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자 미디어오늘에 姜尙憲(강상헌) 님이 쓴 “왜 ‘폭팔’을 ‘폭발’로 쓰냐고?”를 읽고 그 이유에 대해 管見(관견)을 적어보고자 한다.
‘爆發’의 표준 발음은 물론 [폭빨]이다. ‘폭’의 ㄱ받침 때문에 뒤따라오는 ㅂ발음은 된소리인 ‘ㅃ'으로 바뀐다. 그러니 [폭빨]로 발음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아나운서, 방송기자, 경찰, 소방관, 폭발물 전문가 같은 관련 전문가들마저 상당수가 [폭팔]로 잘못 발음한다는 게 흥미롭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언어는 ‘意味(의미) 전달’을 제1차적인 목적으로 삼는다. ‘表記(표기)’와 ‘發音(발음)’은 ‘意味(의미) 전달’의 수단이다. 그런데 발음은 단순히 '意味(의미)'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意味(의미)'와 함께 副次的(부차적)으로 '感情(감정)'도 전달한다. 곧 '의미'에 ‘감정’을 실어서 발음하는 것이다. 그런데 '爆發'이란 ‘의미’는 ‘터져 나옴’이다. 이 터져 나오는 기분을 ‘감정’을 잘 살려 발음하자면 平音(예사소리)인 '발'보다는 激音(격음 : 거센소리)인 '팔'로 하는 것이 더 실감난다. 그러니까 한국인에게는 ‘爆發’이 나타내는 ‘감정’을 전달하는 데 [폭빨]보다는 [폭팔]이 더 실감나는 발음인 것이다. 곧 언어의 근본적인 목적인 ‘의미’ 전달보다는 부차적인 목적인 ‘감정’ 전달에 중점을 둔 발음이 [폭팔]이다.
이는 우리 한국인의 발음에서 곧잘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국인은 平音(예사소리)보다는 감정 표현을 크게 할 수 있는 硬音(경음 : 된소리)이나 激音(격음)으로 발음하기를 좋아한다. 硬音化現象(경음화현상)은 한국어의 특징 중 하나다. 한국인은 '소주'를 ‘쏘주’, ‘쐬주’라 말해야 말맛이 난다. 또 아무리 '자장면'이 표준어라고 국립국어원이 수십 년간 강요했어도 한국 국민은 죽어도 '짜장면'이라 발음해야 그 맛이 난다. 또 한국인은 표기와 상관없이 ‘세다’를 '쎄다'로, '사납다'를 '싸납다'로, '자르다'를 '짜르다'로, '줄이다'를 '쭐이다'로 발음한다. 한편 역사적으로 보면 激音化現象(격음화현상)도 진행되어 왔다. ‘갈’이 ‘칼(刀)’로, ‘곳’이 ‘꽃(花)’으로, ‘고’가 ‘코(鼻)’로 바뀌었다. 방언에서는 ‘갈치’를 ‘칼치’로, ‘가만히’를 ‘카만히’로 발음하기도 한다.
한편 '爆發'을 발음할 때 '발'이 '팔'로 발음되는 현상은 다른 관점에서 볼 수도 있다. 1음절의 ‘폭’에서 나는 첫소리의 'ㅍ' 발음이 뒤따라오는 2음절의 첫소리에 영향을 끼쳐서 順行同化(순행동화) 현상을 일으킨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2음절 첫소리 ‘발’의 ‘ㅂ’이 ‘ㅍ’으로 바뀌어서 ‘팔’'로 나오는 것이다.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爆發(폭발)’과 비슷한 낱말로 '爆破(폭파)'라는 낱말이 있다. 그 ‘폭파’의 ‘파’가 無意識的(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끼쳐서 ‘폭발’의 발음이 ‘폭팔’로 바뀌는지도 모른다. 또 爆發(폭발)하는 소리는 ‘팡’이다. 그 擬聲語(의성어) ‘팡’이 潛在意識(잠재의식)적으로 영향을 끼쳐서 ‘발’이 ‘팔’로 바뀌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姜尙憲(강상헌) 님이 지적한 바와 같이 오늘날 한국인들이 漢字語(한자어)의 漢字(한자)를 정확히 모르고 한자어를 대충 사용한다는 데 있다. 핵심은 언어 사용의 誤謬(오류) 현상이다. 漢字敎育(한자교육)의 不在(부재)가 빚어내는 발음의 訛傳(와전) 현상이 핵심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爆發’이 [폭팔]로 잘못 발음되고, 그것이 다시 ‘폭팔’이라는 잘못된 표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잘못된 발음과 잘못된 표기의 惡循環(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단 ‘爆發’ 이 낱말 하나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상당수 많은 한자어들이 잘못 발음되고 그것이 다시 한글로 잘못 표기되는 惡循環(악순환)에 빠지고 있다. 특히 한글전용 교육을 받은 젊은 세대들에서 이 문제가 널리 퍼져 있어 심각하다. 이 문제를 姜尙憲(강상헌) 님이 쓴 기사 “왜 ‘폭팔’을 ‘폭발’로 쓰냐고?”가 잘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참고로 말씀드리면, 姜尙憲(강상헌) 님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근래 발음 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한국인이나 외국인으로 근래 한국인이 된 이주민 중에는 ‘폭발’을 한글 표기 그대로 [폭발]로 발음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튼 오늘날 한국인의 발음은 매우 혼란스럽다. 교육부 문화부 등 당국과 우리 국민들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解法(해법)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金昌辰(김창진) 草堂大(초당대) 교양학부 교수. 한국어 바르고 아름답게 말하기 운동본부 사무국장
‘爆發’의 표준 발음은 물론 [폭빨]이다. ‘폭’의 ㄱ받침 때문에 뒤따라오는 ㅂ발음은 된소리인 ‘ㅃ'으로 바뀐다. 그러니 [폭빨]로 발음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아나운서, 방송기자, 경찰, 소방관, 폭발물 전문가 같은 관련 전문가들마저 상당수가 [폭팔]로 잘못 발음한다는 게 흥미롭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언어는 ‘意味(의미) 전달’을 제1차적인 목적으로 삼는다. ‘表記(표기)’와 ‘發音(발음)’은 ‘意味(의미) 전달’의 수단이다. 그런데 발음은 단순히 '意味(의미)'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意味(의미)'와 함께 副次的(부차적)으로 '感情(감정)'도 전달한다. 곧 '의미'에 ‘감정’을 실어서 발음하는 것이다. 그런데 '爆發'이란 ‘의미’는 ‘터져 나옴’이다. 이 터져 나오는 기분을 ‘감정’을 잘 살려 발음하자면 平音(예사소리)인 '발'보다는 激音(격음 : 거센소리)인 '팔'로 하는 것이 더 실감난다. 그러니까 한국인에게는 ‘爆發’이 나타내는 ‘감정’을 전달하는 데 [폭빨]보다는 [폭팔]이 더 실감나는 발음인 것이다. 곧 언어의 근본적인 목적인 ‘의미’ 전달보다는 부차적인 목적인 ‘감정’ 전달에 중점을 둔 발음이 [폭팔]이다.
이는 우리 한국인의 발음에서 곧잘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국인은 平音(예사소리)보다는 감정 표현을 크게 할 수 있는 硬音(경음 : 된소리)이나 激音(격음)으로 발음하기를 좋아한다. 硬音化現象(경음화현상)은 한국어의 특징 중 하나다. 한국인은 '소주'를 ‘쏘주’, ‘쐬주’라 말해야 말맛이 난다. 또 아무리 '자장면'이 표준어라고 국립국어원이 수십 년간 강요했어도 한국 국민은 죽어도 '짜장면'이라 발음해야 그 맛이 난다. 또 한국인은 표기와 상관없이 ‘세다’를 '쎄다'로, '사납다'를 '싸납다'로, '자르다'를 '짜르다'로, '줄이다'를 '쭐이다'로 발음한다. 한편 역사적으로 보면 激音化現象(격음화현상)도 진행되어 왔다. ‘갈’이 ‘칼(刀)’로, ‘곳’이 ‘꽃(花)’으로, ‘고’가 ‘코(鼻)’로 바뀌었다. 방언에서는 ‘갈치’를 ‘칼치’로, ‘가만히’를 ‘카만히’로 발음하기도 한다.
한편 '爆發'을 발음할 때 '발'이 '팔'로 발음되는 현상은 다른 관점에서 볼 수도 있다. 1음절의 ‘폭’에서 나는 첫소리의 'ㅍ' 발음이 뒤따라오는 2음절의 첫소리에 영향을 끼쳐서 順行同化(순행동화) 현상을 일으킨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2음절 첫소리 ‘발’의 ‘ㅂ’이 ‘ㅍ’으로 바뀌어서 ‘팔’'로 나오는 것이다.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爆發(폭발)’과 비슷한 낱말로 '爆破(폭파)'라는 낱말이 있다. 그 ‘폭파’의 ‘파’가 無意識的(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끼쳐서 ‘폭발’의 발음이 ‘폭팔’로 바뀌는지도 모른다. 또 爆發(폭발)하는 소리는 ‘팡’이다. 그 擬聲語(의성어) ‘팡’이 潛在意識(잠재의식)적으로 영향을 끼쳐서 ‘발’이 ‘팔’로 바뀌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姜尙憲(강상헌) 님이 지적한 바와 같이 오늘날 한국인들이 漢字語(한자어)의 漢字(한자)를 정확히 모르고 한자어를 대충 사용한다는 데 있다. 핵심은 언어 사용의 誤謬(오류) 현상이다. 漢字敎育(한자교육)의 不在(부재)가 빚어내는 발음의 訛傳(와전) 현상이 핵심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爆發’이 [폭팔]로 잘못 발음되고, 그것이 다시 ‘폭팔’이라는 잘못된 표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잘못된 발음과 잘못된 표기의 惡循環(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단 ‘爆發’ 이 낱말 하나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상당수 많은 한자어들이 잘못 발음되고 그것이 다시 한글로 잘못 표기되는 惡循環(악순환)에 빠지고 있다. 특히 한글전용 교육을 받은 젊은 세대들에서 이 문제가 널리 퍼져 있어 심각하다. 이 문제를 姜尙憲(강상헌) 님이 쓴 기사 “왜 ‘폭팔’을 ‘폭발’로 쓰냐고?”가 잘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참고로 말씀드리면, 姜尙憲(강상헌) 님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근래 발음 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한국인이나 외국인으로 근래 한국인이 된 이주민 중에는 ‘폭발’을 한글 표기 그대로 [폭발]로 발음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튼 오늘날 한국인의 발음은 매우 혼란스럽다. 교육부 문화부 등 당국과 우리 국민들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解法(해법)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金昌辰(김창진) 草堂大(초당대) 교양학부 교수. 한국어 바르고 아름답게 말하기 운동본부 사무국장
* 남의 글의 잘 옮기지 않는 편인데, 김 교수님의 글에 공감하여 옮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