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국어어휘력

한자어의 올바른 사용(기본편1)

국어의 시작과 끝 2011. 5. 31. 03:47

 

올바른 어휘의 사용

 

올바르고 정확한 문장을 쓰려면 무엇보다 먼저 어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흔히 “고소(告訴)와 고발(告發)은 틀려.”라고 한다. 그러나 ‘틀리다’는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 정도로 쓰이는 말이다. 그러므로 ‘답이 틀리다, 계산이 틀리다’는 적절하지만, ‘고소와 고발은 틀려.’는 적절하지 않다. ‘고소와 고발은 달라.’ 정도가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이 경우는 고유어에 대한 올바르지 않은 이해 때문에 생긴 문제이다.

 

또 “풍부한 예화와 교과서 영역을 넘어서는 포괄적인 강의는 선생님의 해박한 지식을 반증(反證)하기에 충분했다.”는 문장은 ‘반증’의 의미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반증’은 ‘어떤 사실이나 주장이 옳지 아니함을 그에 반대되는 근거를 들어 증명하는 근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는 ‘방증(傍證)’이라고 해야 옳다. ‘방증’이 ‘사실을 직접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되지는 않지만, 주변의 상황을 밝힘으로써 간접적으로 증명에 도움을 주는 증거’를 뜻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는 한자어에 대한 올바르지 않은 이해 때문에 생긴 문제이다.

 

 

1) 올바른 한자어의 사용

 

(1) 그는 그 사건을 [방조(幇助)/협조(協助)]한 혐의로 수배 중이다.

 

 

- 방조(幇助) : 형법에서, 남의 범죄 수행에 편의를 주는 모든 행위를 하다. 정범(正犯)의 범죄 행위에 대해 조언하는 일, 격려하는 일, 범행 도구를 대여하는 일, 범행 장소 및 범행 자금을 제공하는 일 따위가 있다. 幇 도울 방/ 助 도울 조

예) 뒤탈을 걱정하는 부하들의 요구에 못 이겨 부하들이 그를 사살하는 것을 방조했소. *

 

 

- 협조(協助) : 힘을 보태어 도움.

예) 수사에 협조하다. / 우리에게 협조하지 않으면 앞으로 힘들어질 테니 명심하시오.

* ‘방조’는 범행 등 부정적인 일과 관련해서만 쓰이고, ‘-을 방조하다’처럼 쓰이는 특징이 있다.

 

 

 

(2) 저는 그토록 정확을 기하려는 그의 성실한 자세를 작가의 [귀감(龜鑑),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여겨 언제나 존중하고 있지요.

 

- 귀감(龜鑑) : 거울로 삼아 본받을 만한 모범. 龜 거북 귀 / 鑑 거울 감

예) 귀감이 되다. / 귀감으로 삼다. / 신사임당은 한국 여성의 귀감이다.

 

- 타산지석(他山之石) : 다른 산의 나쁜 돌이라도 자신의 산의 옥돌을 가는 데에 쓸 수 있다는 뜻으로, 본이 되지 않은 남의 말이나 행동도 자신의 지식과 인격을 수양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예) 그처럼 종술이를 심하게 욕하는 이유도 실상은 타산지석으로 들으라고 막내 놈을 은근히 겁주기 위함이었다.

 

 

 

(3) 그의 서랑(壻郞)은 [재원(才媛), 재사(才士), 재자(才子), 재자가인(才子佳人), 재녀(才女)](으)로 이름난 선비였다.

 

- 재원(才媛) : 재주가 뛰어난 젊은 여자. * 才 재주 재 / 媛 계집 원

예) 그 처녀는 이 지방에서 이름난 재원이다. / 그녀는 미모와 폭넓은 교양을 갖춘 재원이다.

 

- 재사(才士) : 재주가 뛰어난 남자.

예) 그는 당대의 재사로 이름을 떨쳤다.

 

- 재자(才子) : 재주가 뛰어난 젊은 남자.

- 재녀(才女) : 재주가 있는 여자. ≒재온(才媼)

- 재자가인[才子佳人] : 재주 있는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를 아울러 이르는 말.

- 서랑(壻郞) : 남의 사위를 높여 이르는 말.

 

 

 

(4) 그 사건은 아직 수사 중이다. 그래서 그 [경위(涇渭), 경위(經緯), 경우(境遇)]는 알 수 없지만 결과만 놓고 본다면 우리에게 아주 유리하다.

 

- 경위(涇渭) : 사리의 옳고 그름이나 이러하고 저러함에 대한 분별. 중국의 징수이(涇水) 강의 강물은 흐리고 웨이수이(渭水) 강의 강물은 맑아 뚜렷이 구별된다는 데에서 나온 말이다.

예) 경위가 밝다. / 경위가 분명하다. / 경위가 바르다.

 

- 경위(經緯) : 일이 진행되어 온 과정.

예) 사건의 경위를 밝히다. / 이 먼 곳까지 오게 된 경위를 말해 보시오.

 

- 경우(境遇) : 놓여 있는 조건이나 놓이게 된 형편이나 사정.

예) 만일의 경우 / 대개의 경우 / 어려운 경우에 처하다.

 

* ‘경우(境遇)’에 ‘사리나 도리’라는 뜻도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예) 경우가 아니다. / 경우가 옳다. / 경우가 서다. / 경우에 닿다. / 경우에 마땅하다. / 경우에 맞다. / 경우에 틀리다. / 경우에 어긋나는 행동은 하지 마라. / 사람의 경우를 몰라도 분수가 있는 법이지….

 

 

 

(5) 정부에서 심각한 빈부 격차를 [해소(解消), 회복(回復)] 할 방안을 강구하다.

- 해소(解消) : 어려운 일이나 문제가 되는 상태를 해결하여 없애 버림. * 解 풀 해 消 사라질 소

예) 교통난 해소 / 실업 문제의 해소 / 지역감정의 해소 대책을 세우다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없겠습니까?

 

- 회복(回復/恢復) :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음.

예) 명예 회복/경기 회복/원기 회복.

 

* ‘피로 회복’은 적절한 표현이 아님에 유의해야 한다.

 

 

 

(6) 우리 회사에서는 6월 말 완공을 [목표(目標), 목적(目的)](으)로 아파트를 짓고 있다.

 

-목표(目標) :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지향하는 실제적 대상으로 삼음. 또는 그 대상.

예) 목표를 달성하다/목표를 세우다/목표를 정하다/종합 우승을 목표로 하다/6월 말 완공을 목표로 아파트를 짓고 있다

 

-목적(目的) : 실현하려고 하는 일이나 나아가는 방향.

예) 목적을 달성하다/목적을 이루다/목적을 향해 나아가다/목적에 도달하다/뚜렷한 목적을 세우다/이 시험의 목적은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다.

 

 

* 목적은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의 관념(觀念)을 뜻한다는 점에 유의한다.

 

 

(7) 회사에서 생산성을 [제고(提高), 재고(再考)]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모았다.

 

-제고(提高): 쳐들어 높임. * 提끌 제, 高 높을 고

예) 경쟁력 제고/능률의 제고/이미지 제고/이번 일로 군대의 사기가 제고되었다./ 근로자의 근무 의욕을 제고하기 위한 방책을 강구하다

 

-재고(再考) : 어떤 일이나 문제 따위에 대하여 다시 생각함.

예) 그 일의 결과는 너무나 뻔해서 재고의 여지도 없다.

 

 

 

(8) 그는 조카의 결혼식에 좀 비싼 [화환(花環), 조화(弔花)](을/를) 보냈다.

 

- 조화(弔花) : 조의(弔意)를 표하는 데 쓰는 꽃.

 

- 화환(花環) : 생화나 조화(造花)를 모아 고리같이 둥글게 만든 물건.

 

- 조화(造花) : 종이, 천, 비닐 따위를 재료로 하여 인공적으로 만든 꽃.

 

* ‘화환(花環)’은 축하나 애도의 뜻으로 다 보낼 수 있다. 그러나 ‘조화(弔花)’는 애도의 뜻으로만 보낼 수 있다.

 

 

 

(9) 인격이 그리 뛰어나거나 학식이 [도저(到底), 저조(低調)]한 인물은 못 되나 시국에 대하여서 불평을 품고 무슨 일이나 하여 보자는 결심은 있어 보였다.

 

- 도저(到底)하다 : 학식이나 생각, 기술 따위가 아주 깊다.

 

예) 학문이 도저하다/의술이 도저하다/정성이 도저하다

 

-저조(低調)하다 : 능률이나 성적이 낮다.

예) 저조한 득표율/실적이 저조하다/오늘 회의는 출석률이 저조했다.

 

 

 

(10) 병원에 가니 조직 검사를 해 보자는 것이다. 그 방면에 [문외한(門外漢), 무뢰한(無賴漢)]인 나는 조직 검사가 어떤 것인지를 전혀 알지 못했었다.

 

-문외한(門外漢) : 어떤 일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

예) 문외한 눈에는 똑같은 것 같아도 전문가들 보기엔 천양지차(天壤之差)가 있지.

 

-무뢰한(無賴漢) : 성품이 막되어 예의와 염치를 모르며, 일정한 소속이나 직업이 없이 불량한 짓을 하며 돌아다니는 사람.

예) 사병들은 어느 틈에 온순하던 부하에서 폭도들이나 다름없는 일단의 광포한 무뢰한들로 변해 버렸다.

 

* ‘문외한’과 비슷한 말로 ‘손방’이 있음을 기억해 두자.

 

 

 

(11) 그런데 참, 이번 계집애는 어린것이 여간 [잔망(孱妄), 경망(輕妄), 요망(妖妄)]스럽지 않아. 글쎄 죽기 전에 이런 말을 했다지 않아? 자기가 죽거든 자기 입던 옷을 꼭 그대로 입혀서 묻어 달라고.

 

- 잔망(孱妄)스럽다 : ① 얄밉도록 맹랑한 데가 있다. ② 보기에 태도나 행동이 자질구레하고 가벼운 데가 있다. *孱 잔약할 잔 / 妄 망령될 망

예) 그는 사사건건 잔망스레 참견하고 다니면서 욕만 먹는다.

 

- 경망(輕妄)스럽다 : 행동이나 말이 가볍고 조심성 없는 데가 있다.

예) 경망스러운 태도/경망스럽게 웃다/경망스럽게 행동하지 마라./참견하고 나서기도 경망스러워 다급한 마음을 누를 수밖에 없었다.

 

- 요망(妖妄)스럽다 : 요사스럽고 망령된 태도가 있다.

예) “계집이 늙으면 여우가 된다.”라고 하더니, 정말 여자는 나이를 먹을수록 요망스러워지는 것 같다.

 

 

 

(12) 지금 정치판에서는 심지어 어제의 동지가 적으로 [표변(豹變), 응변(應變)]하는 살벌한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표변(豹變)하다 : 마음, 행동 따위가 갑작스럽게 달라지다. 또는 마음, 행동 따위를 갑작스럽게 바꾸다.

예) 아버지의 불행한 사고를 계기로 그녀의 태도는 표변했다. / 그가 침묵을 지키자 이 사나이도 용서 없이 태도를 표변하여 세찬 고함을 내질렀다.

 

-응변(應變)하다 : 그때그때 처한 사태에 맞추어 즉각 그 자리에서 결정하거나 처리하다. ≒임기응변(臨機應變)하다.

예) 그는 상황에 맞추어 임기응변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머리가 밝고 맑아서 일을 판단하는 데 비뚤어지지 않았고, 임기응변하는 수단이 민첩하니, 친구들은 그의 높은 식견과 넓은 궁량에 의뢰하는 바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