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서 중 가장 많이 팔린다는 JJ국어(기출문제집) 정답 및 해설(317쪽)을 보니, 제가 쓴 글(디딤돌 간 '현대시 참신한 아이템'에 수룩)을 거의 표절 수준으로 베껴 놓았네요. 좀 비양심적이군요. 좋은 책을 알아보는 눈은 있다고 위안 삼아야 하나~쩝쩝쩝. 참고 문헌도 없고. 내용은 물론 문장 표현 자체가 거의 같습니다. 공무원 수험서들이 직접 쓰기보다는 다른 책을 대충 베끼는 것은 알지만, 이것은 조금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사전을 베끼는 것은 그렇지만 나머지는 좀 그렇다는 생각입니다.) 이것 말고도 많더군요.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 마침 초고가 있어 공개합니다. 몇 개 더 살펴 보니 오류가 엄청나더군요. 실은 기타 교재들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좀 그렇지만,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예리성(曳履聲): 신발을 끄는 소리. 발자국 소리.'을 ‘예리성 (銳利性):관찰이나 판단력이 정확하고 날카로운 성질'’이라고 아주 친절하게 해설해 놓았네요.(정답 및 해설 272쪽) 공무원 국어 교재의 한심한 수준이라니~[제가 안타까운 것은 많은 강사가 이 교재로 강의를 하는데 수정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무슨 말인 줄 아시죠? 연전에 교육방송 교재와 강의에서 느낀 절망감을 또 느끼게 되네요. 우리 교육의 한심한 현실이라니. "아주 잘 가르칩니다. 그런데 내용이 틀린 것입니다." 참말로 이일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참고로 원래 작품은 이렇습니다.
설월(雪月)이 만정(滿庭)한데 바람아 부지 마라
예리성(曳履聲) 아닌 줄을 판연(判然)히 알건마는
그립고 아쉬온 적이면 행여 여긘가 하노라. -작자 미상(고어 표기 현대화)
대충 해석하면 이렇습니다.
눈 위에 비치는 달빛이 뜰에 가득한데, 바람아 불지를 말아라./임이 오는 걸음 소리(신발 끄는 소리)가 아닌 줄을 분명히 알지마는,/그립고 아쉬울 때면 (그 바람 소리가) 행여 임의 걸음 소린가 하여 마음 졸이노라.
'현대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차 국어(상) 전체 지문 (0) | 2012.06.13 |
---|---|
그레마스의 행위소 모델의 수용과 해석 (0) | 2012.05.07 |
정지용 조찬, 비-출제 예상 (0) | 2012.05.04 |
이상 [권태] (0) | 2012.04.27 |
향수-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0) | 2012.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