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법강의

사동 표현에 대하여

국어의 시작과 끝 2011. 5. 24. 01:44

 

사동(使動) 표현

 

 

문장은 주어가 동작이나 행위를 직접 하느냐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하도록 하느냐에 따라, 주동문과 사동문으로 나뉜다. 주어가 동작을 직접 하는 것을 주동(主動)이라 하고, 주어가 남에게 동작으로 하도록 시키는 것을 사동(使動)이라 한다.

 

 

(1) 파생적 사동문(= 긴 사동, 단형 사동)

 

주동사인 자동사, 타동사 또는 형용사 어간에 사동 접미사 ‘이, 히, 리, 기, 우, 구, 추’가 삽입되어 실현된다. ‘이, 히, 리,기’는 피동 접미사와 형태가 같다. 그러나 사동동사는 타동사뿐만 아니라, 자동사와 형용사에서도 파생된다는 점이 다르다. 물론 모든 사동사는 타동사에 속한다. 따라서 당연히 사동사는 목적어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것이며, 이 점은 피동사가 자동사에 속해 목적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과 대비된다.

 

 

㉠ 집안 살림을 어린 딸에게 맡기다./엄마가 아이에게 옷을 입혔다./ 

㉡ 설탕을 녹여 엿처럼 만들다./눈덩이를 굴려서 눈사람을 만들었다.

㉢ 민간단체들이 정부의 시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범죄를 없애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노력해야 한다.

 

 

㉠은 주동으로는 ‘맡다’, ‘입다’의 타동사로부터 파생된 사동동사의 예이다. ㉡은 주동으로는 ‘녹다’, ‘구르다’의 자동사로부터 파생된 사동동사이다. ㉢은 형용사 ‘높다’에 사동 접미사 ‘이’가 삽입되어 사동 동사로 파생된 경우와 형용사 ‘없다’에 특이하게 사동접미사 ‘애’가 삽입되어 사동 동사로 파생된 경우이다. ‘애’ 역시 사동 접미사이며, ‘이+우’도 사동 접미사로 쓰이는 경우가 있다. ‘자다→재우다’, ‘서다→세우다’가 그런 예이다.

 

 

파생 접미사를 활용한 파생 사동동사의 예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사동

접미사

보 기

자동사 →사동사

타동사 →사동사

형용사 →사동사

-이-

녹이다, 죽이다, 속이다, 줄이다, 끓이다, 썩이다, 기울이다, 졸이다

보이다, 먹이다, 보이다, 쓰이다

높이다, 눅이다

-히-

앉히다, 눕히다, 삭히다, 썩히다, 익히다, 굳히다

입히다, 잡히다, 읽히다, 업히다

좁히다, 밝히다, 넓히다, 더럽히다, 굽히다, 괴롭히다

-리-

날리다, 살리다, 돌리다, 울리다, 얼리다, 놀리다, 굴리다, 부풀리다, 되돌리다

들리다, 물리다, 들리다(聞), 알리다

 

-기-

웃기다, 남기다, 숨기다, 넘기다, 옮기다, 굶기다

감기다, 안기다, 뜯기다, 벗기다, 맡기다, 신기다,

 

-우-

비우다, 깨우다, 세우다, 재우다

지우다, 채우다

키우다(이+우)

-구-

솟구치다, 달구다, 돋구다

 

 

-추-

맞추다,

들추다

늦추다, 낮추다, 곧추다

 

 

 

(2) 통사적 사동문(=긴 사동, 장형 사동)

 

모든 용언이 사동 접미사를 활용하여 사동동사로 파생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문장은 피동 접미사를 취하는 방식으로 피동문으로 만들 수 없다.

 

 

㉠ 정부 정책 때문에 전국의 땅값이 엄청나게 뛰었다. 

㉡ 그녀의 눈물에 내 마음이 매우 아팠다.

 

 

 

㉠의 경우는 “정부 정책이 전국의 땅값을 엄청나게 뛰게 하였다.” 정도로, ㉡은 “그녀의 눈물이 내 마음을 매우 아프게 하였다.” 정도로 바꿈으로서 사동문으로 만들 수 있다. 이처럼 ‘-게 하다’를 통해 만들어진 사동의 문장을 통사적 사동문이라 한다. 또 아직 논의가 분분하지만, ‘교육시키다/등록시키다/복직시키다/오염시키다/이해시키다/입원시키다/진정시키다/집합시키다/취소시키다/화해시키다.’의 ‘시키다’를 서술성을 가지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사동의 뜻을 더하고 동사를 만드는 접미사로 보기도 한다.

 

 

 

③ 사동문의 의미 해석

사동문의 경우 파생적 사동문과 통사적 사동문이 둘 다 가능한 경우가 많다. 다음과 같은 예가 그러한데, 이 경우 둘이 같은 의미인가가 문제가 된다.

 

 

㉠ 할머니가 손자에게 옷을 때때옷을 입혔다.

㉡ 할머니가 손자에게 옷을 때때옷을 입게 했다.

 

 

㉠과 ㉡은 둘 다 주어가 어떤 동작을 다른 사람에게 시켜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과 달리, ㉠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즉 손자가 스스로 입도록 시키기만 했다고 볼 수도 있고, 할머니가 직접 입혔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은 전자로만 해석이 가능하다.

 

 

각시투구꽃-산나물로 착각하고 먹으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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