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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와 어미의 올바른 사용

국어의 시작과 끝 2011. 6. 10. 02:14

 

<조사와 어미의 올바른 사용>

 

 

1. 조사의 올바른 사용

 

1) 격조사의 올바른 사용

 

 

(1) 주격 조사

① 아이들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모른다.

→ 아이들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어른들은 모른다.

→ 아이들이, 어른들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모른다.

 

- 중의성 문제: ‘이’와 ‘가’가 반복해서 나오는 문장은 중의적인 표현이 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대개 첫 번째의 고친 문장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두 번째의 고친 문장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 이러한 문장의 중의성(重義性)은 반점[,]을 넣는 등의 방법으로 해소해 주는 것이 좋다.

 

 

② 아주 먼 옛날 어떤 마을에 한 나무꾼은[→나무꾼이] 살았습니다. 그 나무꾼이[→나무꾼은] 옆집 처녀를 짝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

-신정보와 구정보 문제 : 이 이야기의 첫 번째 문장에 등장하는 ‘나무꾼’은 신정보(=화자의 발화시 청자의 의식 속에 있지 않은 정보)에 해당하고, 두 번째 문장에 등장하는 ‘나무꾼’은 구정보(=화자의 발화시 청자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 신정보에는 주격 조사 ‘이/가’가 결합되고, 구정보에는 보조사 ‘은/는’이 결합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③ 설령 비는[→비가] 올지라도, 우리는 반드시 출발할 것이다.

→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 문제 :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이다. ‘비가 올지라도’는 양보의 뜻을 나타낸다.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에서 종속절의 주어에 ‘은/는’이 오면 부자연스럽다. 예를 들면, “길이 비가 와서 질다.”를 “길이 비는 와서 질다.”라고 하거나, “비가 오기 때문에 길이 질다.”를 “비는 오기 때문에 길이 질다.”라고 하면 부자연스러워진다.

 

 

④ 지금까지 예술의 역사는[→역사가] 끊임없는 변화를 거듭해 온 것은 사실이다.

→ 안은 문장의 문제 : 관형절을 안은 문장이다. 안긴 문장 안에 쓰인 ‘은/는’을 ‘이/가’로 바로잡아야 자연스럽다. 특히 문장 내에 ‘은/는’과 ‘이/가’가 같이 등장할 때는 그러하다. 예를 들어, “그가 너는 옳았다고 생각한다.”라는 문장을 그대로 두면, “너는, 그가 옳았다고 생각한다.”라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 요컨대 주어에 붙는 조사가 ‘은/는’일 경우, 그 주어는 문장 전체를 이끌게 된다는 점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⑤ 철수 어머니를 봤다.

→ 격조사의 생략 문제 : ‘철수’ 다음에 조사를 생략해서는 안 된다. ‘철수가’ 어머니를 본 것일 수도 있고, ‘철수의 어머니’를 본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철수’가 주어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면 반드시 조사 ‘가’를 넣어야 한다.

 

 

 

 

 

 

(2) 목적격 조사

 

① 정부는 국제 정세 변화를[→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 격조사의 선택 문제 : ‘대처(對處)하다’에 앞서는 말에는 목적격 조사 ‘을/를’이 아닌 부사격 조사 ‘-에’가 와야 한다. 비슷한 예로는 ‘현실에 순응(順應)하다, 운명에 순응하다, 자연에 순응하다’ 등이 있다.

 

 

② 자전거를 타고 가다 육교를 만났다. 어쩔 수 없이 자전거를 메고 계단을[→계단에] 오르는 수밖에 없다.

- 격조사와 보조사 문제 : ‘을/를’은 한 장소 내에서 이동할 때 쓰이고, ‘에’는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할 때 쓰인다. 즉, ‘산을 오르는 것’은 산에 들어선 상태에서 위로 올라간다는 뜻이다. 이와 달리 ‘산에 오르는 것’은 산이 아닌 곳에서 산에 오른다는 뜻이다.

 

 

③ 작업복이 튼튼하고, 입기에 편하며, 비싸지 않은 것으로 바꿔야 한다.

- 격조사와 서술어의 호응 문제 : ‘작업복’은 ‘바꿔야 한다’의 목적어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작업복을’로 바로잡아야 한다. 이처럼 타동사에 필요한 필수 성분인 목적어가 결여되면 온전한 문장이 되기 어렵다.

 

 

 

(3) 관형격 조사

① 용감한 그의 아버지는 적군을 향해 돌진했다.

→ 용감한, 그의 아버지는 적군을 향해 돌진했다.

→ 그의 용감한 아버지는 적군을 향해 돌진했다.

- 중의성 문제 : 관형격 조사의 ‘의’의 사용으로 인해 중의적인 문장이 되었다. 다시 말하면 수식어와 피수식어 관계가 분명하지 않다. 적절한 반점[,]의 사용이나 어순의 재조정을 통해 중의성을 해소해야만 한다.

 

 

② 회원 각자의 현재의 자기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 ‘의’의 반복 문제 : 회원 각자가 현재의 자기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 관형격 조사 ‘의’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결과 부자연스러운 문장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관형격 조사 ‘의’를 여러 번 사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관형격 조사가 필요한데 생략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예) “제품을 적재하기 전에 탱크 격실 재고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제품을 적재하기 전에 탱크 격실의 재고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③ 공산주의자와 타협이나 협상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다.

→ 공산주의자와의 타협이나 협상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다.

- ‘의’의 생략 문제 : 체언에 ‘와/과’, ‘에’, ‘에서’, ‘부터’, ‘로’ 등이 붙은 부사어가 체언을 꾸밀 때, ‘의’를 넣지 않으면 불안한 구조의 문장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의’를 넣었을 때, 문장이 명료해진다. 이런 표현을 두고 일본어식이라는 비판이 있다. 만약 그것이 께름칙하다면, 문장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 “공산주의자와 타협하거나 협상을 하는 것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다.” 정도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의’의 삽입이 필요한 경우를 몇 개 더 들면 다음과 같다.

예) “정부는 마약과 전쟁을 선포했다.”→“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의 꿈은 가상공간 속으로 여행이다.” →“그의 꿈은 가상공간 속으로의 여행이다.”

“사원들은 간접흡연의 피해를 막기 위해 건물 내에서 흡연을 금지하기로 하였다.”→사원들은 간접흡연의 피해를 막기 위해 건물 내에서의 흡연을 금지하기로 하였다.

“민주화를 향한 아래로부터 조용한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민주화를 향한 아래로부터의 조용한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④ 불굴(不屈)[에→의]의 의지로 고난을 이겨 낸 그의 일생은 무척 감명적이었다.

- 관용적인 ‘의’의 사용 문제 : 한자어가 특정 문맥에서 관용어처럼 쓰이는 경우 특정 조사하고만 결합한다. ‘불굴(不屈)’의 경우 관형격 조사 ‘의’와만 결합한다. 이러한 사례를 몇 개 더 보이면 다음과 같다.

 

예) 미증유(未曾有)의 파문을 일으키다

몸과 마음은 불가분(不可分)의 함수 관계로 보인다.

여전히 재래(在來)의 생활 방식이 일상생활에 많이 남아 있다.

철롯둑에는 자갈돌이 무진장(無盡藏)으로 깔려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당선될 가망(可望)이 있습니까?

잘난 체하는 꼴이 정말 가관(可觀)이다.

 

 

 

(4) 부사격 조사

① 관계 당국에게[→에] 공한을 보내서 협조를 부탁했다.

→ 유정명사와 무정명사의 문제 : ‘에게’는 사람이나 동물과 같은 유정명사(有情名詞) 뒤에 쓰이고, ‘에’는 무생물이나 식물과 같은 무정명사(無情名詞) 뒤에 쓰인다. 따라서 ‘꽃에게 물을 주다’는 ‘꽃에 물을 주다’로, ‘동생에 돈을 주다’는 ‘동생에게 돈을 주다’로 바로잡아야 한다. 그리고 ‘에게’의 대상을 높일 경우에는 “부모님께 용돈을 타서 쓰고 있어요.”처럼 ‘께’를 쓴다. 이때 유의할 점은 “아버지에게 베개를 내드리다.”를 올바른 문장으로 간주하므로, 높임 표현을 택한다고 해서 반드시 ‘께’를 써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 ‘에게’, ‘께’, ‘에’는 ‘주다, 보내다’ 등의 수여동사(受與動詞)와 잘 어울리므로 여격조사(與格助詞)라 불리기도 한다.

 

 

② 사람으로써[→사람으로서] 어찌 그런 일을 할 수 있나?

- 자격격과 구격(具格)의 선택 문제(1) : 지위나 신분 또는 자격을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로는 ‘으로서’를 써야 한다. 앞의 체언이 ‘ㄹ’ 받침으로 끝날 때나 모음으로 끝날 때는 ‘로서’를 쓴다. 예) 그것은 교사로서 할 일이 아니다.

 

 

③ 그가 하는 말이라면 콩으로서[→콩으로써]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는다.

- 자격격과 구격의 선택 문제(2) : 재료나 원료를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로는 ‘으로써’를 써야 한다. 앞의 체언이 ‘ㄹ’ 받침으로 끝날 때나 모음으로 끝날 때는 ‘로’ 또는 ‘로써’를 쓴다. 예) 이 안경은 유리로 만들어서 무겁다./쌀로써 떡을 만든다.

 

 

④ 그들은 엄격한 매로서[→매로써] 아이들의 잘못을 바로잡아 주었다.

- 자격격과 구격(具格)의 선택 문제(3) : 어떤 일의 수단이나 도구를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로는 ‘로써’를 써야 한다. 같은 의미로 ‘로써’와 ‘으로’도 쓰인다. 예) 말로써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한다./톱으로 나무를 베다/붓으로 글씨를 쓰다

 

 

⑤ 그는 눈의 구조를 착안하여 사진기를 발명하였다.

→ 그는 눈의 구조에 착안하여 사진기를 발명하였다.

- 격조사와 서술어의 호응 문제 : 부사격 조사가 와야 할 서술어인데, 목적격 조사를 사용하여 문장이 부자연스럽게 되었다. 이는 대개 두 개 이상의 단어가 결합하여 의미적으로 하나의 단위를 이루는 말, 즉 연어(連語)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생기는 문제이다. 몇 개의 비슷한 예를 더 보이면 다음과 같다.

 

 

 

[참고] 연어(連語)에 대한 이해와 올바른 조사의 사용

새교과서에서 새롭게 다루고 있는 것이 '연어'입니다. 강의 시간에 강조한 바대로 앞으로 많은 출제가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 본블로그에 '연어'에 대한 자세한 글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반드시 참고하시길. 공무원 시험 대비생은 물론 수능에서도 그렇습니다. 올해 연어 문제가 수능에 출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대회를 임(臨)하는 선수들의 정신 자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대회에 임(臨)하는 선수들의 정신 자세이다.”

 

“나라의 관직에 임(任)하면서부터는 특히 공사(公私)를 분명히 하는 일이 중요하다.”

→“나라의 관직을 임(任)하면서부터는 특히 공사(公私)를 분명히 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는 제 분(憤)에 못 이기고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는 제 분을 못 이기고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용감무쌍한 사람을 호랑이와 비유해 왔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용감무쌍한 사람을 호랑이에 비유해 왔다.”

 

“이 곳에 주차하는 사람은 과태료를 부과하니 주의하기 바랍니다.”

→“이 곳에 주차하는 사람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하니 주의하기 바랍니다.”

 

“대통령이 신임 장관들은 임명장을 수여하였다.”

→“대통령이 신임 장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였다.”

 

 

 

⑥ 김 교수는 고개를 저으며 “이 논문은 아마 통과되기 어려울걸.”이다고[→이라고] 말했다.

- 직접 인용과 간접 인용의 문제 : 직접 인용이기 때문에, ‘라고’가 와야 한다. 다만 이 경우는 인용문의 끝이 받침이 있는 말로 끝났기 때문에 ‘이라고’가 와야 한다. 인용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직접 인용에는 ‘-라고/라는’을 써야 하며, 간접 인용에는 ‘-고/-는’을 써야 한다. 유의할 점은 인용문이 ‘-이다’로 끝날 경우이다. 이 경우 간접 인용문은 ‘이라고’를 써야 한다. 예) 동생이 “철수는 학생이다.”라고 말했다.(직접 인용) →동생이 철수는 학생이라고 말했다.(간접 인용)

 

 

 

2) 보조사의 올바른 사용

① 늑장 부리다가는 차 시간을 놓치게오[→요]?

- 종결보조사와 종결어미의 선택 문제(1) : ‘요’는 종결보조사이다. 주로 해할 자리에 쓰이는 종결 어미나 일부 하게할 자리에 쓰이는 종결 어미 뒤에 붙어 청자에게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이다. 물론 격식을 갖추어야 하는 상대에게는 잘 쓰지 않는다.

 

 

 

② 길이 막혔으니 저쪽으로 돌아가 주십시요[→오].

- 종결보조사와 종결어미의 선택 문제(2) : 이 경우는 종결보조사 ‘요’가 아니라, 종결 어미 ‘오’를 써야 한다. 종결어미 ‘오’를 써야 하는 경우인지, 종결보조사 ‘요’를 써야 하는 경우인지 판단하는 방법은 이렇다. 보조사 ‘요’는 ‘요’를 생략해도 온전한 문장으로 완결된다. 그러나 종결 어미 ‘오’는 그렇지 아니하다. 예를 들면, “돈이 없어요./기차가 참 빨리 가지요./잠이 안 오는걸요”에서 ‘요’는 생략할 수 있다. 물론 ‘요’를 생략하면 존대의 뜻이 사라진다.

예) 아기를 태운 상태에서 등받이 각도가 바뀌지 않게 주의하십시요[→오]./이 글에서 잘못된 문장을 가려서 바르게 고치시요[→오].

 

 

 

③ 그녀는 예쁜데다가 귀엽기[마저→까지] 하다.

-보조사의 선택 문제(1) : ‘까지’, ‘마저’, 조차‘는 화자가 기대하지 않았던 극단적인 일을 나타내는 데 쓰인다. 그 중 ‘까지’와 달리 ‘마저’는 이미 어떤 것이 포함되고 그 위에 더함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로서, 하나 남은 마지막임을 나타낸다.

 

 

 

④ 공돈이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우리도 멋진 자동차나마[→나] 한 대 사자.

-보조사의 선택 문제(2) : ‘-나마/이나마’는 어떤 상황이 이루어지거나 어떻다고 말해지기에는 부족한 조건이지만 아쉬운 대로 인정됨을 나타내는 보조사이다. 따라서 “가진 게 없으면 몸이나마 건강해야지.”와 같이 차선의 선택을 나타낼 때 쓰는 것이다. 특히 ‘나마’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거나, 욕심을 부리는 상황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

 

 

 

2. 어미의 올바른 활용

 

1) 형용사를 명령형, 청유형으로 활용한 경우

동사와 달리, 형용사는 명령을 나타내는 ‘-어라/아라’로 활용하지 않는다. 또 청유를 나타내는 ‘-자’로도 활용하지 않는다. 그 이는 의미상 명령이나 청유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오늘은 달이 참 밝아라!”와 같이 ‘밝아라’가 성립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명령이 아니라 감탄의 의미로 쓰인 것이다.

 

 

① 할머니, 그럼 행복하세요. 그리고 늘 건강하세요.

→ 할머니, 그럼 행복하시길 빕니다. 그리고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 할머니, 그럼 행복하게 지내세요. 그리고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② 여러분, 조용합시다.

→ 여러분, 조용히 합시다.

 

 

③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 참되게 살거라, 바르게 살거라, 가르쳐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 ‘참되다’와 ‘바르다’는 형용사이기 때문에, 명령형 어미를 취할 수 없다. 또 바로잡은 문장에서 ‘살거라’를 ‘살아라’에 대응되는 불규칙 활용이 아니라, 규칙 활용으로 본다는 점도 기억해 두자. 제7차 교육과정부터는 ‘거라’를 규칙으로 ‘너라’를 불규칙으로 본다.

 

 

 

2) 형용사를 현재 시제 ‘-는/ㄴ-’으로 활용한 경우

- 형용사는 본질적으로 시간적인 움직임과 무관하므로 과거와 현재의 구분을 나타내는 표현은 불필요하다.

 

 

① 자세히 두고 보니 자기 나이에 걸맞는[→걸맞은] 점잖고 틀거지가 있어 보이는 진중한 청년이니 만만치가 않고 말을 함부로 붙이기가 어려웠다.

* ‘걸맞다’는 형용사이므로 ‘걸맞은’으로 활용한다. 비슷한 예를 몇 개 더 들면 다음과 같다.

 

- 나들이하기에 알맞은 날씨다.[형용사]

- 그는 유려한 서울말과 곰살맞은 행동으로 장모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형용사]

- 맞선 보는 자리에서 생뚱맞은 얘기를 해서 상대를 골탕 먹였다.[형용사]

- 모두에게 다 들어맞는 경제성장 전략은 없다. [동사]

- 총을 설맞은 멧돼지가 사납게 날뛰는 바람에 친구가 크게 다칠 뻔했다.[동사이나 동작의 완료상을 나타내는 것임]

 

 

 

② 채 아무개 사돈과 겯고틀며 실랑이를 한 것만은 아무래도 개운치 않는[→않은] 일이었다.

* ‘않다’가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부정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로 쓰일 때는 보조동사이다. 예) 가지 않다/책을 보지 않다/그는 이유도 묻지 않고 돈을 빌려 주었다./아이가 밥을 먹지 않아서 걱정이다.

* ‘않다’가 앞말이 뜻하는 상태를 부정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로 쓰일 때는 보조형용사이다.

예) 예쁘지 않다/옳지 않다/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여행 가는 것을 포기했다.

 

[주의]

원칙적으로 보조용언의 품사는 본용언의 품사를 따른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싶다’의 경우는 본용언이 동사일지라도 보조 형용사이며, 형용사에 준하는 활용을 한다.

예)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음악적인 수준보다 공동체적인 감성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③ 그녀는 면접관의 질문에 충실(充實)하는[→한] 대답을 하였다.

* ‘충실(充實)하다’는 형용사이고, ‘충실(忠實)하다’도 형용사이나, 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이다. 둘 다 형용사이므로, ‘충실하는’은 적절하지 않다.

예) 그는 충실(充實)한 강의로 수강생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았다.[동사], 그는 왕에게 충실(忠實)한 신하로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다.

 

 

 

3) 용언의 잘못된 활용

 

① 일찍 떠날려고[→떠나려고] 미리 준비를 해 두었다.

- ‘ㄹ’의 잘못된 삽입 문제 : 표준어규정에서 ‘-려고’와 ‘-ㄹ려고’ 중에서 ‘-려고’가 널리 쓰이므로 ‘-려고’를 표준어로 삼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비슷한 예를 몇 개 더 살표 보면 다음과 같다.

- 내일은 일찍 일어날려고[[→일어나려고] 한다./집을 마련할려고[→하려고] 저축을 한다./ 하늘을 보니 곧 비가 쏟아질려고[→쏟아지려고] 할 태세다./차가 막 출발할려고[→출발하려고] 한다./너는 이사 가지 않고 여기서 죽 살으려고[→살려고] 생각했니?/설마 그렇게 좋은 것을 그냥 버릴려고[→버리려고]?/설마 가구가 방보다 클려고[→크려고]?

 

 

 

② 이 약초를 달여 먹으면 병이 씻은 듯이 나[→나아].

- 규칙활용과 불규칙활용 문제 : 한글맞춤법에 모음 'ㅏ, ㅓ'로 끝난 어간에 '- 아/- 어, - 았 -/- 었 -'이 어울릴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가아/가, 나아/나, 타아/타, 서어/서, 켜어/켜, 펴어/펴'로 적는다고 밝히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앞서의 말들은 모두 그 활용형을 '가/나/타'로 적는다. 그러나 '낫다'의 경우는 다른 규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기서는 다음과 같은 용언들은 어미가 바뀔 경우, 그 어간이나 어미가 원칙에 벗어나면 벗어나는 대로 적는다고 밝히고 있다. 어간 끝의 'ㅅ'이 줄어질 적에 '긋다/그어, 낫다/나아, 잇다/이어, 짓다/지어'와 같이 활용하는 것이 그 예이다. 따라서 용언의 어간이 원칙에서 벗어나면 벗어난 형태를 표기에 반영하고, 더 이상의 축약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예) 곧 우리 마을에 큰길이 나./원숭이는 나무를 참 잘 타./우리 집은 호떡을 팔아서 생계를 이어./우리 동생은 아직도 시골에서 농사를 지어.

 

 

 

③ 오늘은 이상하게 낯설은[→낯선] 사람이 알은척을 해서 좀 불편하다.

 

- ‘ㄹ’ 탈락의 문제 : 어간의 끝소리가 ‘ㄹ’인 용언의 경우 ‘ㄴ’ 앞에서 ‘ㄹ’이 탈락한다. 어간의 일부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같은 환경에서 무조건 탈락하기 때문에 규칙 활용으로 간주한다. 비슷한 예를 더 보이면 다음과 같다.

예) 햇볕에 검게 그을은[→그은] 얼굴이 더 매력적이다./성격이 둥글은[→둥근] 사람은 친구도 많다./상처가 아물은[→아문] 곳에서 생살이 돋아났다./해묵은 소나무, 전나무, 오리나무 사이로 저물은[→저문] 햇살이 한결 화사하게 비치고 있다./어버이날에 베풀은[→베푼] 경로잔치에 많은 노인이 참석하였다./날으는[→나는] 새에게 여기 앉아라 저기 앉아라 할 수 없다./유달리 가물은[→가문] 그해 여름은 8월로 접어들어서도 비가 한 방울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