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법강의

의존명사에 대하여

국어의 시작과 끝 2011. 5. 15. 01:55

 

의존명사

 

 

문장에서 다른 말의 도움을 받지 않고 여러 성분으로 쓰이는 명사를 자립명사라 하고, 명사의 성격을 띠지만 그 의미가 형식적이어서 홀로 자립하여 쓰이지 못하고 반드시 관형어가 있어야만 문장에 쓰일 수 있는 명사를 의존명사(依存名詞)라 한다. 자립성이 없으면서도 명사의 인정을 받는 것은 뒤에 격조사를 취하며 그 앞에 관형어의 수식을 받기 때문이다.

 

 

의존명사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① 문장의 첫머리에 놓일 수 없고, 관형어를 항상 앞세워야 한다.

예) 그 일로 사장의 위신이 땅에 떨어졌음은 더 이야기할 나위가 없다

 

 

② 앞세워지는 관형어의 어미도 제약이 따르는 경우가 많다.

예) 일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김에 당장 합시다. / 하도 급한 김에 직장에서 곧장 달려오는 길입니다. / 아직은 거기까지는 멀었으니 참는 김에 더 참아 봅시다.   

 

 

③ 상위문의 서술어에도 제약이 있는 경우가 많다.

예) 새댁은 밥을 지을 줄 모른다./그가 나를 속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그가 공부를 잘하는 줄은 알았지만 전체 일 등인 줄은 몰랐다. [‘알다’, ‘모르다’ 등 인식(認識)과 관련된 동사만 서술어로 취함]

 

 

 

④ 대체로 국한된 격조사와 결합하여 특정 성분으로 사용되는 제약이 있는 경우가 많다.

 

 

㉠ 보편성 의존 명사 - 것, 분, 이, 데, 바, 따위

- 관형어와 조사와의 통합에 있어 큰 제약을 받지 않으며, 의존적 성격 이외는 자립 명사와 큰 차이가 없다.

 

예) 네가 가져가야 할 것이 많다./네가 유의해야 할 것을 적어 두었다./이것이 네가 봐야 할 것이다./이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 주어성 의존 명사 - 지, 수, 리, 나위

- 주격 조사와 결합되어 주어로만 쓰이는 의존 명사. 구어체에서는 주격 조사가 흔히 생략된다.

 

예) 나도 어쩔 수가 없었다. / 그럴 리 없다.

 

 

 

㉢ 서술성 의존 명사 - 터, 뿐, 때문, 따름

- 서술어로 사용되며, ‘의존 명사 + 이다’의 형태나 ‘아니다’의 형태로 나타난다.

 

예) 정성을 다할 뿐(따름)이다 / 네가 그렇게 하는 터에 난들 어쩔 수 있었겠느냐?

 

 

 

㉣ 부사성 의존 명사 - 대로, 만큼, 줄, 듯, 양, 채, 둥, 뻔, 만

- 부사격 조사와 결합하거나 또는 문장에서 부사어 역할을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예) 옷을 입은 채로 물에 들어간다./흘러가는 대로 놔두다.

 

 

 

㉣ 수량 단위 의존명사 - 마리, 명, 송이, 권, 자루, 대, 채, 척, 벌, 켤레, 개

선행하는 명사의 수량을 단위의 이름으로 지시하는 기능을 가지는데, 반드시 앞에는 수량 관련 관형어만 올 수 있다.

 

예) 모레 장날에는 조기라도 한 손 사야겠다./벼 한 섬을 지게에 지다.

 

 

 

 

음식에 대한 기억은 공감각적인 영역이지 싶다. 그 음식의 냄새, 날씨, 장소와 그때 흐르던 음악, 함께 한 사람 등 온 몸의 감각들이 저마다 나누어 갖고 있던 기억의 편린들을 모아 딱 들어맞았을 때 비로소 하나의 추억으로 완성된다. 눈보라 치는 엄동설한에 온 가족이 머리 맞대고 먹던 유년 시절의 추억, 그때의 통닭은 가족 사랑의 징표와도 같았다. 마음 깊은 곳에 내재된 이런 이미지는 유별난 사랑으로 이어졌고 세월이 갈수록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추억들로 가지치기를 해왔다. 창밖의 기온이 떨어질수록 통닭에 얽힌 추억의 온기는 올라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