲)뢰성

내일(來日)래일누각(樓閣)루각

노인(老人)로인능묘(陵墓)릉묘

 

[붙임 1] 단어의 첫머리 이외의 경우에는 본음대로 적는다.

 

쾌락(快樂)극락(極樂)거래(去來)왕래(往來)

부로(父老)연로(年老)지뢰(地雷)낙뢰(落雷)

고루(高樓)광한루(廣寒樓)동구릉(東九陵)가정란(家庭欄)

 

[붙임 2]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단어는 뒷말을 두음 법칙에 따라 적는다.

 

내내월(來來月) 상노인(上老人)중노동(重勞動)

비논리적(非論理的)

 

[해설]

① 두음법칙에 따라: 어두에 유음 ‘ㄹ’이 오지 못하는 두음법칙이 표기에 적용됨을 규정하는 조항이다. 제10항과 관련지어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제12항에서 언급되고 있는 한자음 ‘라, 래, 로, 뢰, 루, 르’는 모두 ‘ㅣ’나 ‘ㅣ’를 앞세운 이중모음(ㅑ,ㅕ,ㅛ,ㅠ)과 관련 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락원→낙원’의 변화 과정에서 ‘ㄴ’이 살아남는다. 또 이를 제11항에 관련시켜 보면 ‘량심→냥심→양심’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② 누(樓), 능(陵), 난(欄): 이들은 독립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광한누, 동구능, 가정난’ 등으로 적는 것이 이치에 맞다(제11항 붙임4 참조). 그럼에도 ‘광한루, 동구릉, 가정란’으로 적게 한 것은 이들이 통상 한 단어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즉 누(樓), 능(陵), 난(欄) 등이 하나의 독립된 단어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예시가 갖는 보다 중요한 의미는 발음 문제이다. ‘가정란(家庭欄)[가정난]’은 어떻게 적건 달라지는 것이 없지만, ‘비고란(備考欄)’은 사정이 다르다. ‘비고난’으로 적게 되면 ‘[비ː고난]’으로 발음하게 된다. 결국 이 조항은 ‘[비ː고란]’이 표준 발음임을 밝힌 것이다. ‘광한루’는 ‘[광ː할루]’로 ‘동구릉’은 ‘[동구릉]’으로 발음해야 함은 물론이다.

‘비고란, 가정란’과 비슷한 예로 ‘소각로(燒却爐), 원자로(原子爐), 임진란(壬辰亂), 생산량(生産量), 거래량(去來量)’을 들 수 있다. ‘노(爐), 난(亂), 양(量)’ 등과 같은 한 음절짜리 한자어는 결국 독립된 단어가 아닌 접미사와 비슷한 대접을 받는 셈이다. 그렇지만 고유어나, 한자어 이외의 외래어와 함께 쓰일 경우는 좀 다르다. 독립된 형태소로 보아 두음법칙을 적용한다. 즉 ‘어린이난, 어머니난, 펜팔(pen pal)난, 가십(gossip)난’과 같이 적는 것이다.

③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단어: 제11항에서 설명한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실낙원(失樂園)’의 표기에 주의해야 한다. ‘실(失)’을 접두사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아 ‘실락원’이 아닌 ‘실낙원’으로 적기 때문이다.

한편 이 조항에는 제11항 붙임4와 달리 ‘합성어에서’가 언급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합성어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예를 들면, ‘부화뇌동(附和雷同), 육체노동(肉體勞動), 사상누각(砂上樓閣), 평지낙상(平地落傷)’ 등이 그러하다.  

 

 

제6절 겹쳐 나는 소리

 

제13항 한 단어 안에서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부분은 같은 글자로 적는다.(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 ㄴ ㄱ ㄴ

딱딱딱닥꼿꼿하다꼿곳하다

쌕쌕쌕색놀놀하다놀롤하다

씩씩씩식눅눅하다눙눅하다

똑딱똑딱똑닥똑닥밋밋하다민밋하다

쓱싹쓱싹쓱삭쓱삭싹싹하다싹삭하다

연연불망(戀戀不忘) 연련불망 쌉쌀하다쌉살하다

유유상종(類類相從) 유류상종 씁쓸하다씁슬하다

누누이(屢屢-)누루이 짭짤하다짭잘하다

 

[해설]

① 겹쳐 나는 소리: 통상 첩어(疊語)라 불리는 것이다. 첩어란 한 단어를 반복적으로 결합한 복합어로 ‘누구누구’, ‘드문드문’, ‘꼭꼭’ 따위가 있다. 이 점에서 이 조항에서 다루고 있는 ‘딱딱, 쌕쌕, 씩씩, 똑딱똑딱, 쓱싹쓱싹’ 등은 전형적인 첩어이다. 그리고 ‘연연불망(戀戀不忘), 유유상종(類類相從), 누누(屢屢)이’ 등의 한자어도 첩어적 성격을 지닌다. 기타 ‘꼿꼿하다, 놀놀하다’ 등은 첩어가 아니다. 왜냐하면 ‘꼿’이나 ‘놀’이 단독으로 형태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셋을 함께 이 조항에서 다루는 것은 동일 음절 또는 유사 음절이 중복되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② 연연(戀戀), 유유(類類), 누누(屢屢): 제11항의 규정에 따르면 ‘연련, 유류, 누루’로 적어야 할 것이지만, 그렇게 하면 실제 발음([여ː년불망], [유ː유상종], [누ː누이])과 차이가 크다. 그래서 ‘연련불망, 유류상종, 누루이’로 적지 않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예로는 ‘노노법사(老老法師), 요요무문(寥寥無聞), 요요(寥寥)하다’ 등을 더 들 수 있다.

다음과 같은 것들은 발음이 앞서의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사정이 다르다. 그래서 ‘열렬(烈烈)하다(여렬하다]), 늠름(凜凜)하다([늠ː늠하다]), 연년세세(年年世世, [연년세세]), 낙락장송(落落長松, [낭낙짱송]), 냉랭(冷冷)하다([냉ː냉하다]), 역력(歷歷)히, 염념불망(念念不忘), 녹록(碌碌/錄錄)하다([농노카다]), 적나라(赤裸裸)하다, 연년생(年年生)’처럼 적는 것이다. 이들은 이 조항에서 다루는 예와는 다르다는 점을 꼭 기억해 두어야 한다.

 

제4장 형태에 관한 것

 

제1절 체언과 조사

 

제14항 체언은 조사와 구별하여 적는다.

 

떡이떡을떡에떡도떡만

손이손을손에손도손만

팔이팔을팔에팔도팔만

밤이밤을밤에밤도밤만

집이집을집에집도집만

옷이옷을옷에옷도옷만

콩이콩을콩에콩도콩만

낮이낮을낮에낮도낮만

꽃이꽃을꽃에꽃도꽃만

밭이밭을밭에밭도밭만

앞이앞을앞에앞도앞만

밖이밖을밖에밖도밖만

넋이넋을넋에넋도넋만

흙이흙을흙에흙도흙만

삶이삶을삶에삶도삶만

여덟이여덟을여덟에여덟도여덟만

곬이곬을곬에곬도곬만

값이값을값에값도값만

[해설]

① 체언은 조사와 구별하여: 실질 형태소인 체언의 표기를 그 기본형으로 고정시키고, 그것을 조사와 구별하여 적는다는 규정이다. 쉽게 말하면 체언의 끝 받침을 조사의 첫소리 자리로 내려 적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는 표음문자가 갖는 약점인 가독성의 약화를 보완하는 의미가 있다. 다시 말하면 독서의 능률이라는 표의문자가 갖는 장점을 취한 것이다.

 

제2절 어간과 어미

 

 

제15항 용언의 어간과 어미는 구별하여 적는다.

 

먹다먹고먹어먹으니

신다신고신어신으니

믿다믿고믿어믿으니

울다울고울어(우니)

넘다넘고넘어넘으니

입다입고입어입으니

웃다웃고웃어웃으니

찾다찾고찾아찾으니

좇다좇고좇아좇으니

같다같고같아같으니

높다높고높아높으니

좋다좋고좋아좋으니

깎다깎고깎아깎으니

앉다앉고앉아앉으니

많다많고많아많으니

늙다늙고늙어늙으니

젊다젊고젊어젊으니

넓다넓고넓어넓으니

훑다훑고훑어훑으니

읊다읊고읊어읊으니

옳다옳고옳아옳으니

없다없고없어없으니

있다있고있어있으니

 

[붙임 1] 두 개의 용언이 어울려 한 개의 용언이 될 적에, 앞말의 본뜻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그 원형을 밝히어 적고, 그 본뜻에서 멀어진 것은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1) 앞말의 본뜻이 유지되고 있는 것

 

넘어지다 늘어나다 늘어지다 돌아가다 되짚어가다

들어가다 떨어지다 벌어지다 엎어지다 접어들다

틀어지다 흩어지다

 

(2) 본뜻에서 멀어진 것

 

드러나다 사라지다 쓰러지다

 

[붙임 2]종결형에서 사용되는 어미 ‘-오’는 ‘요’로 소리나는 경우가 있더라도 그 원형을 밝혀 ‘오’로 적는다.(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 ㄴ

이것은 책이오.이것은 책이요.

이리로 오시오.이리로 오시요.

이것은 책이 아니오.이것은 책이 아니요.

 

[붙임 3] 연결형에서 사용되는 ‘이요’는 ‘이요’로 적는다.(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 ㄴ

이것은 책이요, 저것은 붓이요, 이것은 책이오, 저것은 붓이오,

또 저것은 먹이다. 또 저것은 먹이다.

 

[해설]

① 용언: 용언은 체언의 상대 개념이다. 불교 용어에서 취한 것인데, ‘체(體)’는 본체이고, ‘용(用)’은 작용이다. 결국 용언이란 ‘활용을 하는 말’이라는 뜻이다.

② 어간과 어미: 용언이 활용을 할 때 변하지 않는 부분을 어간(語幹)이라 하고, 변하는 부분을 어미(語尾)라 한다. 개념상으로는 구별이 쉽지만 실제에 적용하기가 늘 쉽지만은 않다. 이렇게 생각해 두자. 편의적인 방법이지만 국어사전에 수록된 동사와 형용사의 표제어에서 마지막의 ‘다’를 제외한 부분이 어간이라고 기억해 두는 것이다. 환언하면 용언의 어간에 어말어미 ‘다’를 붙여서 사전의 표제어로 수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국어사전에 ‘붙이다, 아름답다’라는 표제어가 수록되어 있다면, 각각 ‘붙이-, 아름답-’까지가 어간이다.

③ 앞말의 본뜻이 유지되고 있는 것: 예컨대 ‘쓸어지다’와 ‘쓰러지다’를 비교해 보자. 전자는 ‘쓸다’라는 본뜻이 유지되고 있는 경우다. 후자는 ‘쓸다’라는 본뜻에서 멀어진 경우다. 후자의 경우에는 그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다는 것이다.

④ ‘요’로 소리나는 경우가 있더라도: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먼저 ‘ㅣ’ 모음 동화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음은 조사 ‘요’와도 구별하겠다는 뜻이다.

 

제16항 어간의 끝음절 모음이 ‘ㅏ, ㅗ’일 때에는 어미를 ‘-아’로 적고, 그 밖의 모음일 때에는 ‘-어’로 적는다.

 

1. ‘-아’로 적는 경우

 

나아 나아도 나아서

막아 막아도 막아서

얇아 얇아도 얇아서

돌아 돌아도 돌아서

보아 보아도 보아서

 

2. ‘-어’로 적는 경우

 

개어 개어도 개어서

겪어 겪어도 겪어서

되어 되어도 되어서

베어 베어도 베어서

쉬어 쉬어도 쉬어서

저어 저어도 저어서

주어 주어도 주어서

피어 피어도 피어서

희어 희어도 희어서

 

[해설]

① 끝음절 모음이 ‘ㅏ, ㅗ’일 때: 양성모음일 때 ‘-아’로 적는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ㅐ, ㅓ, ㅚ. ㅜ, ㅡ(어두 위치의 ‘ㅡ’), ㅢ, ㅣ’일 때는 즉 음성모음일 때는 ‘-어’로 적는다는 것이다. 이는 현실적으로 ‘잡아’를 ‘[자버]’로, ‘얇아’를 ‘[얄버]’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으나, 표준 형태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제17항 어미 뒤에 덧붙는 조사 ‘요’는 ‘요’로 적는다.

 

읽어읽어요

참으리참으리요

좋지좋지요

 

[해설]

① 조사 ‘요’: 이와 관련하여 반드시 알아 둘 것은 ‘-오’는 종결어미이므로 어간이나 선어말 어미 뒤에 결합하고, 보조사 ‘요’는 명사 뒤에 붙을 수 있음은 물론 종결어미 뒤에도 붙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치 때문에 “가시오.”는 안 되고 “가시오.”만 가능하고, “가세요./가셔요/”는 모두 가능한 것이다. 왜냐하면 ‘가세, 가셔’는 종결형이기 때문이다. 쉽게 정리하면, 보조사 ‘요’는 생략이 가능하다. 예) 저(요) 방금(요) 학원에서(요) 사랑니가(요) 아파서(요) 치과에(요) 다녀오는 길이거든(요).

 

 

제18항 다음과 같은 용언들은 어미가 바뀔 경우, 그 어간이나 어미가 원칙에 벗어나면 벗어나는 대로 적는다.

 

1. 어간의 끝 ‘ㄹ’이 줄어질 적

 

갈다:가니간갑니다 가시다 가오

놀다:노니논놉니다 노시다 노오

불다:부니분붑니다 부시다 부오

둥글다:둥그니둥근둥급니다둥그시다둥그오

어질다:어지니어진어집니다어지시다어지오

 

[붙임] 다음과 같은 말에서도 ‘ㄹ’이 준 대로 적는다.

마지못하다마지않다(하)다마다(하)자마자

(하)지 마라(하)지 마(아)

 

[해설]

① ‘ㄹ’ 탈락 현상: 논리적으로 보면 어간의 일부가 탈락한 것이므로 불규칙 활용으로 간주해야 하나, 학교문법에서는 규칙 활용으로 간주한다. 비교적 규칙적으로 탈락하기 때문이다.

② ‘ㄴ’ 어미(‘가니, 간’), ‘ㄹ’ 어미( ‘갈까’), ‘ㅂ’ 어미(‘갑니다’), ‘ㅅ’ 어미(‘가시다’), ‘오’ 어미(‘가오’): 이 경우는 어간의 끝 ‘ㄹ’이 탈락한다. 그런데, ‘갈다〔磨〕’의 경우 늘 ‘ㄹ’이 탈락하는 것은 아니다. ‘갈고, 갈게, 갈려면, 갈면, 갈아서, 갈어야’가 그 예이다. 따라서 ‘ㄹ’ 탈락은 특정한 음운론적, 형태론적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만 이루어진다는 점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③ 마지못하다: ‘말다〔勿〕’의 경우는 본 항에 제시된 예들과 다른 활용을 보여준다. ‘ㄷ, ㅈ’과 같은 자음 앞이나 명령형 어미 ‘-아, -라’ 앞에서도 ‘ㄹ’이 탈락하는 것이다. 특이한 활용을 보여주는 예이다. 또 ‘말라’는 ‘하지 마라’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하지 말라’도 가능하다. 매체 언어에서의 문어체 표현이나 간접 인용의 문장에서 그렇다. 주의해야 한다. 예) 정부는 더 이상 사건을 방치하지 말라./그가 더 이상 확대하지 말라고 하였다.  

 

2. 어간의 끝 ‘ㅅ’이 줄어질 적

 

긋다:그어그으니그었다

낫다:나아나으니나았다

잇다: 이어이으니이었다

짓다:지어지으니지었다

[해설]

① ‘ㅅ’ 불규칙 활용 : ‘벗다, 빗다, 빼앗다, 씻다, 웃다’ 등은 규칙 활용을 한다. 반면, ‘긋다’ 등은 그 받침이 발음되는 경우도 있고, 발음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즉 활용할 때 어간이 일정하지 않다. 그래서 ‘ㅅ’ 불규칙이라 한다.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와는 달리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는 예외 없이 ‘ㅅ’이 발음되지 않는다. 이를 표기에 반영한다는 규정이다.

 

 

3. 어간의 끝 ‘ㅎ’이 줄어질 적

 

그렇다: 그러니 그럴 그러면그러오

까맣다: 까마니 까말 까마면까마오

동그랗다: 동그라니 동그랄 동그라면동그라오

퍼렇다: 퍼러니 퍼럴 퍼러면퍼러오

하얗다: 하야니 하얄 하야면하야오

[해설]

① ‘ㅎ’ 불규칙 활용: 어간 끝소리 ‘ㅎ’은 ‘ㄱ, ㄷ, ㅂ’과 같은 파열음이나 ‘ㅈ’과 같은 파찰음과 만나면 유기음이 되면서 그 음가를 보존한다.(예, 하얗게[하야케], 하얗지[하야치]) 그러나 ‘-으니, -을, -으면, -으오’ 등 ‘으’계 어미나 종결어미 ‘-네’를 만나면 탈락하게 된다. 이를 표기에 반영한다는 규정이다. 그 과정을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기저형

그렇-+-으니

그렇-+-을

그렇-+-네

‘ㅎ’ 탈락

그러으니

그러을

그러네

‘으’ 탈락

그러니

그럴

-

표면형(표기형)

그러니

그럴

그러네

 

② 끝소리 ‘ㅎ’ + 네, 네요: ‘그렇네요’나 ‘그렇네’로 활용하는 잘못을 범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네요, 그러네’로 활용하는 것이 맞다. 어간 말음 ‘ㅎ’은 ‘ㄴ’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탈락한다고 우선 기억해 두자.

③ 좋다: ‘ㅎ’ 탈락은 어간의 음절수가 2음절 이상인 형용사(形容詞) 어간에서만 실현된다. 따라서 ‘조(으)니’가 아니고 ‘좋으니’로 활용한다. ‘닿다, 맞닿다, 놓다, 찧다, 빻다’ 등의 동사(動詞)에서는 당연히 ‘닿으니, 맞닿으니, 놓으니, 찧으니, 빻으니’로 활용한다.

④ 끝소리 ‘ㅎ’ + 습니다: ‘ㅎ’이 탈락한 환경이 아니다. 따라서 ‘그렇습니다, 하얗습니다, 동그랗습니다’가 맞다. 같은 단어의 활용인데 ‘그럽니다, 하얍니다. 동그랍니다’로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예) 요새는 그저 그렇습니다.(=요새는 특별한 변화가 없습니다.)

 

4. 어간의 끝 ‘ㅜ, ㅡ’가 줄어질 적

 

푸다:퍼펐다뜨다:떠떴다

끄다:꺼껐다크다:커컸다

담그다:담가담갔다고프다:고파고팠다

따르다:따라따랐다바쁘다:바빠바빴다

 

[해설]

① ‘우’ 불규칙 활용: ‘푸다’ 하나뿐이다. ‘꾸다, 두다, 쑤다’ 등이 ‘꾸어, 두어, 쑤어’로 활용하는데, ‘푸다’만 유일하게 ‘퍼(푸+어)’로 활용하여 ‘우’ 불규칙이라 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이것은 공시적인 음운 규칙의 결과가 아니다. ‘푸-(<프-)’는 원순모음화의 변화를 거쳐 나온 것이기 때문에, ‘프-+-어→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기 때문이다.  

② ‘으’ 탈락 현상: 어간의 끝소리 ‘ㅡ’가 ‘-아/-어’ 계열 어미가 올 때, ‘ㅡ’가 탈락하는 현상이다. 어간에 변화가 있으나 학교문법에서는 규칙활용으로 본다. 이와 관련하여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김치를) 담그다, (문을) 잠그다, (시험을) 치르다, (휴게소에) 들르다’ 등의 기본형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다. 각각 ‘담가(*담궈), 잠가(*잠궈), 치러(*치뤄), 들러(*들려)’로 활용하는 것이 옳다.

③ 어미 ‘-아’와 ‘어’의 선택: ‘ㅡ’가 첫음절 오느냐 비(非)첫음절에 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먼저 ‘ㅡ’가 첫음절에 올 때는 음성모음으로 보아 ‘뜨다→떠, 크다→커’처럼 활용한다. 그러나 비(非)첫음절에 올 때는 중립모음으로 보아 ‘아’ 또는 ‘어’가 올 수 있다. 예) 담그다→담가, 고프다→고파, 슬프다→슬퍼, 기쁘다→기뻐

 

 

5. 어간의 끝 ‘ㄷ’이 ‘ㄹ’로 바뀔 적

 

걷다〔步〕: 걸어걸으니걸었다

듣다〔聽〕: 들어들으니들었다

묻다〔問〕: 물어물으니물었다

싣다〔載〕: 실어실으니실었다

[해설]

① ‘ㄷ’ 불규칙 활용: 활용할 때 어간의 끝소리 ‘ㄷ’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ㄹ’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어간의 끝이 ‘ㄷ’ 받침인 용언이라고 모두 ‘ㄷ’ 불규칙용언은 아니다. ‘닫다, 돋다, 믿다, 얻다’ 등은 규칙적인 활용을 하는 말들이고 ‘걷다, 깨닫다, 묻다[問], 싣다’ 등은 ㄷ불규칙용언이다. ‘ㄷ’ 불규칙용언은 동사에만 있고 형용사에는 없다.

 

6. 어간의 끝 ‘ㅂ’이 ‘ㅜ’로 바뀔 적

 

깁다 :기워기우니기웠다

굽다〔炙〕 :구워구우니구웠다

가깝다 :가까워가까우니 가까웠다

괴롭다 :괴로워괴로우니 괴로웠다

맵다 :매워매우니매웠다

무겁다 :무거워무거우니 무거웠다

밉다 :미워미우니미웠다

쉽다 :쉬워쉬우니쉬웠다

 

다만, ‘돕-, 곱-’과 같은 단음절 어간에 어미 ‘-아’가 결합되어 ‘와’로 소리나는 것은 ‘-와’로 적는다.

 

돕다〔助〕: 도와도와서도와도도왔다

곱다〔麗〕: 고와고와서고와도고왔다

 

[해설]

① ‘ㅂ’ 불규칙 활용: 어간의 끝소리가 ‘ㅂ’인 ‘깁다’는 자음 어미 앞에서는 ‘깁고, 깁자, 깁더니’가 되지만,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는 ‘기워, 기우니, 기우면’으로 어간 ‘ㅂ’이 ‘ㅜ’로 바뀐다. 이러한 현상을 ㅂ불규칙 활용이라 한다. 이러한 활용은 어간에 ‘ㅂ’받침을 가진 대부분의 용언에서 나타난다. 즉 규칙보다 불규칙이 훨씬 많다. 규칙 활용을 하는 경우는 ‘좁다, 굽다[曲], 곱다, 곱다 곱다, (손-)꼽다, 뽑다, 씹다, 업다, 잡다, 접다, 집다’ 정도이다.

② 가깝다, 괴롭다: 모음조화를 고려하면 ‘가까워도, 괴로워도’가 아니라, ‘가까와도, 괴로와도’가 맞다. 그러나 현실적인 발음을 고려하여 ‘가까워, 괴로워’를 취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아름다와’가 아니라 ‘아름다워’가 된다.

③ ‘돕-, 곱-’ : 바로 위에서 언급한 논리에 따르자면 이는 ‘도와’나 ‘고와’가 아니라, ‘도워, 고워’가 될 수도 있으나, 현실음을 인정하여, 단음절 어간 뒤에 결합하는 경우에만 ‘도와, 고와’를 인정한 것이다.

 

7. ‘하다’의 활용에서 어미 ‘-아’가 ‘-여’로 바뀔 적

 

하다:하여하여서하여도하여라하였다

[해설]

① ‘ㅕ’ 불규칙 활용: 독립적으로 쓰이는 ‘하다’나 ‘일하다, 정직하다’와 같은 파생어가 활용할 때, 어간 ‘하’는 양성모음이므로 모음조화에 따라 ‘-아’가 쓰여 ‘하아’로 되는 것이 옳지만, 실제는 ‘-여’가 쓰여 ‘하여’가 된다. 이와 같은 현상을 ‘ㅕ’ 불규칙활용이라 한다.

‘하다’는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게, -고, -지’와 결합하면 ‘하게, 하고, 하지’와 같이 형태 변화가 없지만, ‘-아’계통의 어미와 결합하면 변화가 생긴다. 과거 시제를 나타내는 ‘-았’은 ‘-였’으로 바뀌어 ‘일하였다, 정직하였다’와 같이 된다. 또 ‘하여, 하여라, 하여서, 하였다’로 활용한 말들이 어간과 어미가 합쳐서 ‘해, 해라, 해서, 했다’와 같은 특별한 축약된 어형을 이룬다. ‘-하다’와 결합된 파생어는 모두 ‘ㅕ’ 불규칙용언이다.

 

8. 어간의 끝음절 ‘르’ 뒤에 오는 어미 ‘-어’가 ‘-러’로 바뀔 적

 

이르다〔至〕:이르러이르렀다

노르다 :노르러노르렀다

누르다 :누르러누르렀다

푸르다 :푸르러푸르렀다

[해설]

① ‘러’ 불규칙: 어간이 ‘르’로 끝나는 ‘이르다’는 ‘-고, -면’과 같은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가 붙을 때는 ‘이르고, 이르면’과 같이 그 형태가 변하지 않으나,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가 붙으면 ‘이르어, 이르어서’가 아니라 ‘이르러, 이르러서’가 된다. 이와 같은 현상을 ‘러’ 불규칙활용이라 한다. ‘러’ 불규칙용언은 동사에는 ‘이르다〔至〕’ 하나뿐이고 형용사에는 ‘누르다, 푸르다’가 있다.

 

 

9. 어간의 끝음절 ‘르’의 ‘ㅡ’가 줄고, 그 뒤에 오는 어미 ‘-아/-어’가 ‘-라/-러’로 바뀔 적

 

가르다: 갈라 갈랐다부르다: 불러 불렀다

거르다: 걸러 걸렀다오르다: 올라 올랐다

구르다: 굴러 굴렀다 이르다: 일러 일렀다

벼르다: 별러 별렀다 지르다: 질러 질렀다

 

[해설]

① ‘르’ 불규칙: 어간의 끝소리가 ‘르’인 ‘흐르다’는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고, -면, -니’ 앞에서는 ‘흐르고, 흐르면, 흐르니’와 같이 어간에 형태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어’와 결합하면, ‘흘러’와 같이 어간의 끝소리 ‘르’가 탈락하면서 ‘ㄹㄹ’이 나타난다. 이와 같은 ‘르’ 불규칙용언은 동사에는 ‘부르다, 오르다, 타오르다’ 등이 있으며, 형용사에는 ‘그르다, 무르다, 이르다’ 등이 있다.

 

 

제3절 접미사가 붙어서 된 말

 

제19항 어간에 ‘-이’나 ‘-음/-ㅁ’이 붙어서 명사로 된 것과 ‘-이’나 ‘-히’가 붙어서 부사로 된 것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

 

1. ‘-이’가 붙어서 명사로 된 것

 

길이깊이높이다듬이 땀받이 달맞이

먹이미닫이벌이벼훑이 살림살이 쇠붙이

 

2. ‘-음/-ㅁ’이 붙어서 명사로 된 것

 

걸음묶음믿음얼음엮음울음

웃음졸음죽음앎만듦

 

3. ‘-이’가 붙어서 부사로 된 것

 

같이굳이길이높이많이실없이

좋이짓궂이

 

4. ‘-히’가 붙어서 부사로 된 것

 

밝히 익히 작히

 

다만, 어간에 ‘-이’나 ‘-음’이 붙어서 명사로 바뀐 것이라도 그 어간의 뜻과 멀어진 것은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굽도리다리[髢] 목거리(목병)무녀리

코끼리거름(비료)고름[膿] 노름(도박)

 

[붙임] 어간에 ‘-이’나 ‘-음’ 이외의 모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다른 품사로 바뀐 것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1) 명사로 바뀐 것

 

귀머거리까마귀너머뜨더귀마감

마개마중무덤비렁뱅이쓰레기

올가미주검

 

(2) 부사로 바뀐 것

 

거뭇거뭇너무도로뜨덤뜨덤 바투

불긋불긋비로소오긋오긋자주차마

 

(3) 조사로 바뀌어 뜻이 달라진 것

 

나마 부터 조차

 

[해설]

① 어간의 뜻과 멀어진 것: 조항 자체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다만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 것’과 ‘어간의 뜻과 멀어져서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않는 것 사이의 의미 분화에 유의해야 한다.

예) 목걸이(장신구) : 목거리(목병), 걸음(걷는 것): 거름(비료), 놀음(노는 것) : 노름(도박), 죽음(죽는 것) : 주검(송장),

 

② 너머: ‘너머’와 ‘넘어’는 발음이 같고 뜻도 비슷하기 때문에 혼동하기 쉽다. ‘넘어’는 동사 어간 ‘넘-’에 어미 ‘-어’가 연결된 말이다. 예를 들면 “물이 넘어 수도꼭지를 잠갔다.”처럼 쓴다. 결국 ‘넘어’로 적는 것은 동사 어간 ‘넘-’의 의미가 그대로 살아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산 너머 마을’의 경우는 ‘산’을 넘는 동작이 들어 있지 않고 산 뒤에 있는 공간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산 너머’로 적는 것이 맞다.

 

 

제20항 명사 뒤에 ‘-이’가 붙어서 된 말은 그 명사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

1. 부사로 된 것

 

곳곳이낱낱이몫몫이샅샅이앞앞이집집이

 

2. 명사로 된 것

 

곰배팔이바둑이삼발이애꾸눈이

육손이 절뚝발이/절름발이

 

[붙임] ‘-이’ 이외의 모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된 말은 그 명사의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꼬락서니끄트머리모가치바가지바깥

사타구니싸라기이파리지붕지푸라기

짜개

[해설]

① ‘-이’ 이외의 모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된 말: 이에 해당하는 단어를 몇 개 더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예) 고랑(←골앙), 구렁(←굴엉), 끄트러기(←끝으러기), 모가지(←목아지), 사태고기(←샅애고기), 소가지(←속아지), 소댕(←솥앵), 오라기(←올아기), 터럭(←털억)

② 모가치: ‘몫’에 ‘-아치’가 붙어서 된 단어다. 본 규정을 적용하면 ‘목사치’가 맞다. 그러나 발음이 ‘[모가치]’로 굳어져 있어 ‘모가치’로 한 것이다. 이와 같은 예외적 유형으로는 ‘값어치([가버치])’, ‘벼슬아치[벼스라치]’, ‘반빗아치([반비다치])’도 있다.

 

 

제21항 명사나 혹은 용언의 어간 뒤에 자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된 말은 그 명사나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

 

1. 명사 뒤에 자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된 것

 

값지다 홑지다 넋두리 빛깔 옆댕이 잎사귀

 

2. 어간 뒤에 자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된 것

 

낚시늙정이덮개뜯게질

갉작갉작하다갉작거리다뜯적거리다

뜯적뜯적하다굵다랗다굵직하다

깊숙하다넓적하다높다랗다

늙수그레하다얽죽얽죽하다

 

다만, 다음과 같은 말은 소리대로 적는다.

 

(1) 겹받침의 끝소리가 드러나지 아니하는 것

 

할짝거리다널따랗다널찍하다말끔하다

말쑥하다말짱하다실쭉하다실큼하다

얄따랗다얄팍하다짤따랗다짤막하다

실컷

 

(2) 어원이 분명하지 아니하거나 본뜻에서 멀어진 것

 

넙치올무골막하다납작하다

 

[해설]

①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넓적하다’은 ‘넓적-’(어근)에 형용사화 접미사 ‘-하다’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파생 형용사이다. 결국 ‘넓적하(어간)+다(어미), 넓적하(어간)+니(어미)’ 등으로 활용한다. 이 조항에서 어간의 원형을 밝힌다는 것은 ‘넓적하’의 원형, 더 정확히 말하면 ‘넓’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는 말이다. 환언하면, ‘[넙쩌카다]’로 발음하지만, ‘넙적하다’로 적지 않고, ‘넓적하다’로 적는다는 말이다. 이 점에서 이 조항은 그 취지를 살려, ‘어간의 원형’을 ‘그 어간에 들어있는 어근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고 좀 더 정확하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

② 소리대로 적는다: ‘넓다랗다’로 적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널따랗다([널따라타])’로 적는다는 말이다. 단서가 붙어 있다. ‘겹받침의 끝소리가 드러나지 아니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쉽게 말하면, ‘어간에 들어있는 어근’의 겹받침 중 두 번째 자음이 발음이 되는 경우에는 그 어근의 형태를 밝히어 적고, 첫 번째 자음만 발음되는 경우에는 어간의 형태를 밝히어 적지 아니하고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는 것이다.

 

 

발음

겹자음의 발음

비슷한 예

넓적하다

[넙쩌카다]

두 번째 자음이 소리 남.

- 갉작갉작하다[각짝깍짜카다]

-굵직하다[국찌카다]

-넓적넓적하다[넙쩡넙쩌카다]

널따랗다

널따라타

첫 번째 자음이 소리 남.

-말끔하다(←맑+끔하다)

-실큼하다(←싫+큼하다)

 

③ ‘-하다’: 우선 ‘하다’는 동사로 쓰인다. ‘공부를 하다, 제 마음대로 하다’ 등이 그러하다. 그런데, ‘-하다’는 일부 명사, 의성ㆍ의태어, 성상부사, 용언의 어근, 의존 명사 뒤에 붙어 동사나 형용사를 만든다. 이 경우의 ‘-하다’는 접미사이다. 이러한 파생은 매우 생산적이기 때문에 잘 알아 두어야 한다. 물론 이 경우 이 조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명사나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

예) 공부하다(명사+접미사→동사), 진실하다(명사+접미사→형용사)/반짝반짝하다(의성ㆍ의태어+접미사→동사/형용사), 빨리하다(성상부사+접미사→동사), 망하다(어근+접미사→동사), 체하다(의존명사+접미사→보조동사)

 

제22항 용언의 어간에 다음과 같은 접미사들이 붙어서 이루어진 말들은 그 어간을 밝히어 적는다.

1.‘-기-, -리-, -이-, -히-, -구-, -우-, -추-, -으키-, -이키-, -애-’가 붙는 것

 

맡기다 옮기다 웃기다 쫓기다 뚫리다

울리다 낚이다 쌓이다 핥이다 굳히다

굽히다 넓히다 앉히다 얽히다 잡히다

돋구다 솟구다 돋우다 갖추다 곧추다

맞추다일으키다돌이키다없애다

 

다만, ‘-이-, -히-, -우-’가 붙어서 된 말이라도 본뜻에서 멀어진 것은 소리대로 적는다.

 

도리다(칼로 ~ ) 드리다(용돈을 ~ )고치다

바치다(세금을 ~ ) 부치다(편지를 ~ )거두다

미루다 이루다

 

2. ‘-치-, -뜨리-, -트리-’가 붙는 것

 

놓치다 덮치다떠받치다 받치다밭치다

부딪치다 뻗치다엎치다부딪뜨리다/부딪트리다

쏟뜨리다/쏟트리다젖뜨리다/젖트리다

찢뜨리다/찢트리다흩뜨리다/흩트리다

 

[붙임] ‘-업-, -읍-, -브-’가 붙어서 된 말은 소리대로 적는다.

 

미덥다 우습다 미쁘다

 

[해설]

① ‘-기-, …… -애-’: 사동(使動)․피동(被動)의 의미와 기능을 나타내는 문법 요소들이다. 이들 문법 요소들을 본디의 어간과 구별하여 적는 것이 그 의미를 파악하는 데 효율적이므로 둘을 밝히어 적는다는 규정이다. 예를 들면 ‘돌이키다’를 소리 나는 대로 ‘도리키다’로 적어 버리면, ‘돌+이키+다’의 구조가 쉽게 파악되지 않아 그 의미 이해에 비효율적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② 본뜻에서 멀어진 것: ‘미루다’가 ‘밀다’에 ‘-우-’가 삽입된 결과임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다.”에서 ‘미루다’는 ‘한 시간이나 기일을 나중으로 넘기거나 늘이다’의 의미인데, 그 어원을 감안하여 파악하는 것은 오히려 불편함을 가중시킨다. 본뜻에서 멀어진 것으로 보아 소리 나는 대로 적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꼭 기억해 둬야 하는 것이 ‘붙이다’, ‘부치다’이다. 위 조항의 취지에 따라 ‘붙다’, 즉 부착(附着) 또는 그와 유사한 의미가 없으면 ‘부치다’로 통일하여 적어야 한다.

예)

㉠ 부치다: 편지를 부치다/안건을 회의에 부치다/회의 내용을 극비에 부치다/접수된 원고를 편집하여 인쇄에 부쳤다./삼촌 집에 숙식(宿食)을 부치다/식목일에 부치는 글

  ㉡ 붙이다: 봉투에 우표를 붙이다/연탄에 불을 붙이다/계약에 조건을 붙이다/본문에 주석을 붙이다/내기에 1000원을 붙이다./가구를 벽에 붙이다/중환자에게 간호사를 붙이다/운동을 해서 다리에 힘을 붙였다./한글 이름을 수출 상품에 붙이다/주인과 손님을 흥정을 붙이다

 

③ ‘-치-, -뜨리-, -트리-’: 강세(强勢)의 의미와 기능을 갖는 문법 요소들이다. 효율적인 의미 파악을 위해 본디의 어간과 구별하여 적는다는 규정이다. 사실 이 ‘다만’ 규정은 제21항의 규정과 겹치는 것으로 군더더기에 불과하다. 모두 자음으로 시작되는 접미사가 붙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을 꼭 기억해 두어야 한다.

㉠ 부딪다 : 무엇과 무엇이 힘 있게 마주 닿거나 마주 대다. 또는 닿거나 대게 하다. 예) 그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딪는 바람에 들고 있던 컵을 놓치고 말았다.

  ㉡ 부딪치다 : ‘부딪다’의 강세어. 예) 한눈을 팔다가 전봇대에 머리를 부딪쳤다.

㉢ 부딪히다 : ‘부딪다’의 피동사. 예) 지나가는 행인에게 부딪혀 뒤로 넘어졌다.

㉣ 부딪치이다 : ‘부딪치다’의 피동사. 예) 자전거가 자동차에 부딪치이어 엉망이 됐다.

④ ‘-업-, -읍-, -브-’: ‘구덥다, 기쁘다’ 등을 추가할 수 있다.  

 

 

제23항 ‘-하다’나 ‘-거리다’가 붙는 어근에 ‘-이’가 붙어서 명사가 된 것은 그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ㄴ ㄱ ㄴ

깔쭉이 깔쭈기 살살이 살사리

꿀꿀이 꿀꾸리 쌕쌕이 쌕쌔기

눈깜짝이 눈깜짜기 오뚝이 오뚜기

더펄이 더퍼리 코납작이 코납자기

배불뚝이 배불뚜기 푸석이 푸서기

삐죽이 삐주기 홀쭉이 홀쭈기

 

[붙임] ‘-하다’나 ‘-거리다’가 붙을 수 없는 어근에 ‘-이’나 또는 다른 모음으로 시작되는 접미사가 붙어서 명사가 된 것은 그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개구리귀뚜라미기러기깍두기

꽹과리 날라리 누더기동그라미

두드러기 딱따구리 매미부스러기

뻐꾸기얼루기칼싹두기

 

[해설]

① ‘-하다’나 ‘-거리다’가 붙는 어근 : 이 조항의 취지는 다음 단어들을 보면 알 수 있다.

㉠ 꿀꿀 : [부사] 돼지가 내는 소리.

㉡ 꿀꿀거리다 : [동사] 돼지가 자꾸 소리를 내다.

㉢ 꿀꿀하다 : [동사] 돼지가 소리를 내다.

㉣ 꿀꿀이 : [명사] 욕심이 많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꿀돼지.

모두 ㉠으로부터 출발하여 만들어진 단어들이다. 그런데 만약에 ‘꿀꿀이’를 ‘꿀꾸리’로 적으면, 의미의 연관성을 짐작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그 원형을 밝혀 적는다는 것이다.

② 얼루기: ‘얼루기’와 달리 ‘얼룩’이라는 명사가 있으니, 당연히 ‘책뚜껑이 비틀어지고 여기저기 얼룩이 간 아주 낡은 책이었다./얼룩이 지다/옷에 얼룩이 생기다’와 같은 표현은 가능하다. 또 ‘얼룩하다’나 ‘얼룩거리다’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얼룩덜룩하다, 얼룩얼룩하다, ’ 등은 가능하다는 점도 기억해 두자.

 

 

제24항 ‘-거리다’가 붙을 수 있는 시늉말 어근에 ‘-이다’가 붙어서 된 용언은 그 어근을 밝히어 적는다.(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ㄴㄱㄴ

깜짝이다 깜짜기다 속삭이다 속사기다

꾸벅이다 꾸버기다 숙덕이다 숙더기다

끄덕이다 끄더기다 울먹이다 울머기다

뒤척이다 뒤처기다 움직이다 움지기다

들먹이다 들머기다 지껄이다 지꺼리다

망설이다 망서리다 퍼덕이다 퍼더기다

번득이다 번드기다 허덕이다 허더기다

번쩍이다 번쩌기다 헐떡이다 헐떠기다

 

[해설]

① 시늉말: 사람이나 사물의 소리, 모양, 동작 따위를 흉내 내는 말. 의성어와 의태어 따위가 있다. ≒흉내말

② 시늉말 어근에 ‘-이다’가 붙어서 된 용언: 규정의 기본 취지는 제23항과 같다. ‘헐떠기다’로 적으면, 어근 ‘헐떡’에 동사화 접미사 ‘이다’(←서술격 조사 ‘이다’가 아님에 유의)가 붙어서 생긴 말이라는 점을 드러내기 힘들다. 그래서 그 어근을 밝혀 적는 것이다. 당연히 본 항에 등장하는 모든 예시 단어는 파생어이다.

③ 끄덕이다: 본 항에 제시된 단어 중 ‘끄떡이다’처럼 센말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환언하면 본 항의 단어 예시는 일관성이 부족하다.  

예) 깜작이다-깜짝이다/숙덕이다-쑥덕이다/끄덕이다-끄떡이다/뒤적이다-뒤척이다/퍼덕이다-퍼떡이다/번득이다-번뜩이다

 

제25항 ‘-하다’가 붙는 어근에 ‘-히’나 ‘-이’가 붙어서 부사가 되거나, 부사에 ‘-이’가 붙어서 뜻을 더하는 경우에는 그 어근이나 부사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

 

1. ‘-하다’가 붙는 어근에 ‘-히’나 ‘-이’가 붙는 경우

 

급히 꾸준히 도저히 딱히 어렴풋이 깨끗이

 

[붙임] ‘-하다’가 붙지 않는 경우에는 소리대로 적는다.

 

갑자기 반드시(꼭) 슬며시

 

2. 부사에 ‘-이’가 붙어서 역시 부사가 되는 경우

 

곰곰이 더욱이 생긋이 오뚝이 일찍이 해죽이

 

[해설]

① ‘-하다’가 붙는 어근: ‘급(急)하다, 딱하다, 도저(到底)하다, 꾸준하다’와 같이 접미사 ‘-하다’가 결합하여 용언이 파생되는 어근 형태소를 말한다. 이들에 대해 어근 형태를 밝히어 적도록 한 것은 ‘-하다’가 붙어서 용언으로 쓰일 경우와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야만 의미 이해가 효율적이다. 예를 들면 ‘딱히’를 ‘따키’로 적어버리면, ‘딱하다’에서 온 말이라는 점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는 가독성이 떨어진다.

② 반드시: ‘반듯하다’가 있고, 이는 ‘반듯이’로 쓰인다. 그러나 이는 ‘기필코ㆍ필위(必爲)’의 뜻이 아니니 ‘반드시’와는 별개의 단어이다. 그것은 ‘비뚤어지거나 기울거나 굽지 아니하고 바르다〔正, 直〕’의 뜻이다.

③ 부사에 ‘-이’가 붙어서 뜻을 더하는 경우: ‘뜻을 더하는’ 경우라고는 했으나, 별 차이는 없는 경우도 있고, 의미 차이가 비교적 뚜렷한 경우도 있다. 앞의 것은 단순한 발음 습관에 따른 결과라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곰곰’과 곰곰이‘는 의미상 별 차이가 없다. 물론 이 조항에는 ‘곰곰’만이 아니라 ‘곰곰이’도 한 단어로 인정한다는 뜻이 들어있다. 예) 곰곰 따져 보다/곰곰이 따져 보다.

③ 더욱이, 일찍이: ‘더우기, 일찌기’로 적지 않는다는 말이다. ‘더욱, 일찍’에 ‘이’가 붙는 것으로 본 것이다. 예) 더욱 세차게 내리는 비/더욱이 세차게 내리는 비, 그는 부모를 일찍 여의었다./그는 부모를 일찍이 여의었다.

그러나 ‘일찍’과 ‘일찍이’가 같은 쓰임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일정한 시간보다 이르게’의 뜻으로는 둘은 같은 의미로 쓰인다. 예를 들면 “일찍이 출근하다.”라고 할 것을 “일찍 출근하다.”라고 해도 된다. 그러나 ‘예전에. 또는 전에 한 번’의 뜻으로는 ‘일찍이’가 주로 쓰인다. 예를 들면 “그런 일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다.”라고 할 것을 “그런 일은 일찍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다.”라고 하면 의미 차이가 생길 수 있다.

 한편 ‘더욱’과 ‘더욱이’는 의미상 차이가 비교적 크다.

㉠ 더욱 : 정도나 수준 따위가 한층 심하거나 높게. 예) 더욱 붉어지는 노을/아이들은 더욱 신명이 나서 떠들어 댄다.

  ㉡ 더욱이 : 그러한 데다가 더. 예) 그 아이는 이 일을 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어리고, 더욱이 몸도 너무 약하다./이 집에는 문이 하나밖에 없는 데다 더욱이 매우 좁다. 즉 “그 아이는 이 일을 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어리고, 더욱이 몸도 너무 약하다.”라고 할 것을 “그 아이는 이 일을 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어리고, 더욱 몸도 너무 약하다.”라고 할 수는 없다.

 

제26항 ‘-하다’나 ‘-없다’가 붙어서 된 용언은 그 ‘-하다’나 ‘-없다’를 밝히어 적는다.

 

1. ‘-하다’가 붙어서 용언이 된 것

 

딱하다숱하다착하다텁텁하다푹하다

 

2. ‘-없다’가 붙어서 용언이 된 것

 

부질없다 상없다 시름없다 열없다하염없다

 

[해설]

① ‘-하다’가 붙어서 용언이 된 것: 각 어근의 어원이 불분명하긴 하지만, 어근에 접미사 ‘하다’가 붙은 것으로 보아, ‘-하다’를 밝히어 적는다는 규정이다.

② ‘-없다’가 붙어서 용언이 된 것: ‘없다’는 형용사다. 환언하면 ‘없다’는 접미사가 아니다. 이 점에서 ‘시름없다’는 합성어로 보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이 규정에 따르면 ‘-없다’는 ‘-하다’와 유사한 접미사 기능을 하는 것이 된다. 논란의 여지가 많다. 다만 ‘없다’가 ‘하다’만큼 생산적이지는 않다. 예컨대 ‘상없다’는 가능하지만, ‘상식없다’는 불가능하다. ‘상식이 없다’로 써야 한다.

 

제4절 합성어 및 접두사가 붙은 말

 

제27항 둘 이상의 단어가 어울리거나 접두사가 붙어서 이루어진 말은 각각 그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

 

국말이꺾꽂이꽃잎끝장물난리

밑천부엌일싫증옷안웃옷

젖몸살첫아들칼날팥알헛웃음

홀아비홑몸흙내값없다겉늙다

굶주리다 낮잡다맞먹다 받내다벋놓다

빗나가다 빛나다새파랗다 샛노랗다 시꺼멓다

싯누렇다 엇나가다 엎누르다 엿듣다 옻오르다

짓이기다 헛되다

 

[붙임 1] 어원은 분명하나 소리만 특이하게 변한 것은 변한 대로 적는다.

 

할아버지 할아범

 

[붙임 2] 어원이 분명하지 아니한 것은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골병골탕끌탕며칠아재비

오라비업신여기다부리나케

 

[붙임 3]‘이[齒, 虱]’가 합성어나 이에 준하는 말에서 ‘니’ 또는 ‘리’로 소리날 때에는 ‘니’로 적는다.

 

간니덧니사랑니송곳니앞니

어금니윗니젖니톱니틀니

가랑니머릿니

[해설]

① 둘 이상의 단어가 어울리거나 접두사가 붙어서 이루어진 말합성어나 접두 파생어를 이룰 때에, 그 사이에서 발음의 변화 현상이 일어나더라도, 실질형태소의 원형을 밝혀 어근(실질 형태소)의 뜻을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적는다는 규정이다. 예) 합성어 : 흙+내 → [흥내] → 흙내, 파생어 : 꺾+꽂이 → [꺽꼬지] → 꺾꽂이

② 할아버지, 할아범: ‘할-’의 어원은 ‘한(大)-’이다. 또 ‘할아버지, 할아범’에서 접두사 ‘할-’은 ‘한-’이 변하여 생긴 단어이다. 그런데 같은 어원을 가진 말이라도 모두 ‘할-’로 변하지는 않는다. 즉 ‘한길, 황소, 황새’ 등도 어원적으로 보면 접두사 ‘한-’이 변해서 된 단어들이다. 이처럼 ‘한-’의 변화 현상에 보편성이 없으므로 원형을 밝히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할-’로 적는다.

③ 며칠: ‘며칠’이 ‘몇+일’로 분석되려면 최종의 현실 발음이 ‘[면닐]’로 나야 한다. 그러나 실제 발음은 ‘[며칠]’로 난다. 그래서 ‘며칠’을 어원이 분명하지 않은 단어로 처리하여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것이다.

④ 업신여기다 : ‘없이+여기다’에서 온 듯하다. 그러나 그렇게 보면 그 발음이 ‘[업씨녀기다]’로 되어야 하는데, 이 단어의 현실 발음은 ‘[업ː씬녀기다]’이다. 이러한 발음 변화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어원이 분명하지 않은 단어로 처리하여 소리 나는 대로 ‘업신녀기다’로 적어야 한다. 그러나 뒤의 어근 ‘여기다’의 형태는 분명하므로 ‘업신녀기다’로 적지 않고 원형을 밝혀 ‘업신여기다’로 적는다.

⑤ 사랑니: 합성어나 이에 준하는 구조의 단어에서는 그 어근(실질 형태소)은 원형을 밝혀 적어야 한다. 그러나 ‘이〔齒〕’는 예외적으로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 즉 ‘이〔齒〕’는 합성어를 이룰 때 ‘니’로 발음된다. 이러한 현상은 고어(古語)에서 ‘‘이〔齒〕’는 ‘니’였고, 그 흔적이 합성어의 발음에 반영이 된 것이다. 그래서 ‘간니, 덧니, 송곳니, 니’가 ‘[간니], [던니], [송곤니], [틀리]’ 등으로 발음되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어에서는 ‘니’라는 형태소가 없다. 그래서 ‘간이, 덧이, 송곳이, 틀이’로 적으면 ‘[가니], [더시], [송고시], [머리시], [트리]’로 읽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이’를 주격 조사로 오인하기 쉽다. 그래서 ‘사랑이’로 적지 않고, ‘사랑니’로 적도록 한 것이다.

 

 

 

 

제28항끝소리가 ‘ㄹ’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적에 ‘ㄹ’ 소리가 나지 아니하는 것은 아니 나는 대로 적는다.

 

다달이(달-달-이) 따님(딸-님)   마되(말-되)

마소(말-소)    무자위(물-자위)    바느질(바늘-질)

부나비(불-나비)    부삽(불-삽)    부손(불-손)

소나무(솔-나무)    싸전(쌀-전)     여닫이(열-닫이)

우짖다(울-짖다)    화살(활-살)

[해설]

① 딴 말이 어울릴 적: 합성어나 (접미사가 붙은) 파생어 앞에서 앞 단어의 ‘ㄹ’ 받침이 발음되지 않는 것을 발음되지 않는 형태로 적는다는 규정이다. 이것은 합성어나, 자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결합하여 된 파생어의 경우 실질 형태소의 본모양을 밝히어 적는다는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렇지만 역사적으로 그렇게 써 오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인정한 것이다. 대체로 ‘ㄴ 앞에서(딸+님 → [따님])’, ‘ㄷ 앞에서(달+달+이 → [다달이])’, ‘ㅅ 앞에서(말+소 → [마소])’, ‘ㅈ 앞에서(물+자위 → [무자위])’의 경우에 ‘ㄹ’이 탈락한다.

② ‘ㄹ’ 받침이 탈락하지 않는 경우

- ‘ㄴ’ 앞에서: 물+난리 → [물랄리], 불+놀이 → [불로리], 칼+날 → [칼랄]

- ‘ㄷ’ 앞에서: 물+동이 → [물똥이], 발+등 → [발뜽]

- ‘ㅅ; 앞에서: 철+새 → [철쌔], 물+새 → [물쌔]

- ㅈ 앞에서:물+지게 → [물찌게], 술+잔 → [술짠]

③ 한자 ‘불(不)’의 경우 : 끝소리 ‘[ㄹ]’이 그 다음 음절의 첫소리 ‘[ㄷ, ㅈ]’ 앞에서 탈락하는 경우도 ‘ㄹ’이 떨어진 대로 적는다.

예) 부당(不當), 부덕(不德), 부득이(不得已), 부자유(不自由), 부정(不正, 不定, 不貞, 不淨, 否定), 부족(不足), 부주의(不注意) 등

다만, ‘부실(不實)’만은 ‘ㅅ’ 앞이지만 ‘부실’로 적는다. ‘불실(不失)’과는 다르다. 주의가 필요하다.

 

제29항 끝소리가 ‘ㄹ’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적에 ‘ㄹ’ 소리가 ‘ㄷ’ 소리로 나는 것은 ‘ㄷ’으로 적는다.

 

반짇고리(바느질~)사흗날(사흘~)삼짇날(삼질~)

섣달(설~)    숟가락(술~)이튿날(이틀~)

잗주름(잘~)    푿소(풀~)섣부르다(설~)

잗다듬다(잘~)    잗다랗다(잘~)

 

[해설]

① ‘ㄹ’ 소리가 ‘ㄷ’ 소리로 나는 것: ‘ㄹ’ 받침을 가진 단어가 다른 단어와 결합할 때, ‘ㄹ’이 ‘ㄷ’으로 바뀌어 발음되는 것은 ‘ㄷ’으로 적는다는 규정이다. 이 규정은 “합성어나 자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결합하여 된 파생어는 실질 형태소의 본 모양을 밝혀 적는다.”라는 일반적인 원칙에서 벗어난다. 그러나 제29항과 같이 앞 어근의 끝소리 ‘ㄹ’이 ‘ㄷ’으로 변하는 현상은 하나의 통시적인 음운 변화 현상으로 공시적으로 보면 한정적인 변동 현상일 뿐이다. 따라서 ‘ㄷ’으로 바뀌어 굳어져 있는 단어는 어원적인 형태를 밝혀 적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것이다.

② 제7항과의 관계: 제7항에서 “아무 까닭 없이 나는 ‘[ㄷ]’ 받침소리는 ‘ㅅ’으로 적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제29항의 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앞의 제7항에서 “아무 까닭 없이 나는 ‘[ㄷ]’ 받침 소리는 ‘ㅅ’으로 적는다.”라고 규정되어 있는데 이 규정은 본 항의 보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제7항의 예는 ‘덧저고리, 돗자리, 엇셈, 웃어른, 핫옷, 무릇, 사뭇, 얼핏, 자칫하면, 뭇, 옛’과 같은 것들이다. 여기서 ‘덧-, 돗-, 엇-, 웃-, 핫-, 무릇, 사뭇, 얼핏, 자칫-, 뭇, 옛’의 끝소리가 아무런 이유 없이 ‘ㄷ’으로 소리 나기 때문에 ‘ㅅ’으로 표기한 것이다. 그러나 본 항에서 ‘ㄹ’이 ‘ㄷ’으로 바뀐 경우는 음운 변동이라는 이유가 있으므로, ‘ㄷ’으로 표기한다. 그런데 ‘ㄹ’이 바뀌어 ‘ㄷ’으로 소리 날 때 ‘ㅅ’으로 적을 것인가, ‘ㄷ’으로 적을 것인가가 문제가 될 수 있는데, 본 항에서는 ‘ㄷ’으로 적기로 한 것이다. ‘ㄷ’으로 적는 것은 무엇보다 ‘ㄷ’ 불규칙 용언에서 보듯 ‘ㄷ’과 ‘ㄹ’ 상호 교체가 국어에서 흔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제30항 사이시옷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받치어 적는다.

 

1. 순 우리말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

 

(1)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것

 

고랫재 귓밥 나룻배나뭇가지냇가

댓가지 뒷갈망맷돌머릿기름모깃불

못자리 바닷가뱃길볏가리 부싯돌

선짓국 쇳조각아랫집우렁잇속잇자국

잿더미 조갯살찻집쳇바퀴킷값

핏대 햇볕 혓바늘

 

(2)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는 것

 

멧나물아랫니텃마당아랫마을뒷머리

잇몸깻묵냇물빗물

 

(3)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

 

도리깻열뒷윷두렛일뒷일뒷입맛

베갯잇욧잇깻잎나뭇잎댓잎

 

2. 순 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

(1)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것

 

귓병머릿방뱃병봇둑사잣밥

샛강아랫방자릿세전셋집찻잔

찻종촛국콧병탯줄텃세

핏기햇수횟가루횟배

 

(2)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는 것

 

곗날제삿날훗날툇마루양칫물

 

(3)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

 

가욋일사삿일예삿일훗일

 

3. 두 음절로 된 다음 한자어

 

곳간(庫間)셋방(貰房)숫자(數字)찻간(車間)

툇간(退間)횟수(回數)

 

[해설]

① 합성어로서 : 합성어(合成語)란 둘 이상의 실질 형태소가 결합하여 하나의 단어가 된 말을 가리키며, ‘집안, 돌다리’ 따위가 이에 속한다. 이와 관련된 규정이 사이시옷 규정인데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세심한 정리가 필요하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원칙은 사이시옷은 ‘합성어(合成語)’의 경우에만 국한되는 규정이며, 이외의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원칙은 적어도 합성어를 구성하는 한 명사가 고유어이고,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에만 사이시옷 규정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 사이시옷의 조건

㉠ 합성어일 것, ㉡ 적어도 한 명사는 고유어일 것, ㉢ 앞말이 모음으로 끝날 것  

 

위 조건에 따라 ‘㉠ - 샛노랗다, 새빨갛다, 해님(←’님‘이 접미사이므로 파생어)’이나 ‘㉡- 이과(理科), 서무과(庶務課), 마구간(馬廏間), 제사상(祭祀床), 수라상(水剌床), 수라간(水剌間), 전세방(傳貰房)’이나, ‘㉢-집안, 돌다리, 박속, 입김, 길가, 등불, 물약, 집일(←앞말이 받침소리, 죽 자음으로 끝난 경우)’ 등은 모두 사이시옷 규정과 관계가 없다. 된소리되기와 사잇소리 현상을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②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앞말의 끝소리가 울림소리이고, 뒷말의 첫소리가 안울림 예사소리라면, 뒤의 예사소리가 된소리로 변한다. 따라서 이 조항에 해당되는 자음은 ‘ㄱ,ㄷ, ㅂ, ㅈ, ㅅ’뿐이다. ‘빠따까싸쬬’로 기억해 두자.

이와 관련하여 꼭 알아 둘 것은 후행 명사의 첫소리에 별다른 변화, 즉 된소리로 소리 나는 변화가 없다면 당연히 사이시옷을 삽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근본적으로 사이시옷이란 후행명사가 된소리로 나는 현상을 표기상으로 드러내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로는 ‘개구멍, 게거품, 배다리, 새집〔鳥巢〕, 머리말〔序言〕, 인사말, 머리방〔美容室〕’ 등이 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개똥, 보리쌀, 허리띠, 위쪽, 뒤뜰, 뒤풀이, 개펄, 배탈, 허리춤, 위층’ 등과 같이 후행 명사가 원래 된소리이거나 거센소리여서 된소리로 소리 나는 일이 없는 경우도 사이시옷을 삽입하지 않는다.

③ ‘ㄴ’ 소리가 덧나는 것: 예컨대 ‘뒤+머리’는 ‘[뒤머리]’로 소리 나는 것이 아니라, ‘[뒨ː머리]’로 소리 난다. 다시 말하면 앞 단어의 끝이 폐쇄되면서([뒫]) 자음 동화 현상(ㄷ+ㅁ→ㄴ)이 일어나 ‘[뒨ː머리]’로 발음된다. 이를 표기상으로 드러내기 위해 ‘뒷머리’로 적는 것이다. ‘훗날’(ㄷ+ㄴ→ㄴ: [훈ː날]) 같은 경우도 같은 이치이다.

④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 예컨대 ‘깨+잎’는 ‘[깨잎]’으로 소리 나는 것이 아니라, ‘[깬닙]’으로 소리 난다. 다시 말하면 앞 단어의 끝이 폐쇄되면서([깯]) 뒤 단어의 첫소리로 ‘[ㄴ]’이 첨가되고([닙]), 동시에 동화 현상이 일어나 ‘[깯닙→깬닙]’으로 발음된다. 이를 표기상으로 드러내기 위해 ‘깻잎’으로 적는 것이다.

⑤ 두 음절로 된 다음 한자어: 예외 조항이다. 원리는 없다. 실제 발음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해 두자. 외울 수밖에 없다. 좀 유치하지만, “ ‘전세방(傳貰房)’ 말고 ‘셋방’을 ‘곳간’으로 할까? ‘찻간’으로 할까? 몇 번 ‘숫자’나 ‘횟수’를 세다가 ‘마구간(馬廏間)’은 정말 안 되겠다는 생각에 결국 ‘툇간’으로 했다.”라고 외워 두자.

⑥ 사이시옷의 유무에 따른 의미 차이: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다. 앞서 언급한 ‘머릿방/머리방’처럼 다음 단어는 사이시옷의 유무에 따라 의미가 바뀐다. 기억해 두자.

고기배〔魚腹〕: 고깃배〔漁船] / 나무배〔木船〕: 나뭇배(나무 운반용 배)

 

 

제31항 두 말이 어울릴 적에 ‘ㅂ’ 소리나 ‘ㅎ’ 소리가 덧나는 것은 소리대로 적는다.

 

1. ‘ㅂ’ 소리가 덧나는 것

 

댑싸리(대ㅂ싸리)멥쌀(메ㅂ쌀)볍씨(벼ㅂ씨)

입때(이ㅂ때)입쌀(이ㅂ쌀)접때(저ㅂ때)

좁쌀(조ㅂ쌀) 햅쌀(해ㅂ쌀)

 

2. ‘ㅎ’ 소리가 덧나는 것

 

머리카락(머리ㅎ가락)살코기(살ㅎ고기)수캐(수ㅎ개)

수컷(수ㅎ것)수탉(수ㅎ닭)안팎(안ㅎ밖)

암캐(암ㅎ개)암컷(암ㅎ것)암탉(암ㅎ닭)

 

[해설]

① ‘ㅂ’ 소리가 덧나는 것: ‘ㅂ’ 소리가 덧나는 현상을 현대어 공시태의 범위 안에서는 설명할 길이 없다. 이러한 합성어의 어형은 통시적인 관점에서만 설명이 가능하다. ‘리, 쌀, 씨, 때’ 등은 옛말에서는 단어 첫머리에 ‘ㅂ’ 소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흔적이 현대어의 합성어에 남은 것이다. 이렇게 ‘ㅂ’ 소리가 덧나는 합성어들은 보편적인 변동 현상이 아니라, 한정적인 변동이므로 소리 나는 대로 ‘ㅂ’을 반영해서 적는다. 다만 현행 표기에서 초성을 ‘ㅄ, ㅳ’과 같이 적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싸리, 쌀, 씨, 때’와 같은 기본 형태를 고정시키기 위해서 ‘ㅂ’을 앞 어근의 끝소리에 붙여서 ‘댑싸리, 멥쌀, 볍씨, 입때’로 적는 것이다.

② ‘ㅎ’ 소리가 덧나는 것: 고어(古語)에서 ‘ㅎ’ 끝소리를 가지고 있던 체언들이 있는데, ‘머리ㅎ, 살ㅎ, 수ㅎ, 암ㅎ, 안ㅎ’ 등이 그것이다. 이를 흔히 ‘ㅎ 종성체언’이라 한다. 이와 같이 [ㅎ]이 첨가되어 발음되는 단어는 소리 나는 대로, 즉 뒤 단어의 첫소리를 거센소리로 적는다는 규정이다.

 

제5절 준 말

제32항 단어의 끝모음이 줄어지고 자음만 남은 것은 그 앞의 음절에 받침으로 적는다.

(본말) (준말)

기러기야기럭아

어제그저께엊그저께

어제저녁 엊저녁

가지고, 가지지갖고, 갖지

디디고, 디디지딛고, 딛지

[해설]

① 단어의 끝모음이 줄어지고 자음만 남은 것: ‘가지다’가 ‘가지고’로 활용을 하지만, ‘갖고’로 줄어진 형태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어간 ‘가지-’의 끝모음 ‘ㅣ’가 준 것이고, 남겨진 ‘ㅈ’을 그 앞의 음절 받침으로 적는다는 규정이다. 그래서 ‘갖고’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규정과 관련하여 주의할 것은 모든 어미 앞에서 그러한 것이 아니고,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만 그러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런 마음을 가지셔서’를 ‘그런 마음을 갖으셔서’로 써서는 안 된다. 또 ‘발을 잘못 디뎌서’를 ‘발을 잘못 딛어서’로 써서도 안 된다.

② 기럭아 : 받침 없이 끝나는 명사 ‘기러기’에 호격 조사 ‘야’가 결합하면 ‘기러기야’가 된다. ‘기러기’가 ‘기럭’으로 줄어지면 받침 있는 체언이 되어 호격 조사 ‘아’가 결합하여 ‘기럭아’가 된다. 이런 이치에 따를 때, ‘아기야’는 줄어서 ‘악아’가 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아가, 이리 오너라.”처럼 쓴다. 이 경우의 ‘아가’는 ‘아가야’에서 ‘야’가 줄어진 형태로 볼 수 있다.

제33항 체언과 조사가 어울려 줄어지는 경우에는 준 대로 적는다.

(본말)(준말)

그것은 그건

그것이그게

그것으로 그걸로

나는 난

나를 날

너는넌

너를널

무엇을뭣을/무얼/뭘

무엇이뭣이/무에

[해설]

① 체언과 조사가 어울려 줄어지는 경우 : 제32항과 비슷하지만, 본 항에서 줄어드는 것은 체언도 있지만 주로 조사라는 점이 다르다. 그러고 이러한 축약형은 대체로 비격식적인 성격의 구어에서 많이 사용된다.

다만 꼭 기억해 두어야 할 점은 종종 구어에서 ‘아래로→알로’의 축약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으나, 표준어 규정에서 비표준어로 처리하였다는 것이다.

② 절로, 졸로 : 본 항에서 예시하지 않았지만, ‘그리로 → 글로, 이리로 → 일로, 저리로 → 절로, 조리로 → 졸로’ 등도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예) 조리로 가면 우체통이 있습니다.→졸로 가면 우체통이 있습니다.

제34항 모음 ‘ㅏ, ㅓ’로 끝난 어간에 ‘-아/-어, -았-/-었-’이 어울릴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본말) (준말) (본말) (준말)

가아 가 가았다 갔다

나아 나 나았다 났다

타아 타 타았다 탔다

서어 서 서었다 섰다

켜어 켜 켜었다 켰다

펴어 펴 펴었다 폈다

[붙임 1] ‘ㅐ, ㅔ’ 뒤에 ‘-어, -었-’이 어울려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본말)(준말)(본말)(준말)

개어 개 개었다 갰다

내어 내 내었다 냈다

베어 베 베었다 벴다

세어 세 세었다 셌다

[붙임 2] ‘하여’가 한 음절로 줄어서 ‘해’로 될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본말)(준말)(본말)(준말)

하여 해 하였다 했다

더하여 더해 더하였다 더했다

흔하여 흔해 흔하였다 흔했다

[해설]

① ‘어울릴 적에는 준 대로’/ ‘어울려 줄 적에는’ : 본 조항은 소위 용언이 활용할 때 모음 충돌을 기피하기 위한 음운 축약과 관련된 표기법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본문과 ‘붙임1’의 상황에 다르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즉 전자의 경우는 필수적인 반면, 후자는 수의적(隨意的)이다. 환언하면, ‘가다’의 경우 ‘가았다’는 안 되고 반드시 ‘갔다’로 적어야 한다. 반면 ‘개다’는 ‘개었다’로 적어도 되고 ‘갰다’로 적어도 된다. ‘준 대로’는 반드시 준 대로 적어야 한다는 말이고, ‘줄 적에’는 만약 줄어들면 그렇게 써도 된다는 말이다.

② ‘나’와 ‘나아’ : ‘나다〔生〕’은 본문에 예시된 바와 같이 ‘나, 났다’로 활용한다. 그러나 ‘ㅅ’ 불규칙 용언인 ‘낫다[治癒]’는 제18항에서 규정한 바에 따라 ‘나아, 나았다’로 활용한다. 둘의 차이를 꼭 기억해 두어야 한다. ‘낫다〔良好〕’도 마찬가지이다. 예) 이 약을 먹으면 금방 나아. / 둘 가운데 이것이 더 나아.

③ ‘하여’가 한 음절로 : ‘하다’는 ‘여’ 불규칙용언이다. 어간 ‘하-’에 어미 ‘-아’가 결합하면 ‘하아’로 되지 않고 ‘하여’로 불규칙하게 활용한다. 이 ‘하여’가 준 형태는 ‘해’로 적는다는 것이다.

제35항 모음 ‘ㅗ, ㅜ’로 끝난 어간에 ‘-아/-어, -았-/-었-’이 어울려 ‘ㅘ/ㅝ, /로 될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본말)(준말)(본말)(준말)

꼬아 꽈 꼬았다 꽜다

보아 봐 보았다 봤다

쏘아 쏴 쏘았다 쐈다

두어 둬 두었다 뒀다

쑤어 쒀 쑤었다 쒔다

주어 줘 주었다 줬다

[붙임 1]‘놓아’가 ‘놔’로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붙임 2]‘ㅚ’ 뒤에 ‘-어, -었-’이 어울려 ‘ㅙ, ’으로 될 적에도 준 대로 적는다.

(본말)(준말)(본말)(준말)

괴어 괘 괴었다 괬다

되어 돼 되었다 됐다

뵈어 봬 뵈었다 뵀다

쇠어 쇄 쇠었다 쇘다

쐬어 쐐 쐬었다 쐤다

[해설]

① ‘ㅘ/ㅝ, /로 될 적에는’ : 허용 규정이다. 즉 이 조항은 원순 모음 ‘ㅗ, ㅜ’로 끝나는 어간에 어미 ‘-아/어’, ‘-았/었-’이 붙어서 줄어지는 것은 ‘ㅘ, ㅝ’, ‘, ’으로 적는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 발음에서도 본말과 준말이 모두 사용되므로 이를 모두 가능한 표기로 인정하는 것이다.

② ‘놓아’가 ‘놔’로 줄 적에는 : ‘놓아, 놓아서, 놓았다’가 원칙이지만, ‘놔, 놔서, 놨다’도 허용한다는 규정이다. 이것은 매우 예외적인 규정이다. 그러나 이 조항을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 즉 ‘좋아, 좋아서’나 ‘좌, 좌서’로, 또 ‘낳아, 낳아서’를 ‘놔, 놔서’로 축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③ ‘ㅙ, ’으로 될 적에도 : 이 규정은 ‘괴다, 되다’와 같이 자음이 있는 어간에만 적용된다. 즉 ‘괬다, 됐다’는 허용된다. 그러나 ‘외다’는 ‘외어, 외어서, 외었다’만 허용된다.

④ ‘되라’와 ‘돼라’ : ‘되어라’가 줄면 ‘돼라’가 된다. 그런데 간혹 ‘되라’가 쓰이는 경우가 있다. 문어체나 간접인용문에서 그러하다. “선생님께서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다.”와 같이 쓴다. 이 경우는 ‘되어라’로 대체될 수 없는 경우이므로 ‘돼라’를 써서는 안 된다는 점을 꼭 기억해 두어야 한다. 물론 ‘되라’가 구어(口語)에서 쓰이는 일은 거의 없다.

제36항 ‘ㅣ’ 뒤에 ‘-어’가 와서 ‘ㅕ’로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본말) (준말) (본말) (준말)

가지어 가져 가지었다 가졌다

견디어 견뎌 견디었다 견뎠다

다니어 다녀 다니었다 다녔다

막히어 막혀 막히었다 막혔다

버티어 버텨 버티었다 버텼다

치이어 치여 치이었다 치였다

[해설]

① ‘ㅕ’로 줄 적에는 : 이 조항은 ‘이’로 끝나는 어간이나, 피동ㆍ사동의 접미사의 ‘-이-, -히-, -기-, -리-, -으키-, -이키-’가 붙어서 된 어간 다음에 ‘-어’가 오면 ‘ㅕ’로 축약된다는 규정이다. 이때 줄어진 말은 줄어진 대로 적을 수 있다는 것인데, 본말이 원칙이나 준말도 허용된다는 것이다.

제37항 ‘ㅏ, ㅕ, ㅗ, ㅜ, ㅡ’로 끝난 어간에 ‘-이-’가 와서 각각 ‘ㅐ, ㅖ, ㅚ, ㅟ, ㅢ’로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본말) (준말) (본말) (준말)

싸이다 쌔다 누이다 뉘다

펴이다 폐다 뜨이다 띄다

보이다 뵈다 쓰이다 씌다

제38항 ‘ㅏ, ㅗ, ㅜ, ㅡ’ 뒤에 ‘-이어’가 어울려 줄어질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본말) (준말) (본말) (준말)

싸이어 쌔어 싸여 뜨이어 띄어

보이어 뵈어 보여 쓰이어 씌어 쓰여

쏘이어 쐬어 쏘여 트이어 틔어 트여

누이어 뉘어 누여

[해설]

① ‘ㅐ, ㅖ, ㅚ, ㅟ, ㅢ’로 줄 적에(제37항)/ ‘-이어’가 어울려 줄어질 적에(제38항) : 모두 모음 축약에 의해 형성된 준말의 표기에 대한 규정이다. 차이가 있긴 하다. 제37항은 ‘싸이어→쌔어’에서 보듯 모음 축약의 과정을 거쳐 단모음이 되었다. 반면 제38항은 ‘싸이어→싸여’에서 보듯 모음 축약의 과정을 거쳐 이중모음이 되었다.

이 조항과 관련하여 꼭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은 ‘쓰이다’가 활용할 때 ‘씌어, 쓰여’는 되지만, ‘씌여’는 안 된다는 것이다.

② 뜨이다 : 좀 특이하다. ‘띄어쓰기, 띄어 쓰다, 띄어 놓다’는 되지만, ‘뜨여쓰기, 뜨여 쓰다, 뜨여 놓다’와 같은 형태로는 쓰이지 않는다. 물론, ‘뜨여’가 ‘被開’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는 “눈이 번쩍 뜨였다.”처럼 쓸 수 있다.

 

제39항 어미 ‘-지’ 뒤에 ‘않-’이 어울려 ‘-잖-’이 될 적과 ‘-하지’ 뒤에 ‘않-’이 어울려 ‘-찮-’이 될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본말) (준말) (본말)(준말)

그렇지 않은그렇잖은 만만하지 않다만만찮다

적지 않은적잖은 변변하지 않다변변찮다

[해설]

① ‘-잖-’이 될 적 / ‘-찮-’이 될 적 : 이 조항은 제36항과 관련이 깊다. 즉 제36항의 규칙을 적용하면, ‘-지 않-’, ‘-치 않-’이 줄어지면 ‘쟎, 챦’으로 표기하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말에서 ‘쟈, 져, 챠, 쳐’로 적는 음절은 대체로 현실 발음이 ‘[자, 저, 차, 처]’로 소리 난다. 그래서 발음대로 ‘그렇잖은, 적잖은’과 ‘만만찮은, 변변찮은’ 등으로 적는다.

한편 이 조항을 오해하여 ‘점잖다’의 의미로 ‘젊잖다, 젊잖지 않다’를 쓰면 안 된다. ‘점잖다’만 표준어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점잖지 않다’가 줄면, ‘점잖잖다’가 된다.

제40항 어간의 끝음절 ‘하’의 ‘ㅏ’가 줄고 ‘ㅎ’이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될 적에는 거센소리로 적는다.

(본말) (준말)(본말) (준말)

간편하게 간편케다정하다다정타

연구하도록 연구토록정결하다 정결타

가하다 가타 흔하다흔타

[붙임 1] ‘ㅎ’이 어간의 끝소리로 굳어진 것은 받침으로 적는다.

않다않고않지않든지

그렇다그렇고그렇지그렇든지

아무렇다아무렇고아무렇지아무렇든지

어떻다어떻고어떻지어떻든지

이렇다이렇고이렇지이렇든지

저렇다저렇고저렇지저렇든지

[붙임 2] 어간의 끝음절 ‘하’가 아주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본말) (준말) (본말) (준말)

거북하지거북지 넉넉하지 않다 넉넉지 않다

생각하건대생각건대못하지 않다 못지않다

생각하다 못해생각다 못해섭섭하지 않다 섭섭지 않다

깨끗하지 않다깨끗지 않다익숙하지 않다익숙지 않다

[붙임 3] 다음과 같은 부사는 소리대로 적는다.

결단코 결코 기필코 무심코 아무튼 요컨대

정녕코 필연코 하마터면 하여튼 한사코

[해설]

① ‘ㅎ’이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될 적 : 어간 끝음절 ‘하’의 ‘ㅏ’가 줄고 ‘ㅎ’ 소리만 남을 경우와 관련된 조항이다. <한글맞춤법 통일안>에서처럼 ‘ㅎ’을 그 자리에 두는 것이 아니라,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적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연구하도록’에서 ‘ㅏ’가 줄 적에 ‘연구ㅎ도록’으로 적지 않고 ‘연구토록’으로 적는다는 규정이다. 물론 이것은 어기(語基)의 끝소리가 모음(母音) 또는 공명 자음 즉 유음(‘ㄹ’)이나 비음(‘ㅁ,ㄴ,ㅇ’)일 때만 그러하다.

② ‘하’가 아주 줄 적에 : 위의 조항의 연장선상에서 ‘-하-’ 전체를 탈락시키는 경우와 관련된 조항이다. 어기(語基)의 끝소리가 모음 또는 공명 자음 즉 유음(‘ㄹ’)이나 비음(‘ㅁ,ㄴ,ㅇ’)이 아닐 때에 그러하다. 다시 말하면 어기의 끝소리가 폐쇄음이나 마찰음 같은 순수 자음일 때는 ‘-하-’를 통째로 탈락시킨다. 예를 들면 ‘생각하건대’에서 ‘하’가 줄 적에 ‘생각컨대’로 적지 않고 ‘생각건대’로 적는다는 규정이다.

③ 서슴다, 삼가다 : ‘서슴치’나 ‘삼가치’로 적어선 안 된다. 왜냐하면 ‘서슴다’와 ‘삼가다’가 기본형이기 때문이다. 즉 ‘서슴ㅎ지’나 ‘삼가ㅎ지’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④ ‘ㅎ’이 어간의 끝소리로 굳어진 것 : ‘ㅏ’가 줄어진 다음에 남은 ‘ㅎ’이 어간의 끝소리로 굳어진 경우에는 그대로 받침으로 적도록 한 규정이다. 예를 들면 ‘이러하다’는 ‘*이러ㅎ+다’를 거쳐, ‘이렇다’로 굳어졌다. 즉 ‘이렇다’는 본말이 ‘이러하다’인데, ‘ㅏ’ 소리가 탈락하여 된 말이지만, 이미 굳어져 쓰이고 있으므로 관용을 따라서 그 소리대로 ‘이렇다’로 적는다.

⑤ 다음과 같은 부사 : 소리 나는 대로만 적어야 하는 부사들의 예를 든 것이다. 이들 부사는 어원을 따지자면 용언의 활용형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완전히 부사로 전성된 단어다. 물론 이들은 부사로 굳어지기 이전의 원래의 어간이 가지는 본뜻과는 거리가 상당히 멀어져 있다. 그러므로 이들 부사들은 원래의 용언과는 별도로 완전히 새로운 단어라고 보고, 이들 단어는 그 원형을 밝히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