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

정지용 오월 소식 전문 상세 해설

국어의 시작과 끝 2011. 3. 21. 05:46

 

 

 

<오월 소식>

정지용

 

오동나무 꽃으로 불 밝힌 이곳 첫여름이 그립지 아니한가?

어린 나그네 꿈이 시시로 파랑새가 되어 오리니.

나무 밑으로 가나 책상 턱에 이마를 고일 때나.

네가 남기고 간 기억만이 소곤소곤거리는구나.

 

모처럼만에 날아온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울렁거리어

가여운 글자마다 머언 황해가 남실거리나니.

 

……나는 갈매기 같은 종선을 한창 치달리고 있다 ……

 

쾌활한 오월 넥타이가 내처 난데없는 순풍이 되어,

하늘과 딱 닿은 푸른 물결 위에 솟은

외따른 섬 로맨틱를 찾아갈 가나.

 

일본말과 아리비아 글씨를 가르치러 간

조그만 이 페스탈로치야, 꾀꼬리 같은 선생님이야.

날마다 밤마다 섬 둘레가 근심스런 풍랑에 씹히는가 하노니,

은은히 밀려오는 듯 머얼리 우는 오르간 소리……‥‥

 

 

*본문은 <조선지광>과 <정지용시집>을 토대로 가능한 한 현대 국어 맞춤법에 맞게 고친 것입니다.

 

 

 

12793

 

 

 

<해설>

 

우선 제목 ‘오월 소식’은 지시적 의미로는 오월에 온 편지 정도의 뜻입니다. 함축적 의미로는 ‘오월’이 청춘 남녀가 연애하기 좋은 계절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꽃 피고 새 노래하는 아름다운 계절에 어울리는 사랑의 편지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시적 화자가 받은 편지를 의미할 수도 있고, 그 편지를 받고 쓰는 답신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정황으로 보면 전자의 의미가 강해 보입니다.

 

 

제1연은 먼 곳으로부터 온 지인(知人)의 편지를 받고 설레는 마음을 노래한 것입니다. ‘파랑새’는 예로부터 ‘청조(靑鳥)’라 하여 반가운 편지를 이르는 말입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을 두고 ‘어린 나그네’라 했습니다. 이를 통해 편지의 발신자가 시적 화자보다 어린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지금 고향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객지 생활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시로’라고 했으니,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종종 편지를 보낸 것도 알 수 있습니다. 편지를 받고 시적 화자는 그녀와 보낸 기억을 떠올립니다. 시적 화자가 책상 턱에 이마를 고인다는 것으로 보아, 학생 신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실제로 시인 정지용이 교토의 도시샤대학 수학 시절에 쓴 작품입니다.) 그 기억은 다양한 사연으로 구성되어 있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그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오동나무 꽃으로 불 밝힌 이곳 첫여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교토 도시샤대학의 정지용 시비-

 

대부분 동의하리라 믿습니다만, 시에서는 제목과 첫 구절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른바 신감각파(新感覺派)라 불리는 이미지즘 시인 정지용의 경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우리나라 모더니즘 시는 1920년대 중반에 시작되는데, 그 대표 주자 중의 한 사람이 정지용입니다.) 이 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정인(情人, 마음이 통하는 친한 친구)으로부터 온 오월의 편지, 그리고 떠올려지는 ‘오동나무 꽃으로 불 밝힌 첫여름’의 추억이 제1연의 핵심적 시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음미해 볼 만한 사항은 두 가지입니다.

 

①  하나는 첫 구절의 성격에 관한 것입니다. 그녀가 보내온 편지의 일부분인지, 단지 시적 화자가 떠올리는 장면인지가 다소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저의 대학 선배님이시자 제가 신뢰하는 문학평론가이신 서울여대의 이숭원 교수님은 후자에, 저의 대학원 은사님이시자 소설이 전공이시지만 시에도 밝으신 서울대의 권영민 교수님은 전자에 더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로서는 둘 다 맞지 않나 싶습니다. 즉, 시인은 그 구분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차피 그것은 두 사람이 공유하는 아름다운 추억의 일부분이고, 그런 내용을 서신 교환을 통해 공유하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다만 전자에 따를 경우 시의 흐름 이해가 좀 더 자연스럽다는 장점이 있고, 후자에 따를 경우 시의 구성이 좀 더 입체적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 자연스러운 시상 전개를 취할 것이냐, 입체적인 구성을 취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②  다른 하나는 ‘오동나무 꽃으로 불 밝힌’의 의미에 대한 것입니다. 오동나무는 한국이든 일본이든 비교적 흔한 나무입니다. 밤의 정취[情趣, 비교적 강하게 단시간 동안 계속되는 감정은 정서(情緖)라고 함]와도 잘 어울리는 나무이고, 정원이나 고궁 등에 많이 심는 나무입니다. 첫여름이랄 수도 있는 5-6월에 꽃이 피고 그 향기는 참으로 향기롭지요. 수수꽃다리 이상으로 그 향기는 매혹적입니다. 모르긴 모르겠으되, 일본의 고도(古都)인 교토에는 오동나무가 많았을 것입니다. [*참고로 일본 동전 500엔짜리의 뒷면 문양이 오동잎입니다.] 아마 도시샤대학 교정에도 많았을 법하고, 인근 공원에도 많았을 법합니다. 둘은 아마도 오동나무 밑을 거닐며 일종의 연애 감정을 느꼈을 것입니다. 이 부분은 살짝 조심스럽습니다. 이미 시인 정지용에게는 고향에 12살에 결혼한 아내(<향수>에 등장하는 충북 옥천의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바로 이 아내입니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지용은 그 아내와 이혼을 하지도 않습니다.(참고로 당시에는 부인과 실질적인 의미에서 이혼 상태인 유학파 근대 문인이 많았습니다.) 아마 두 사람 사이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불륜(不倫)까지 간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이 점에서 오동나무가 풍기는 은은한 정취와도 잘 어울립니다. 너무 깊지 않아 일정한 선을 넘지는 않는, 그러나 애틋한 정을 나누는 사이(둘은 조금 연배 차이도 있습니다), 이 정도가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저는 다소 엉뚱해 보이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오동나무 꽃’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그것으로 ‘불을 밝혔다’는 구절이 다소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혹시 지등(紙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보는 것입니다. 밤, 오동나무, 그리고 꽃 모양의 은은한 지등(紙燈). 분위기가 그럴듯하지 않습니까? 지등 공예가 워낙 발달한 일본일뿐더러, 교토는 불교문화가 유달리 융성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불교문화라 하면 역시 다양한 꽃 모양의 연등(燃燈)이 백미가 아닙니까? (앗! 불교신자분께는 죄송. 저의 종교 이해가 이 정도로 천박합니다)  정지용의 수필에 이와 관련된 기록이 있나 살펴보았으나, 구체적인 단서는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그것을 찾을 수 있다면, 앞서 언급한 두 선생님의 해설에 주제넘게 한 마디 더 얹을 수 있을 듯한데, 어쩔 수 없이 지금으로서는 이 글이 두 분의 글에 크게 기댈 수밖에 없네요.

 

이 쯤에서 잠시 가람 이병기 선생님의 품위 있는 시조 한 수 감상하고 가도 좋을 듯 합니다.

 

 

담머리 넘어드는 달빛은 은은하고,

 

한두 개 소리 없이 나려지는 오동(梧桐)꽃을

  가랴다 발을 멈추고 다시 돌아보노라.

 

제2연의 내용은 쉽습니다. 모처럼만에 날아온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울렁거리고(기혼인 시인이긴 하지만, 아직 20대 중반의 청년입니다), 먼 황해를 향하는 마음이 물결처럼 밀려든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여기서 ‘머언 황해’는 ‘강화도’ 정도로 추정하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이 시보다 한 달 전에 발표한 <뻣나무 열매>가 그러한 추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먼저 시인이 <오월 소식>를 쓴 것은 1927년 5월 교토에서입니다. <조선지광>(68호 1927.6)에 이 시가 처음 발표될 때, ‘1927년 5월 경도’라고 부기(附記)되어 있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그리고 <뻣나무 열매>(<조선지광> 67호. 1927. 5)의 부제(副題)는 ‘To Sister P’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을 <시문학>(3호, 1931.10)에 다시 수록하는데, 그 부제가 ‘어떤 순종(脣腫)을 앓는 이를 전별하기 위한’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그 시 구절에는 ‘외로운 섬 강화도로 떠날 림시 해서’(조선지광), “외로운 섬 강화도로 비둘기 날아가 듯 떠날 임시해서”(시문학)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러한 정황으로 보아 <오월 소식>에 등장하는 ‘너’는 ‘P’라고 보는 것에 큰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참고-*정지용의 산문을 뒤져보았으나 더 이상 P에 대한 기록이 없습니다. 제가 과문한 탓일 수 있겠죠. 1927년 경의 강화도 소학교 교원 기록을 뒤져 도시샤대학 출신 여선생이나 아니면 교토 유학파 여선생을 찾아, 이니셜이 P-대체로 박 씨였을 듯-인 분을 찾아보면 그녀에 대해 알 수 있을 듯한데, 제게 그럴 만한 여유와 열의가 없음이 부끄럽습니다. 다 핑계인 줄 압니다만. 다음에 일본에 가면 한번 뒤져볼 생각입니다.]

 

즉, 제2연은 편지를 받고 마음이 울렁거리고, 그녀가 있는 황해의 강화도가 떠올려진다는 내용입니다. ‘가여운’이라고 한 것은 비교적 어린 나이이고, 사회 초년생이다 보니 아마도 그녀가 편지에 그 어려운 사연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그녀를 아끼는 남자의 입장에서 가엽게 느끼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제3연에 이르러 시상이 다소 전환됩니다. 시적 화자의 현재 상황으로 시상이 전환된다는 말입니다. 이 시기 정지용의 시에서 가장 끈덕지게 반복·변주되면서 등장하는 소재가 바다입니다. 이 시에서도 역시 바다군요. 그리고 자신의 심리 상태를 시 한 구절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신감각파의 면모에 어울리게 역시 감각적입니다. 나의 마음은 어딘가를 향해 치달리고 있습니다. 마치 갈매기 같은 종선처럼. 이 때 갈매기와 종선은 하늘을 바다를 가르고 시원하게 나아간다는 점에 착안하여, 자신의 마음 상태를 감각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시의 소재입니다.

 

 

자신의 마음 상태를 좀 더 감각적이고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이 제4연입니다. 넥타이가 오월 순풍에 휘날립니다. 그 먼 섬으로 가고 싶어 하는 자신의 마음을 닮았다는 것임은 두 말할 것도 없겠지요.

 

 

제5연은 더욱 쉽습니다. 크게 어려운 구절은 없지만, 이 시의 구체적 정황을 드러내 준다는 점에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녀는 일본어와 아리비아 숫자(소학교 산수 과목 정도였겠지요)를 가르치러 간 비교적 어린 나이의 처자인 것입니다. 그녀가 겪을 것으로 생각되는 고생을 떠올리고 있네요. 그리고 그것을 섬 둘레에 부딪치는 풍랑을 통해 드러낸 것입니다. 그리고 은은히 들려오는 듯한 오르간 소리를 상상하는군요.

 

 

젊은 소학교 처녀 여선생님, 그리고 오르간 소리. 이것! 지금은 좀 다를지 모르지만, 시쳇말로 예전에 젊은 남자들의 로망이었습니다. 시인의 표현대로 ‘로맨틱’ 그 자체였습니다. 외로운 섬을 공간적 배경으로 한다면, 더욱 그렇지 않았을까요. 1920년대, 더군다나 소위 외국물을 먹은 세련된 유학파 젊은 여선생님, 섬마을 여선생님. 그리고 오르간 연주. 더 말 안 해도 다 이해하실 줄 압니다. 아참, ‘낭만(浪漫)’하면 떠오르는 노래.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 좋은 노래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죠. 그래서 배경음악을 윤도현의 노래로 했습니다. 유니의 피아노 연주가 압권이네요. '나는 가수다'가 아니라 '나는 피아니스트다'가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하희정(2011. 3.21) 

 

[참고] 졸고입니다만,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 참, 원문에는 ‘오ㄹ간 소리’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시적 허용이 아니고, 당시 표기가 그랬습니다. 외래어 표기와 관련된 어문 규범이 제정 발표된 것은 1980년대입니다. 시적 허용에 대해 오해하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강사분들이 많습니다. ‘멀리’를 시인이 의도적으로 ‘머얼리’라고 표현하는 것, 이런 것은 시적 허용입니다. 하지만 그런 의도적인 어문 규범 찌그러뜨리기(distortion )가 아니라, 당시 표기대로 표기하는 것, 그것은 시적 허용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유치환의 <귀고>에 ‘낯설은 신작로’라는 표기가 나옵니다. 물론 현대국어 어문규정에 따르면 ‘낯선 신작로’가 맞습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시적 허용이니 뭐니 운운하는 것은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딱한 발언입니다. 시인은 당시 표기 관습에 따라 표현한 것일 뿐입니다. 관습을 뒤트는 것이 시적 허용인데, 관습에 따른 것을 두고 시적 허용이라고 하니, 망발인 것입니다.  

 

 

[참고]  EBS 언어영역 수능특강 강의 녹취록

 

자, 이번에는 문제 8번의 보기를 한번 보도록 하자. 굉장히 중요하죠. 8번 보니까 작가에 대한 어떤 정보가 나와 있는데 1927.5 경도라고 되어 있대요. 그래서 이 시에 대한 정보 애들아 표시해봐.

 

 

정지용이 유학하고 있었던 일본경도에서 쓴 거래요. 그러니까 일본으로 유학 갔을 때 쓴거야. 그 다음 또한 2연에 모초롬만에, 모처럼만에 이거겠지. 날러온 소식이라는 시구는 이 시간 누군가의 편지에 대한 감회.

 

그러니까 누가 유학가 있는 나에게 편지를 보내줬어. 그래서 그 편지에 대한 감회. 지난 일을 돌아볼 때 느껴지는 회포. 이게 감회의 뜻이거든요. 편지를 받고 지난날을 돌아보는 시다. 이렇게 말해줬잖아, 그렇지?

 

일본 유학 갔을 때 편지를 받았네. 그 편지 받고서 생각나는 과거에 대한 어떤 생각을 썼다. 말해줬잖아요. 그러면 그 정보를 마음속에 품으면서 어디로 가자? 그렇지, 시 본문 (나)로 가는 겁니다.

 

 

자, 그러면 (나)로 한번 가보자. 오월 소식. 이것 뭐? 보기를 봤으니까 아는 거지. 유학가 있는 어떤 화자에게 편지를 쓴거지. 물론 시인과 화자는 동일인물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시인의 경험이 시속에 반영될 수 있는 거니까.

 

 

자, 그러면 쭉 볼게요. 오동나무 꽃으로 불 밝힌 이곳 첫여름이 그립지 아니한가? 그러면 이건 언제예요? 이건 과거가 되는 거지. 어린 나그네 꿈이 시시로 파랑새가 되어 오려나. 왜 어린 나그네 꿈이라오 얘기했을까?

 

그렇지, 유학을 왔기 때문에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거야. 보기를 바탕으로. 나무 밑으로 가나 책상 턱에 이마를 고일 때나 네가 남기고 간 기억만이 소곤소곤 거리는구나.

 

그러면 애들아, 여기에 서술어를 바탕으로 내가 남기고간 이 기억! 이 기억은 좋은 기억일까? 나쁜 기억일까? 편지, 유학 가있는데 내가 편지를 받았어요. 그렇지? 편지를 받고서 그 기억이 소곤소곤 거려.

 

그러면 이 기억은 좋은 기억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 계속해서 보겠습니다. 모처럼만에 날아온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울렁거리여. 반가운 마음이라 그랬고, 가여운 글자마다 먼 황해가 남설거리거니.

 

반가운 마음인데 이 소식 때문에 먼 황해가 남설거린대. 그러면 이 사람이 그리워하는 그 곳은 여기일지 몰라. 그렇지?

 

나는 갈매기 같은 종선을 한창 치달리고 있다. 자, 갈매기 같은 종선, 배죠.

 

배를 치달리고 있다. 내 마음이 그리운 여기로 막 달려가고 있다는 뜻이겠지. 넘어가볼까? 이 시 어려워요.

 

이미지들이 막 나오는데 여러분들이 오월넥타이의 의미, 순풍의 의미, 하늘의 의미, 푸른 물결 상징적 의미 찾고 있으면 힘들어요. 자, 그냥 쭉 보는 거야.

 

 

쾌활한 오월넥타이가 내처 난데없는 순풍이 되어, 아까 전에 뭐라 그랬어? 아까 전에 갈매기 같은 종선이 막 치다르고 있다 그랬잖아. 그러니까 이건 뭐야? 순풍이 됐다는 것은 배가 더 빨리 갈 수 있는 거잖아요.

 

하늘과 딱 닿은 푸른 물결 위에 솟은, 외따른 섬. 이게 바로 뭘까? 내가 그리워하는 그곳이 되는 거죠. 로만틱을 찾아 갈까나. 무슨 뜻? 더 빠르게 어떻게 하고 싶은거야? 이 그리운 곳으로 가고싶은거야, 내 마음이.

 

그렇게만 해석하면 돼요. 하나하나 시어에 매달릴 필요 없어. 자, 계속해서 한번 볼게요. 일본말과 아라비아 글씨를 알으키러 간 쬐그만 이 페스탈로치아. 꾀꼬리 같은 선생님이야. 라고 얘기하죠.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의미인지는 구체적으로 모르겠지만 이 대상이 뭐? 편지를 보낸 대상일 수 있겠구나. 그리움의 대상일 수 있겠구나. 날마다 밤마다 섬둘레가, 여기가 바로 가고 싶은 곳이지.

 

 

 

근심스런 풍랑에 씹히는가 하느니, 은은히 밀려오는 듯 머얼리 우는 오르간 소리.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자, 여기서 우리 친구들 오해할까봐 하나 얘기하는데, 이것 어때요? 그렇지, 표준어로 보면 틀린 표현이지.

 

 

글씨를 가르치러겠지. 그리고 이런 표현한 것, 이런건 뭐예요? 시속에서 우리 배웠을거야. 뭐죠? 바로 시적 허용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 겁니다. 아까 전에 철새라는 시에서도 있었어요. 뭐가 있었더라?

 

 

발을 헛딛은 이런 부분 있었죠. 그런 부분도 헛디뎠다, 헛딛은 이런 부분들도 우리가 시적 허용, 그러니까 시속에서 원문대로 표현한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우리 교재에서 오타 난 것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자, 이 시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선생님이 항상 말하잖아. 시어 하나하나에 집착하지 말아라. 상징적인 의미가 무엇일까? 나만 모르는 것 같은데. 이런 생각 안 하셔도 된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 시는 솔직히 어려워. 그러면 애들아,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지. 아까 전에도 말했잖아. 문제를 통해서 여러분들이 시에 대한 이해를 더 잘할 수 있어요. 뭐지? 적절하지 않은 것은? 문제예요.

 

 

그러면 이 문제도 한번 봐봐. 8번 문제. 1번부터 5번까지 여기는 시구가 있고, 그 다음 옆에는 작가의 의도가 나왔고요. 답지는 1번부터 5번까지 5개가 있어. 이 중에서 하나는 적절하지 않고, 나머지는 적절하다는 거야.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이 문제의 선지를 꼼꼼히 잘 이해를 하다보면 이 시 전체에 대한 내용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아셨죠? 1번 선지 봐봐.

 

 

먼 황해가 남설거리나니 편지를 보낸 사람이 먼 곳에 있지만, 먼 황해지, 그게.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것과 같다는 것 어때요? 그렇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어. 1번 맞아. 2번볼까? 갈매기 같은 종선은 또 무슨 뜻이냐?

 

화자의 마음을 갈매기라는 새와 종선이라는 작은 배의 이미지에 중첩시켜서 편지를 보낸 사람에게 달려가고자 하는 심정을 표현한 것이다. 오! 그렇게 해석하는 거구나. 3번 볼까? 하늘과 딱 닿은.

 

자, 봐봐.

 

 

하늘과 딱 닿은 이, 하늘과 딱 닿은 6글자만 보면 이 선지가 괜찮은 것 같아. 볼까? 편지를 보낸 사람에 대한 그리움의 심정이 어떠한지 과장하여 표현했다. 하늘만큼 이거지.

 

 

그러니까 과장해서 하늘만큼 이렇게 생각하면 틀리는 거예요. 이 시구는 딱 그 밑줄 친 부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앞의 수식어, 뒤의 서술어, 전체적인 맥락을 보고서 파악해야 된다 얘기 했죠.

 

하늘과 딱 닿은 푸른 물결 위에 솟은 외따른 섬이라고 얘기했거든요. 그러니까 화자가 그리워하는 그 대상에 있는 자연 풍경을 묘사한 것이지. 과장해서 표현한 것 그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3번이 답이 되는 거고, 4번 볼까?

 

 

외따른 섬 로만틱. 무슨 뜻일까? 편지 보낸 사람이 있는 공간이 먼 곳이야, 외따른 섬이야. 하지만 화자에게는 낭만적인 공간이야. 그래서 로맨틱, 로만틱 이렇게 표현한거겠죠, 맞아. 5번 볼까?

 

 

꾀꼬리 같은 선생님, 편지를 보낸 사람에 대한 사랑스러운 느낌. 꾀꼬리라는 새가 작고 귀여운 느낌이잖아요. 그러니까 얘도 맞다. 이렇게 판단할 수 있는 거예요.

 

 

이 선지들을 통해서 내가 좀 어렵게 느꼈던 구절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시가 너무 어려워요? 적절하지 않은 것은? 이라는 문제를 한번 찾아서 먼저 그 선지의 도움을 받도록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