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부적, 부썩, 부석
- 이들 단어는 한글맞춤법 제5항 된소리 규정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1절 된소리
제5항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는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는다.
1. 두 모음 사이에서 나는 된소리
소쩍새 어깨 오빠 으뜸 아끼다
기쁘다 깨끗하다 어떠하다 해쓱하다 가끔
거꾸로 부썩 어찌 이따금
2. ‘ㄴ, ㄹ, ㅁ, ㅇ’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
산뜻하다 잔뜩 살짝 훨씬 담뿍
움찔 몽땅 엉뚱하다
다만, ‘ㄱ, ㅂ’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는,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경우가 아니면 된소리로 적지 아니한다.
국수 깍두기 딱지 색시 싹둑(~싹둑)
법석 갑자기 몹시
① “두 모음 사이에서 나는 된소리”와 관련해서 주의할 점은, 복합어의 경우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즉, ‘목구멍’을 ‘모꾸멍’으로, ‘입버릇’을 ‘이뻐릇’으로 적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한 단어 안’에서라는 규정의 전제에 복합어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론문법이나 학교문법에서 복합어를 한 단어로 본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단어 안에서’라는 규정은 조금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재개정 때 이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② “ ’ㄴ, ㄹ, ㅁ, ㅇ’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라는 규정은 유성자음이 앞 음절의 끝소리로 올 경우와 관련된 것입니다. 유성자음은 뒤의 예사소리를 반드시 된소리로 나게 하지 않으므로, 된소리가 출현하면 그대로 표기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③ “다만- ”의 규정은 ‘ㄱ,ㅂ’ 받침 뒤에서는 반드시 된소리가 나기 때문에, 다시 말하여 ‘국수’나 ‘깍두기’라고 적어도 자연히 ‘ㄱ,ㅂ’ 뒤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발음되기 때문에, 굳이 된소리로 적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반영한 조항입니다.
자, 그러면 다음 중 옳지 않는 문장은 어느 것일까요?
① 흙덩이가 발아래에서 부석 내려앉았다.
② 한동안 풀숲들이 모질게 부석대더니….
③ 갑자기 등 뒤에서 부썩 소리가 났다.
④ 아이들이 낙엽을 부썩거리자 새들이 놀라서 날아가 버렸다.
⑤ 못 본 사이에 아이는 부쩍 자라 있었다.
⑥ 약속한 날짜가 부적 다가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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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을 제외하고는 다 맞습니다. ‘부쩍’이 옳습니다. 의문은 ‘부석’일 것입니다. ‘부석’은 ‘마른 물건이 가볍게 부스러지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것을 조금 센 느낌으로 표현하면 ‘부썩’이 됩니다. 이로부터 ‘부쩍’의 조금 약한 느낌의 표현이 ‘부적’이라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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