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국어어휘력

탈동작성 피동과 상황 의존성 피동

국어의 시작과 끝 2013. 3. 23. 18:03

3. 다음 중 어법에 맞는 문장은?

 2010 국회직 8급

① 우리가 사는 지구는 쓰레기에 덮이고 오염에 찌든 몹쓸 병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② 구약성서 창세기에 보면 아브라함이 백 살에 얻은 외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③ 부채비율 축소나 계열사 정리 등에 여력이 없는 재벌이 당장 공기업 쪽에 눈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④ 위에 살펴본 바와 같이 의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⑤ 정부는 이번 기름 유출 사고를 해결하기 위하여 주변국들에 지원을 요청하였다.

 

 

 

[탈동작성 피동과 상황 의존성 피동]

 

먼저 ‘(경찰이 범인을 잡았다→) 범인이 경찰에(게) 잡혔다.’와 같은 문장을 탈동작성 피동문이라 한다. 탈동작성 피동사는 ‘에(게), 한테, 에 의하여’와 같은 부사어 명사구를 앞세우는 것이 특징이다. ‘(눈이 온 세상을 덮었다→) 온 세상이 눈 덮였다.’도 비슷하다. 즉 ‘(쓰레기가 지구를 덮다→) 지구가 쓰레기 덮이다.’는 탈동작성 피동문이다.

 

그러나 ‘갑자기 날씨 풀렸다.’나 ‘갑자기 감기 걸렸다.’는 피동문장이지만, 그 짝이 되는 능동문장을 상정하기 어렵다. 즉 문장의 의미가 상황 의존성을 강하게 띨 경우, 그것을 능동문장으로 표현하기 어렵다. ‘찌들다’도 비슷하다. 예컨대 ‘양말이 황토 시뻘겋게 찌들었다.’는 피동의 의미를 가지지만, 능동 표현을 상정하기 어렵다. ‘찌들리다’를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지구가 오염 찌들다.’도 역시 상황 의존성 피동문이다.

 

그러면 ‘지구가 쓰레기 덮이다’와 ‘지구가 오염 찌들다’를 접속하여 관형사절로 만들면 어떤 문장이 산출될까? 즉 명사구를 수식하는 절을 구성하면 어떻게 될까?

 

 

ㄱ. 쓰레기 덮이고 오염 찌든 지구

 

 

동사구를 수식하는 부사절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ㄴ. 쓰레기 덮이고 오염 찌들어 죽어가는~

 

 

요컨대 명사구를 수식하느냐 동사구를 수식하느냐에 따라 그 형태가 바뀌는 것이다.

 

● 우리가 사는 지구 쓰레기에 덮이고 오염에 찌든 몹쓸 병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 쓰레기에 덮이고 오염에 찌들어 몹쓸 병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병 걸리다’를 수식하는 절임)

 

* ‘는→가’는 종속절의 주어임을 고려한 것임.

 

* 즉 답지 ①은 ‘덮이다’, ‘찌들다’, ‘걸리다’ 등의 피동 표현이 적절히 사용되었는가를 묻는 문제임.

 

정답   5

 

* 기존 기출 문제집 해설과 비교해 보시면, 우리나라 공무원 학원가의 현실이 얼마나 척박한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