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법강의

시제, 상, 서법에 대하여

국어의 시작과 끝 2011. 5. 23. 21:15

 

시간 표현

 

-국어의 시간 표현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가 이루어지 않은 실정이다. 학교문법에서는 시제(tense)를 과거시제, 현재 시제, 미래 시제로 삼분한다. 그러나 과거시제(過去時制)와 비과거시제(非過去時制)로 양분하는 견해도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또 시제(時制) 범주(範疇)는 서법(서법(敍法, mood) 범주와 상(相, aspect) 범주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우선 세 범주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고, 시제에 대해 논하되, 여기서는 학교 문법의 체계에 따라 설명하도록 하겠다.

 

 

① 시제, 서법, 상

먼저 시제(時制)란 일차적으로 화자가 발화시를 기준으로 삼아 앞뒤의 시간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 우리는 어제 그 영화를 보았다. 

㉡ 지금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야구를 한다.

㉢ 내일 오후에 다시 전화하겠습니다.

 

 

㉠은 사건이 발화시보다 먼저 일어난 경우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니 과거 시제라 한다. ㉡은 사건이 발화시와 일치하고 있는 것이니 현재 시제라 한다. ㉢은 사건이 발회시보다 나중에 일어날 것이니 미래시제라 한다. 결국 시제란 시간 개념이 문범 범주화한 것이다.

 

 

다음 서법(敍法)이란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진술내용에 대해 취하는 심적 태도의 차이를 나타내는 문법 범주이다.

 

 

㉠ 서울은 지금 몹시 춥겠다. 

㉡ 전과는 달라. 이번에는 우리 팀이 지겠더라.

㉢ 지금쯤은 집에 도착했으리라.

 

 

㉠의 경우 미래를 나타내는 선어말어미 ‘겠’이 쓰이고 있다. 미래 시제로 설명할 수 있지만, ‘지금’이라는 부사가 있어 현재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의 ‘겠’은 서법상으로 추측이라는 화자의 심적 상태를 표현한 보아야 한다. ㉡의 경우 회상을 나타내는 선어말어미 ‘더’가 쓰이고 있다. 형태상으로는 과거 시제라 할 수 있지만, 팀이 지는 것은 미래의 일이다. 이 경우 ‘더’는 ‘내가 깨달은 사실인데’ 정도의 심적 상태를 표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의 경우 ‘도착하+았+으리+라’로 분석된다. 이때 ‘으리’는 시제 표현이 아니고, 서법상 추측의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결국 서법이란 화자의 사태에 대한 앎이 문범 범주화한 것이다.

 

 

상(相) 특히 동작상(動作相)은 발화시를 기준으로 동작이 일어나는 모습을 나타내는 문법 범주이다. 다음과 같이 시제와 결합되어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 완료상

 

예) 지연이는 소파에 앉아 있다.(현재 완료상) / 앉아 있었다(과거 완료상) / 앉아 있겠다(미래 완료상)

 

㉡ 진행상

예) 지연이는 떡을 먹고 있다.(현재 진행상) / 있었다(과거 진행상) / 있겠다(미래 진행상)

 

 

그런데 동작상은 보조 용언 연결어미 등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영이는 밥을 다 먹어 버렸다.(완료상)/그는 이미 자고 있었다.(진행상)/그녀는 밥을 다 먹고서 집을 나섰다.(완료상)/운동장에서 많은 학생들이 놀고 있다.(진행상)/영이는 밥을 다 먹어 간다.(진행상)/그녀는 얼굴에 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하였다.(진행상)

 

 

동작상 표현은 동작이 일어나는 양상을 표현한 것이다. 이는 크게 완료상과 미완료상으로 나뉘고, 후자는 다시 진행상과 예정상으로 나뉠 수 있다. ‘-어 버리다(보조 용언) ; -고서(연결 어미)’는 완료상을 나타내고, ‘-고 있다, -어 가다(보조 용언) ; -으면서(연결 어미)’는 진행상과 관련된다. 이렇게 볼 때 동작상은 때로 연결 어미를 통하여 이루어지기도 하나 주로 보조 용언을 통하여 구현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예정상(전망상)은 ‘-게 되다, -게 하다, -려고, -고자, -러’로 실현되어 동작이 예정되어 있음을 표시하지만 학교 문법에서는 도입하지 않는다. 결국 시제란 양상(樣相) 개념이 문범 범주화한 것이다.

 

 

 

② 절대 시제와 과거시제

 

국어의 시제는 관형사형 어미에 의해서도 실현된다. 보통 ‘-는’은 현재를 나타내고, ‘-은/-ㄴ’은 과거를 나타낸다.

 

 

㉠ 아까 내가 먹은 우유는 유통 기한을 넘긴 것이었는데.

㉡ 지금 읽는 책이 재미있니?

㉢ 그렇게 예쁘던 영희가 이렇게 변하다니.

㉣ 어제 처음으로 뻐꾸기가 우는 소리를 들었다. 

㉥ 학교를 벗어나니 기분이 좀 풀렸다.  

 

 

㉠은 ‘은’을 통해 과거 시제를, ㉡은 ‘는’을 현재 시제를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은 동사가 아니라 형용사라서 사정이 다르다. 형용사의 경우는 과거를 나타내 줄 어미로, ‘-던’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의 경우 ‘우는’은 형태상으로는 현재이지만, 의미상으로는 과거임이 분명하다. 이를 두고 발화시를 기준으로 하는 절대 시제로는 과거라라 하고, ‘들었다’라는 사건시를 기준으로 하는 상대 시제로는 현재라고 한다. 이렇듯 상대 시제라는 개념은 관형사형 이미를 통해 실현된 시제를 설명하는데 유용하다. ㉥의 경우도 그렇다 ‘벗어나니’는 절대 시제로는 과거이지만, 상대 시제로는 현재라고 설명하면, 시제 체제를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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