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국어어휘력

고유어의 올바른 사용[제2편]

국어의 시작과 끝 2011. 6. 6. 00:34

 

 

 

(41) 어려운 일을 책임감 있게 끝까지 해내는 모습이 보기에 [미쁘다, 시쁘다].

-미쁘다 : 믿음성이 있다. 예) 여기저기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 도무지 미쁘게 보이지 않는다.

- 시쁘다 : ①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시들하다. 예) 시쁜 웃음/어린 남편을 가진 것이 마음을 시쁘게 하였다. ② 껄렁하여 대수롭지 않다. 예) 그런 시쁜 일에는 끼어들지 않겠어.

 

 

 

(42) 그의 몸무게는 나보다 무려 세 [갑절, 곱절]이나 무겁다.

* '갑절'은 어떤 수나 양을 두 번 합한 만큼이라는 뜻으로 2배의 의미로만 쓰인다. 이에 비해 '곱절'은 어떤 수나 양을 두 번 합한 만큼, 또는 흔히 고유어 수 뒤에 쓰여 일정한 수나 양이 그 수만큼 거듭됨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세 곱절/여러 곱절/영농 방식을 이처럼 개선하면 소득이 몇 곱절 높아지게 됩니다.”처럼 쓰인다. ㄸ라서 ‘세 갑절, 네 갑절’처럼은 쓰지 않습니다.

 

 

(43) 그는 [홑몸, 홀몸]이 아닌 임신부다.

-홀몸 : 배우자나 형제가 없는 사람. ≒단신(單身) 예) 사고로 아내를 잃고 홀몸이 되었다.

-홑몸 : ① 딸린 사람이 없는 혼자의 몸. 예) 그는 교통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고 홑몸이 되었다./나도 처자식이 없는 홑몸이면 그 일에 당장 뛰어들겠다. ② 아이를 배지 아니한 몸. 예) 홑몸이 아니다./홑몸도 아닌데 장시간의 여행은 무리다.

-홑지다 : 복잡하지 아니하고 단순하다. 예) 홑진 세 식구가 불과 하루 사이에 자그마치 20여 명으로 늘어났다.

* '홀'이 명사 앞에 붙어서 파생어를 이루는 말에는, '홀몸/홀시아버지/홀시어머니/홀씨/홀아비/홀알(무정란)' 등이 있다. 또 '홑'이 명사에 붙어서 파생어를 이루는 말에는, '홑겹/홑꽃잎/홑눈/홑단치마/홑닿소리(단자음)/홑몸/홑씨방/홑암술/홑열매/홑옷/홑이불/홑창/홑치마/홑홀소리(단모음)' 등이 있다.

 

 

 

(44) 그는 [옷거리, 옷걸이]에 맵시가 있을 뿐만 아니라, 말주변도 좋았다.

-옷걸이 : 옷을 걸어 두도록 만든 물건. 예) 그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외투를 벗어 옷걸이에 걸었다.

-옷거리:옷을 입은 모양새. 예) 옷거리가 좋다.

 

 

 

(45) 바짓가랑이가 [터져, 튿어져, 뜯어져] 있어 보기 좋지 않다.

-뜯다 : 붙거나 닫힌 것을 떼거나 찢거나 하다. 예) 벽지를 뜯다/편지 봉투를 뜯었다.

-터지다 : 혼솔이나 꿰맨 자리가 뜯어져 갈라지다. 예)그물이 터지다

 

 

 

(46) 야, 사내자식이 어찌 그리 [쩨쩨, 째째]하냐. [쪼잔하게, 짜잘하게] [꼼수, 꽁수] 좀 쓰지 마라.

-쩨쩨하다 : ① 너무 적거나 하찮아서 시시하고 신통치 않다. 예)우리네는 매 사냥은 갑갑하고 쩨쩨해서 흥이 안 나네. ② 사람이 잘고 인색하다. 예) 너무 쩨쩨하게 굴지 마라./

- 쫀쫀하다 : ① 피륙의 발 따위가 잘고 곱다. 예) 쫀쫀하게 짜다/이 여학생은 뜨개질을 쫀쫀하게 잘한다. ② 소갈머리가 좁고, 인색하며 치사하다. 예) 쫀쫀한 사람/그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식사 때 돈이라곤 내 본 적이 없는 쫀쫀한 남자다. ③ 행동 따위가 잘고 빈틈이 없다. 예) 저런 그런 쫀쫀한 글을 썼다는 건 암만해도 좀 미심쩍었다.

- 쪼잔하다 : (속되게) 마음 쓰는 폭이 좁다. 예) 쪼잔하고 갑갑한 사람/돈 몇 푼이 아까워서 벌벌 떠는 그를 주위에서 쪼잔한 남자라고 비웃었다.

- 자잘하다 : 여러 가지 물건이나 일, 또는 여러 생각이나 행동 따위가 다 작고 소소하다. 예) 일상사의 자잘한 이야기/요즘은 집안의 자잘한 일로 바쁘다.

- 꼼수 : 쩨쩨한 수단이나 방법. 예) 꼼수를 쓰다

- 꽁수 : 연의 방구멍 밑의 부분.

 

 

 

(47) 교통사고로 차가 [밀려, 막혀] 제시간에 약속 장소에 도착하지 못했다.

* ‘막히다’는 ‘막다’의 피동사로 길·통로 등이 통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밀리다’는 어떤 이유로 뒤처지게 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교통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때 “차가 어찌나 밀리는지 목적지에 가기도 전에 지쳤다”, “도로가 너무 막혀 차들이 꿈쩍도 안 한다”와 같이 표현해야 무리가 없다.

 

 

 

(48) 아이들 [등살, 등쌀]에 못 이겨 놀이동산에 다녀왔다. 그런데 태풍으로 [뿌리채, 뿌리째] 뽑힌 나무들이 방치되어 있어 저절로 [눈쌀, 눈살]이 찌푸려졌다.

 

* ‘등쌀’이 맞다. ‘등살’이라고 하면 ‘등에 있는 근육’을 의미하게 된다. ‘뿌리째’가 맞다. ‘-째’는 ‘그대로’ 또는 ‘전부’의 뜻을 나타낸다. 통째, 껍질째, 송두리째 등도 같은 사례다. ‘눈살’이 맞다. ‘눈살’은 ‘두 눈썹 사이에 잡히는 주름’을 뜻한다.

 

 

 

(49) 지난해 사랑하는 딸을 [여의고, 여위고], 올해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다, 잊었다]. 슬픈 광릉 땅에 두 무덤 마주보고 있구나.

-여위다 : ① 몸의 살이 빠져 파리하게 되다. 예) 여윈 손/오래 앓아서인지 얼굴은 홀쭉하게 여위고 두 눈만 퀭하였다. ② 살림살이가 매우 가난하고 구차하게 되다. ③ 빛이나 소리 따위가 점점 작아지거나 어렴풋해지다. 예) 푸른빛이 가지가지마다 철철 흐르는 듯하던 녹음도 이제는 쌀쌀한 바람을 맞아 빛이 여위고 몸이 마르게 되었다. ④ (비유적으로) 땅이나 강 따위가 부피가 줄어들고 메말라지다. 예)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줄기도 차차 여위어 가고 온 산은 뜨거운 물속에 갓 삶은 게의 껍질처럼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여의다 : ① 부모나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서 이별하다. 예) 그는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고아로 자랐다. ② 딸을 시집보내다. 예) 막내딸을 여의다.

- 잃다 : 가까운 사람이 죽어서 그와 이별하다. 예) 병으로 조강지처(糟糠之妻)를 잃다.

 

 

 

 

(50) 천만다행으로 태풍이 우리나라를 [비껴갔다, 비켜 갔다].

* '비키다'는 사람이나 동물이 가는 방향에 있는 어떤 것을 피해서 지나가거나 옮겨 가는 것을 뜻한다. 또 '비끼다'는 어떤 것에 대해 비스듬하게 또는 정확한 방향이 아닌 조금 옆으로 벗어난 방향으로 지나가는 것을 뜻한다.

 

 

 

(51) 살고 싶어서 사는 것이 아니라, 목숨이 붙어 있으니까 마지못해 [그저, 거저] 살아갈 뿐인 것이다.

- 거저 : ① 아무런 노력이나 대가 없이. 예) 그는 힘들여 만든 물건을 돈도 안 내고 거저 가지려 했다./내가 읽던 책을 거저 줄 테니, 넌 공부나 열심히 해라./그런 고물시계는 거저 줘도 싫다./남의 물건을 거저 가지려 해서야 쓰나. ②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빈손으로. 예)아기 돌잔치에 거저 갈 수야 없는 일이지./그녀는 할머니 집에 갈 때는 거저 가지 않는다./사람은 세상에 거저 왔다가 거저 간다.

- 그저 : ① 변함없이 이제까지. 예)비가 그저 내리고 있다. ② 다른 일은 하지 않고 그냥. 예) 그는 그저 웃기만 했다. ③ 어쨌든지 무조건. 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④ 특별한 목적이나 이유 없이. 예) 그저 한번 해 본 말이다.

 

 

 

(52) 김 씨는 술자리를 [갖은, 가진] 핑계로 피하였다.

-갖은 : [관형사] 골고루 다 갖춘. 또는 여러 가지의. 예)갖은 고생, 갖은 수단, 갖은 양념을 넣어 만든 음식

* ‘골고루 다 갖춘’의 의미를 나타내는 말로 ‘가진’을 쓰는 경우가 있으나 ‘갖은’만 표준어로 삼는다.

* ‘가진 것이 적다’에서 ‘가진’은 동사 ‘가지다’의 관형형이다.

 

 

 

(53) 미역국 [가닥, 가락] 속에 자잘한 석화 알맹이들이 수북하게 얹히어 있었다.

-가닥 : ① 한군데서 갈려 나온 낱낱의 줄. 예)가닥이 지다/가닥을 나누다 ② 빛이나 물 따위의 줄기. ③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한군데서 갈려 나온 낱낱의 줄이나 줄기 따위를 세는 단위. 예) 두 가닥으로 땋은 머리/창을 열자 수많은 가닥의 햇살이 쏟아졌다. 4 . (‘한 가닥’ 구성으로 쓰여) 아주 약간. 예) 한 가닥의 희망

-가락 ① 물레로 실을 자을 때 실이 감기는 쇠꼬챙이. [비슷한 말] 가락꼬치ㆍ씨앗가락ㆍ전정자. ② 실을 자을 때 쇠꼬챙이에 감긴 실몽당이. ③가늘고 길게 토막이 난 물건의 낱개. 예) 가락이 굵다./가락이 길다. ④(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가늘고 길게 토막이 난 물건을 세는 단위. 예) 엿 한 가락/잔칫집에 가서 국수 한 가락 못 얻어먹고 돌아왔다.

 

 

 

(54) 그 행사는 겉만 요란했지 [알맹이, 알갱이]는 별로 없었다.

- 알맹이 : ① 물건의 껍데기나 껍질을 벗기고 남은 속 부분. 예) 껍질은 버리고 알맹이만 홀랑 먹었다. ② 사물의 핵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 예) 알맹이가 빠진 말

- 알갱이 : ① 열매나 곡식 따위의 낟알. 예) 뇌는 부드러운 치즈와 같으며, 외형적인 모양으로 보면 큰 호두 알갱이 같이 생겼다. ② 작고 동그랗고 단단한 물질. 예) 보석 알갱이 ③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열매나 곡식 따위의 낟알을 세는 단위. 예)밥알 한 알갱이/콩자반 여남은 알갱이

 

 

 

(55) 나이 서른이면 [한창, 한참] 일할 때다.

-한참 : 시간이 상당히 지나는 동안.

-한창 : ① 어떤 일이 가장 활기 있고 왕성하게 일어나는 때. 또는 어떤 상태가 가장 무르익은 때. ② 어떤 일이 가장 활기 있고 왕성하게 일어나는 모양. 또는 어떤 상태가 가장 무르익은 모양.

 

 

 

(56) [몹쓸, 못 쓸] 고양이가 생선을 다 먹어 버렸다.

-몹쓸 : 악독하고 고약한. 예)몹쓸 것/몹쓸 곳/몹쓸 놈/몹쓸 말/몹쓸 병/몹쓸 사람/그런 몹쓸 짓 하지 마라./그런 몹쓸 버릇은 버려라.

 

 

 

(57) 그 지역에는 후보자가 오래 전부터 [두터운, 두꺼운] 교분(交分)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다시 말하면 지지층이 상당히 [두껍다, 두텁다].

-두텁다 : 신의, 믿음, 관계, 인정 따위가 굳고 깊다. ≒도탑다. 예) 두터운 은혜/친분이 두텁다/정이 두텁다/신앙이 두텁다

-두껍다 : ① 두께가 보통의 정도보다 크다. 예) 빵을 너무 두껍게 잘랐다. ② 층을 이루는 사물의 높이나 집단의 규모가 보통의 정도보다 크다. 예) 고객층이 두껍다 ③ 어둠이나 안개, 그늘 따위가 짙다. 예) 안개가 두껍게 깔렸다.

 

 

 

(58) 춥지 않은 소한(小寒) 없고 [푹하지, 푹푹하지] 않은 대한(大寒) 없다지만, 어제가 대한이라고 땜을 하는 건지 새벽 강바람이 칼날 같았다.

-푹푹하다 : 종이나 피륙 따위가 두툼하고 해지기 쉽게 여리다.

-푹하다 : 겨울 날씨가 퍽 따뜻하다.

 

 

 

(59) 지게가 넘어지지 않도록 작대기를 [받쳐, 받혀, 바쳐] 놓았다.

* ‘받치다’와 ‘받히다’는 서로 뜻을 구별해서 써야 하는 말이다. 먼저 ‘받치다’는 '받다'에 강세를 나타내는 접미사 ‘-치-’가 결합한 말이다. 다음 ‘받히다’는 ‘받다’에 피동접미사 ‘-히-’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피동사다.

‘받치다’에는 ‘우산이나 양산 등을 펴 들다’, ‘밑에서 괴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예) 우산을 받치다./그릇을 받쳐 들다./두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누워 있다.

반면에 '받히다'에는 '머리나 뿔 따위로 세차게 부딪히다', '머리나 뿔 따위에 받음을 당하다'의 의미가 있습니다. 예)자동차에 받히다./소뿔에 받혀 다쳤다.

한편 ‘바치다’는 위에 든 ‘받다’와는 상관이 없는 별개의 단어다. ‘바치다’는 ‘신이나 웃어른에게 정중하게 드리다’, ‘무엇을 위하여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놓거나 쓴다’는 의미의 말로 쓴다. 예) 신에게 제물을 바쳐 우리 부락의 안녕을 빌었다./나라와 겨레를 위하여 목숨을 바쳤다.

 

 

 

(60) 이 고장에는 새가 [깃들일, 깃들] 나무가 없다.

-깃들다 : ① 아늑하게 서려 들다. 예) 거리에는 어느새 황혼이 깃들었다. ② 감정, 생각, 노력 따위가 어리거나 스며 있다. 예) 건전한 정신은 건전한 육체에 깃든다./올올이 짠 스웨터에는 어머니의 정성이 깃들었다.

-깃들이다 : ① 짐승이 보금자리를 만들어 그 속에 들어 살다. 예) 까마귀가 버드나무에 깃들였다. ② 사람이나 건물 따위가 어디에 살거나 그곳에 자리 잡다. 예) 이 마을에는 김씨 성의 사람들만 몇 대째 깃들여 산다.

 

 

 

(61) 나는 버스로 여행하는 것보다 기차로 여행하는 것이 더 마음에 [당긴다, 댕긴다].

- 댕기다 : 불이 옮아 붙다. 또는 그렇게 하다. 예)그의 마음에 불이 댕겼다./바싹 마른 나무가 불이 잘 댕긴다./담배에 불을 댕기다/그의 초라한 모습이 내 호기심에 불을 댕겼다.

- 당기다 : ① 좋아하는 마음이 일어나 저절로 끌리다. 예) 마음이 당기다나는 그 얘기를 듣고 호기심이 당겼다. ② 입맛이 돋우어지다. 예) 식욕이 당기다

 

 

 

(62) 그 가게의 문은 [널빤지, 널빈지]로 엉성하게 짜 만든 [널빤지, 널빈지]라서 도둑이 들기 안성맞춤이다.

-널빈지 : 한 짝씩 끼웠다 떼었다 할 수 있게 만든 문. ≒빈지 예) 가게의 널빈지를 미닫이문으로 바꿨다.

-널빤지 : 판판하고 넓게 켠 나뭇조각. 예) 널빤지로 엉성하게 만든 부엌문/널빤지로 궤짝을 짜다/사범이 널빤지 다섯 장을 겹쳐 놓고 격파하였다.

 

 

 

(63) 길을 떠나기 위해 [보시기, 보자기] 하나를 펴서 물건을 쌌다.

- 보시기 : ① 김치나 깍두기 따위를 담는 반찬 그릇의 하나. 모양은 사발 같으나 높이가 낮고 크기가 작다. 예) 김치 보시기/보시기에 깍두기를 담다. ②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김치나 깍두기를 보시기에 담아 그 분량을 세는 단위. 예) 나박김치 한 보시기.

-보자기 : 물건을 싸서 들고 다닐 수 있도록 네모지게 만든 작은 천. 예) 보자기로 물건을 싸다/보자기를 풀어 보다.

 

 

 

(64) 다음 주 초부터 전국에 눈보라를 동반한 [강추위(强-), 강추위]가 몰아닥칠 것으로 보인다.

- 강추위(강(强--) : 눈이 오고 매운바람이 부는 심한 추위.

- 강추위 : 눈도 오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으면서 몹시 매운 추위.

* 우리말 접두사 ‘강-’에는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그것만으로 된’이라는 뜻이 있다. ‘강바람, 강술, 강굴, 강조밥, 강풀’ 등으로 쓰인다. 흔히 ‘깡술’이라고 잘못 말하는 ‘강술’은 안주 없이 마시는 술이다. ‘강조밥’은 좁쌀만으로 지은 밥, ‘강풀’은 물에 개지 않은 풀이다. ‘꽁보리밥’도 ‘강보리밥’이 변한 말이다. 그런데 언론에서 ‘강-’을 ‘강(强)-’으로 해석하여 눈보라가 몰아치는 추위를 ‘강추위’라 했고, 언어대중들도 그렇게 받아들임에 따라 최근 사전이 두 말을 구분하여 올렸다. 눈이 오거나 바람이 불거나 관계없이 매우 심한 추위라는 뜻의 ‘맹(猛)추위’라 한다. 두 ‘강추위’의 뜻을 아우르는 말이다.

 

 

 

(65)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비행기 [값, ]이 얼마인가?

-‘값’은 사고파는 물건에 매겨진 액수다. ‘물건 값을 깎다.’ 물건을 사고팔 때 주고받는 돈이기도 하다. ‘과일을 사고 값을 치렀다.’ 이와 달리 ‘삯’은 일에 대한 품값으로 주는 돈이나 물건을 가리킨다. ‘삯을 받고 일하다.’ 그리고 물건, 시설을 이용하고 주는 돈이다. ‘뱃삯, 찻삯.’ ‘삯을 내다’는 삯을 주어 일을 시킨다는 말이다.

 

 

 

(66) 일은 걷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치닫고, 치달고] 있었다.

- 치닫다 : ① 위쪽으로 달리다. 또는 위쪽으로 달려 올라가다. 예) 그는 산 위로 치닫기 시작했다. ② 힘차고 빠르게 나아가다. 예) 정국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아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결승점을 향해 치닫다. ③ 생각, 감정 따위가 치밀어 오르다. 예) 나는 머리끝까지 치닫는 분노를 참았다.

* ‘치-’가 ‘위로 향하게’ 또는 ‘위로 올려’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로 쓰인 예로는 ‘치뜨다, 치닫다, 치받다, 치솟다, 치읽다.’ 등이 있다.

* ‘치닫다‘의 의미로 ‘치달다‘를 쓰는 경우가 있으나 ‘치닫다‘만 표준어로 삼는다.

 

 

 

(67) 김 선생님은 영어를 [매우, 너무] 잘 하신다.

-너무 :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 예) 너무 위험하다./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 ‘너무’는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는 뜻이다. 좋지 않은 일과 어울린다. 그런데 요즘에는 ‘너무’를 ‘매우, 무척, 아주’ 등의 뜻으로도 쓰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너무 좋다’, ‘너무 맛있다’, ‘너무 기쁘다’ 등이 그렇다. 하지만 ‘너무 기쁘다’고 하면,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 기쁘다’가 되는데, 실은 ‘매우 기쁘다’는 뜻이니 표현과 의도가 어긋난다.

 

 

 

(68) 철사가 너무 [얇아서, 가늘어서] 좀 더 굵은 것으로 교체하도록 했다.

-얇다 : 두께가 두껍지 아니하다. 예) 옷이 얇다/고기를 얇게 저미다/날이 풀리면서 빙판이 얇아져서 썰매를 탈 수 없다.

-가늘다 : 긴 물체의 굵기나 너비가 보통에 미치지 못하고 얇거나 좁다. 예) 실이 머리칼보다도 가늘다./허리가 개미처럼 가늘어서 무슨 힘을 쓰겠어./가는 빗줄기가 종일 내린다./아기가 가늘게 눈을 뜨고 곤한 잠에서 깨어난다.

*얇은 것의 반대는 두꺼운 것이고, 가는 것의 반대는 굵은 것이다.

 

 

 

(69) 풀잎마다 맺힌 이슬방울이 [햇빛, 햇볕]에 반사되어 반짝이고 있었다.

* ‘햇볕’은 해가 내리쬐는 뜨거운 기운을 뜻하는 말로, ‘따사로운 햇볕/햇볕에 그을리다/햇볕을 받다/햇볕을 쬐다/햇볕이 쨍쨍 내리쬔다.’와 같이 쓰인다. 이와 달리 ‘햇빛’은 ‘해의 빛’을 뜻하는 말로, ‘햇빛이 비치다/햇빛을 가리다’와 같이 쓰인다.

 

 

 

(70) 내가 기억하기로는 김병종의 <화첩기행>이 나온 것이 그 [어름, 얼음, 으름]이다

-어름 : ① 두 사물의 끝이 맞닿은 자리. 예) 눈두덩과 광대뼈 어름에 시커먼 멍이 들었다. / 바닷물과 갯벌이 맞물려 있는 어름에 그물이 설치되어 ② 시간이나 장소나 사건 따위의 일정한 테두리 안. 또는 그 가까이. 예) 오후 세 시 어름은 좀 어중간한 시간이었다.

- 어름 : 남사당놀이의 넷째 놀이. 줄타기 재주이다. ≒무환ㆍ새미놀이.

-어림없다 : 도저히 될 가망이 없다. 예) 그는 수첩에 적혀 있는 숙모의 주소로 집을 찾기란 어림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으름 : 으름덩굴의 열매. ≒연복자ㆍ임하부인.

 

 

(71) 봄에 기르는 상추는 [금세, 금새] 자란다. 그런데 과감하게 [솎아, 섞어] 주어야 한다. 너무 [배면, 베면] 서로 경쟁을 하여 자라는 게 시원찮다.

- 금세 : 지금 바로. ‘금시에’의 준말. 예)소문이 금세 퍼졌다./약을 먹은 효과가 금세 나타났다

-솎다 : 촘촘히 있는 것을 군데군데 골라 뽑아 성기게 하다. 예) 상추를 솎다/머리숱이 많아서 자를 때마다 적당히 솎아 내야만 한다./밭에서 솎은 고추를 광주리에 이고 자명은 뒤뜰로 돌아 들어갔다.

-배다 : 물건의 사이가 비좁거나 촘촘하다. 예) 그물코가 배다/모를 배게 심다/물건이 창고에 배게 들어찼다.

 

 

 

(72) 복지과에 [딸린, 달린] 직원의 실력이 [달리는, 딸리는] 것은 아니지만, 인원이 적어서 일손이 많이 [달리는, 딸리는] 편이다.

- 달리다 : 재물이나 기술, 힘 따위가 모자라다. 예) 일손이 달리다/다른 사람들에 비해 실력이 달린다./기운이 달려 일을 더 이상 못하겠다./이곳 물자가 달리니 원조를 부탁합니다.

- 딸리다 : ① 어떤 것에 매이거나 붙어 있다. 예) 그 집에는 비교적 넓은 앞마당이 딸려 있다./자식 딸린 부부가 이혼을 생각하다니 걱정이다. ② 어떤 부서나 종류에 속하다. 예)염소는 솟과[솟科]에 딸린 짐승이다.

 

 

 

(73) 객지에서 배 [곯고, 골고] 있을 아들 생각에, 어머니는 거의 [곯은, 골은] 달걀 하나로 [주린, 줄인] 배를 채우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 주리다 : ① (주로 ‘배’를 목적어로 하여) 제대로 먹지 못하여 배를 곯다. 예) 그 먹는 품으로 보아 몹시 배를 주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자장면으로 주린 배를 허겁지겁 채웠다. ②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여 몹시 아쉬워하다. 예) 모성애에 주린 그는 외손자를 친손자같이 귀애하게 되었다./아빠 정에 주렸던 그 아이는 아빠에게서 쉽게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 ‘주리다’와 ‘줄이다’는 구별해서 적어야 한다. 배를 곯는 경우에는 ‘주리다’를 쓰고 비용을 줄게 하는 경우에는 ‘줄이다’를 쓴다.

- 골다 : 잠잘 때 거친 숨결이 콧구멍을 울려 드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다. 예)코를 고는 소리.

- 곯다 : (‘배’를 목적어로 하여) 양(量)에 아주 모자라게 먹거나 굶다. 예) 배 곯지 말고 밥을 잘 챙겨 먹어라.

- 곯다 : 속이 물크러져 상하다. 예) 달걀 곯은 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