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국어어휘력

내가 만난 사전 내가 바라는 사전

국어의 시작과 끝 2015. 1. 18. 06:47

김철호 · 글노리 대표 


  나는 스무 해 가까이 출판 편집 일을 해오면서 이따금 번역도 하고 졸문을 묶어 책을 두어 권 내기도 한 사람이다. 책을 만들기 위해 남의 글을 매만질 때에는 사전과 관련해서 이렇다 할 아쉬움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직접 글을 쓰고 번역을 하다 보니(실은 번역도 글쓰기의 일종이다) 그동안 뒤적여 온 일반적인 국어사전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다시 말해, 글을 읽을 때 잘 모르는 낱말이나 표현을 찾아보기 위한 사전보다는, 글을 쓸 때 정확하고 풍부한 표현을 구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사전이 필요함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갈래 사전, 분류 사전, 주제 사전 등으로 불리는 이런 사전은 고종석의 표현을 빌리면 ‘어떤 단어의 뜻을 몰라서 찾아보는 사전이 아니라 어떤 사물이나 개념을 뭐라고 부를 줄 모를 때 찾아보는 사전’으로서 ‘읽기를 돕는 사전이 아니라 쓰기를 돕는 사전’이다. 구체적으로는 역순 사전, 유의어ㆍ반의어 사전, 뉘앙스 사전 같은 것일 텐데, 이와 관련해서 지난 몇 년 사이 필자가 만났던 ‘특별한’ 사전 세 가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역순 사전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나온 역순 사전은 유재원이 1985년에 정음사를 통해 펴낸 <우리말 역순 사전>과, 남영신이 1989년에 한강문화사를 통해 펴낸 <우리말 분류 사전>에 부록으로 딸린 ‘역순 사전’의 두 가지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두 사전 모두 지금은 절판되어 시중에서 구할 수가 없다. 다만 남영신이 완성한 자료는 인터넷에서 구해 볼 수가 있다.
  남영신의 역순 사전은 이름 그대로 낱말의 배열 순서를 끝소리 마디(마지막 음절)부터 소릿값에 따라 아래와 같이 역순으로 배열하고 있다.

    ㅎ, ㅍ, ㅌ, ㅋ, ㅊ, (ㅉ), ㅈ, ㅇ, (ㅆ), ㅅ, (ㅃ), ㅂ, ㅁ, ㄹ, (ㄸ), ㄷ, ㄴ, (ㄲ), ㄱ, 
     ㅣ, ㅢ, ㅡ, ㅟ, ㅞ, ㅝ, ㅜ, ㅚ, ㅙ, ㅘ, ㅗ, ㅖ, ㅕ, ㅔ, ㅓ ㅒ, ㅑ, ㅐ, ㅏ

  그리고 겹받침은 받침의 첫소리를 기준으로 삼아 아래와 같이 배열했다.

    ㅂ 계열 겹받침은 ㅄ, ㅃ, ㅂ의 차례로,
    ㅁ 계열 겹받침은 ㅁㄱ, ㅁ의 차례로,
    ㄹ 계열 겹받침은 ㅀ, ㄿ, ㄾ, ㄽ, ㄼ, ㄻ, ㄺ, ㄹ의 차례로,
    ㄴ 계열 겹받침은 ㄶ, ㄵ, ㄴ의 차례로,
    ㄱ 계열 겹받침은 ㄳ, ㄲ, ㄱ의 차례로.

  이렇게 전체적으로 배열 순서가 거꾸로다 보니 일반 사전의 배열 체계에 익숙한 이들은 낱말을 찾을 때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그럼에도 이 사전이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이점은 엄청나다. 다음을 보자.
 사전의 끝에서부터 받침, 중성, 종성의 순으로 죽 훑어 오다가(초보자는 이렇게 찾는 것이 더 쉽다) ‘바다’라는 낱말을 만나는 순간, 우리는 아래와 같은 말의 무리가 ‘바다처럼’ 펼쳐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앞바다, 꽃바다, 울음바다, 구름바다, 밤바다, 수풀바다, 불바다, 놀바다, 별바다, 날바다, 먼바다, 난바다, 피바다, 허허바다, 바다

 ‘바다에 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었나?’ 하고 잠시 놀라움과 감동이 뒤섞인 감정을 느끼는 순간, ‘그렇다면 우리 음식의 대표 격인 김치에는 얼마나 많은 종류가 있는지 한번 찾아볼까?’ 하는 호기심이 인다. 다시 뒤에서부터 페이지를 넘겨오다가 ‘치’를 지나 ‘김치’에 이르면….

    늦김치, 장통김치, 통김치, 생김치, 김장김치, 장김치, 풋김치, 갓김치, 쌈김치, 보쌈김치, 닭김치, 부들김치, 비늘김치, 풀김치, 
    덤불김치, 국물김치, 돌나물김치, 굴김치, 날김치, 무우순김치, 무순김치, 싱건김치, 쪽김치, 독김치, 백김치, 박김치, 호박김치,
    나박김치, 벼락김치, 총각김치, 우거지김치, 가지김치, 둥둥이김치, 절이김치, 중갈이김치, 얼갈이김치, 소박이김치, 오이소박이
    김치, 오이김치, 홀아비김치, 써레기김치, 미역귀김치, 배추김치, 무우김치, 고수김치, 무김치, 열무김치, 초김치, 지레김치, 달래
    김치, 짜개김치, 파김치, 김치


  놀랍지 않은가? 내친 김에, 평소에 궁금했던, ‘-없이’로 끝나는 말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찾아보자.


    밤낮없이, 대중없이, 소용없이, 종없이, 인정없이, 얀정없이, 사정없이, 구성없이, 지향없이, 상없이, 외상없이, 세상없이, 버릇없이
    , 가뭇없이, 아랑곳없이, 간곳없이, 멋없이, 덧없, 너나할것없이, 보잘것없이, 하잘것없이, 맛없이, 느닷없이, 값없이, 푸접없이, 힘
     없이, 거침없이, 찜없이, 끊임없이, 틀림없이, 어림없이, 거리낌없이, 아낌없이, 숨김없이, 남김없이, 어김없이, 물샐틈없이, 빈틈
     없이, 서슴없이, 이름없이, 시름없이, 다름없이, 볼품없이, 하염없이, 스스럼없이, 변함없이, 무람없이, 보람없이, 내남없이, 부질
     없이, 일없이, 실없이, 하릴없이, 여들없이, 세월없이, 흉허물없이, 허물없이, 열없이, 철없이, 속절없이, 얼없이, 탈없이, 구김살없
     이, 자발없이, 할말없이, 쩍말없이, 말없이, 두말없이, 얼씬없이, 치신없이, 채신없이, 상관없이, 뒷손없이, 형편없이, 마련없이, 
     한없이, 기탄없이, 넋없이, 연득없이, 깔축없이, 속없이, 면목없이, 끄떽없이, 턱없이, 꿈쩍없이, 끄떡없이, 주책없이, 물색없이, 
     맥없이, 까땍없이, 꼼짝없이, 짝없이, 종작없이, 싹없이, 영락없이, 까딱없이, 지각없이, 티없이, 염치없이, 그지없이, 여지없이, 
     의지가지없이, 어이없이, 바이없이, 가이없이, 다시없이, 재미없이, 드리없이, 에누리없이, 엉터리없이, 얀정머리없이, 자발머리
     없이, 치신머리없이, 채신머리없이, 지각머리없이, 야마리없이, 터무니없이, 어처구니없이, 염의없이, 거의없이, 옴나위없이, 
     위없이, 보추없이, 거추없이, 헐수할수없이, 분수없이, 싹수없이, 수없이, 두수없이, 여부없이, 변모없이, 밑도끝도없이, 관계없이,
     예제없이, 남에없이, 쓸데없이, 갈데없이, 간데온데없이, 본데없이, 난데없이, 간데없이, 온데간데없이, 더없이, 태없이, 진배없이,
     때없이, 천하없이, 어디라없이, 누구에게라없이, 너나없이, 가없이, 없이 

  이쯤 되면 누구라도 역순 사전의 효용성을 의심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역순 사전은 낱낱이 흩어져 있던 한국어 낱말들을 서로 관련 있는 것들끼리 무리 지어 실음으로써 특정 낱말에서 파생한 낱말들이나 해당 낱말이 들어 있는 합성어들을 한꺼번에 보여준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사전이 결코 줄 수 없는 실용적 미덕을 베푼다. 이미 퍼부어진 남영신의 값진 노고에 많은 후학들이 재능과 열정을 덧보태어, 더욱 풍부한 역순 사전이 새로 나왔으면 좋겠다.


뉘앙스 사전

  내가 뉘앙스 사전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은 번역에 손을 대고서부터였다. 모자라는 영어 실력에 열심히 사전을 뒤적여가며 원문의 의미를 머릿속에 확신 있게 그려내긴 했는데, 그것을 적확하게 묘사해 줄 우리말 단어나 표현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번역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게 마련인 이런 곤경을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뉘앙스 사전이다.
   유사어(엄밀하게 보면 이 세상에 모든 점에서 완벽히 똑같은 두 낱말은 없으므로, ‘동의어’보다는 ‘유사어’가 더 정확한 표현이리라)들 사이의 뉘앙스 차이에 대한 해설이 결여된 일반적인 사전이 지닌 약점은 이런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이라는 낱말을 찾아보면 풀이의 내용 중에 ‘인간’이 나오거나, 아예 ‘인간’을 동의어로 내세우기도 한다. 그래서 다시 ‘인간’을 찾아보면, 이번에는 ‘사람’이라는 낱말을 써서 풀이를 하고 있다. 어쨌거나 두 낱말 사이에 무시 못 할 공통점이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정작 둘 사이의 차이가 무엇인지는 알아낼 도리가 없다.
  이런 상황은 고등학생 시절 필자가 친구들과 주고받았던 다음과 같은 말장난의 본질과 다를 바가 없다. 친구가 나한테 ‘넌 집이 어디니?’ 하고 물으면 나는 ‘우리 집은 분식집 바로 뒤야.’ 하고 대답하고, 친구가 분식집이 어딘지 몰라서 ‘분식집이 어디 있는데?’ 하고 다시 물어오면 ‘우리 집 바로 앞이야.’ 하고 대꾸하는 식이다.
  뜻이 비슷한 두 낱말을 앞뒷집처럼 두루뭉수리하게 한데 묶어 놓고는 둘 사이의 의미상 좌표 차이를 밝혀 주지 않으면 도대체 두 낱말을 어떻게 구별해서 쓰란 말인가. 동의어든 유사어든, 서로 관련이 깊은 낱말들끼리는 한 자리에 모아 놓고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세세하게 밝혀 주어야 제대로 된 사전일 것이다.
  뉘앙스 사전이 창작을 할 때보다 번역을 할 때 더 절실한 까닭은, 창작을 할 때에는 표현이 궁하면 아예 생각의 방향을 바꾸어 다른 길로 돌아갈 수가 있지만, 번역을 할 때에는 원저자가 원문을 통해 표현하고 있는 의미를(더 정확히는, 번역자가 그 문장을 통해 머릿속에 그려낸 의미를) 최대한 근사하게 우리말로 다시 표현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뉘앙스 사전과 관련해 절절한 아쉬움을 느끼던 차에,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서울대 임홍빈 교수의 한국어 사전>을 발견했다. 무엇보다도 책 껍데기에 ‘말의 느낌까지 밝힌 사전’이니 ‘상세한 뜻풀이와 뉘앙스, 용법의 해설’이니 하고 적힌 문구에 눈이 번쩍 뜨였다. 머리말에는 ‘유사한 뜻을 지닌 단어들의 의미나 쓰임의 차이를 자세히 밝힌 사전’을 목표로 했다는 저자의 말이 나와 있었고, 일러두기에는 좀 더 자세하게 ‘국어의 밑바탕을 이루는 기본 어휘를 중심으로 그 뜻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풀이하고, 중요한 단어 또는 문제가 되는 단어에 대해서는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다른 단어와의 의미나 쓰임의 차이를 기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었다.
  저자에 따르면 애초의 계획은 한국어를 배우는, 또는 한국어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을 위한 매우 간단한, 그러나 유사어들 사이의 의미 차이에 대한 풀이가 있는 기초 어휘집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하는데, 생각과 달리 집필 과정에서 지난한 마음고생(?)을 했던 모양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때까지만 해도 동의어나 유사어들 사이의 의미 차이를 설명해놓은 사전이 전무했으니, 낱말마다 저자 스스로 막연한(?) 직감에 기대어 일일이 고민을 해야 했을 것이다.
  아무튼 이 사전은 필자가 만난 사전 중에 뉘앙스 사전의 꼴을 어느 정도 갖춘 거의 유일한 사전이다. 고유어의 경우 ‘마당 : 뜰’, ‘속 : 안’, ‘품 : 가슴’ 같은 체언 쌍은 물론 ‘말하다 : 이야기하다’ ‘쏟다 : 흘리다’, ‘그치다 : 멎다’ 같은 용언 쌍을 내세우고 각 낱말들 사이의 의미와 쓰임의 차이에 대해 나름대로 고심 어린 해설을 시도하고 있다. 이 사전의 또 한 가지 미덕은, 고유어와 한자어를 구별하거나 차별하지 않고 ‘날씨 : 일기’, ‘가루 : 분말’, ‘집 : 가옥’ 같은 명사 쌍이나 ‘같다 : 동일하다’, ‘돌다 : 회전하다’, ‘헤매다 : 방황하다’ 같은 동사ㆍ형용사 쌍을 보여주면서 역시 각 낱말들 사이의 뉘앙스 차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적인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임홍빈 교수의 이 사전은 몇 년 전 필자가 한 벗과 공저해서 제법 유명세를 탄 <국어 실력이 밥 먹여 준다>라는 책에 큰 자극과 영감을 주었다. 이 기회를 빌려 임홍빈 교수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관련어 사전

  이런 상황을 상상해보자. 문장에 대해 더없이 까탈스러운 글쟁이가 자신의 글에서 무심코 ‘얼굴’이라는 낱말을 쓰다가, 문득 억누를 수 없는 호기심을 느낀다. ‘얼굴’을 늘 ‘얼굴’로만 써야 할까? ‘얼굴’과 뜻이 같거나 비슷한 말에는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안면’, ‘낯’, ‘면상’ 같은 낱말이 떠오른다. 속된 표현으로 ‘상통’ ‘상판’ ‘상판대기’ ‘면판’ 같은 말도 생각난다. 웃어른의 건강 상태를 말할 때에는 ‘신관’이라는 낱말을 쓰기도 한다는 것이 기억난다.
  방금 필자가 주워섬긴 낱말들은 사실 <우리말글쓰기연관어대사전>이라는 책에 나와 있는 것들이다. 이 글에서 이야기하려는 세 가지 사전 중 마지막으로 필자는 이 놀랍기 그지없는 사전의 면면을 차근차근 들여다보려고 한다. 다음은 위 내용에 이어 ‘얼굴’이라는 표제어에 딸려 있는 설명을 간추린 것이다(지금부터 이어질 내용은 사뭇 장황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텐데, 중간에 지루한 느낌이 들더라도 잠시만 참고 따라와 주기 바란다. 그 이유는 읽다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얼굴’이 들어간 합성어: 얼굴가죽=낯가죽, 얼굴기색, 얼굴빛=낯빛, 얼  굴뼈(종류: 광대뼈, 아래턱뼈) 등 20여 가지
    -얼굴과 관련된 학문: 골상학
    -‘얼굴’이 들어간 관용 표현: 얼굴가죽이 두껍다, 얼굴도 내비치지 않다, 얼굴만 쳐다보다, 얼굴보다 코가 더 크다=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얼굴을 붉히다 등 20여 가지
    -얼굴의 부류: 남상(남자의 얼굴과 같이 생긴 여자의 얼굴), 귀인상(신분이나 지위가 귀하게 될 얼굴 모양), 주걱상(가운데가 
      우긋하게 생긴 얼굴), 쥐상(작고 좀스럽게 생긴 얼굴), 우거지상(잔뜩 찌푸린 얼굴 모양) 등 10여 가지
    -얼굴의 특성과 관련된 낱말: 결곡하다(얼굴의 생김이 맺히고 허수한 데가 없다), 용안(봉건 사회에서 임금을 높이어 그 얼굴을 
      이르는 말), 미모(이쁘게 생긴 얼굴 모습), 재색(여자 얼굴의 아름다운 모습), 화색(혈색이 좋고 환하게 트인 얼굴빛)
    -얼굴의 형상을 나타내는 말: 광대등걸(몹시 파리해진 얼굴), 박색(주로 여자의 아주 못생긴 얼굴), 사색(죽을상이 된 창백한 얼굴
      빛), 홍안(혈색이 좋아 불그스레한 얼굴), 화색(얼굴에 드러나는 혈색이 좋고 환하게 트인 빛, 얼굴에 드러나는 온화한 빛) 
      [관용 표현]개가 핥은 죽사발 같다(낮잡음)(얼굴이 멀끔하고 미끈한 모양), 우박 맞은 소똥 같다(심하게 얽은 얼굴 모양) 등 
      10여 가지
    -얼굴과 관련된 사람: 관상쟁이(얕잡음), 혹부리(얼굴에 혹이 있는 사람)
    -환경ㆍ조건에 따른 얼굴 관련 표현: [한문 투]격세안면(해가 바뀌도록 오래 만나지 못하다가 처음 만나는 얼굴), 만면에(온 얼굴
      에), [한문 투]면목부지(얼굴을 모름), 민낯(주로 여자의 화장하지 않은 얼굴), 주독(술에 중독된 사람의 얼굴에 나타나는 붉은
      점), 죽을상(죽음에 닥친 얼굴ㆍ모양 ; 몸이 괴롭거나 마음이 언짢아서 잔뜩 찌푸린 얼굴), 울상(울 듯한 얼굴 표정) [관용 표현
      ]낙태한 고양이 상(농조)(몹시 기운이 풀리거나 실망한 사람의 얼굴)
    -얼굴의 부분을 나타내는 말: 옆얼굴(프로필), 이목구비 [관용 표현]제 얼굴 더러운 줄 모르고 거울만 나무란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등 10여 가지
    -특정한 원인에 따라 얼굴에 나타난 결과를 나타내는 말: 개기름(얼굴에 번질번질하게 내배는 기름), [한문 투]대경실색(크게 놀라
      서 얼굴빛을 잃음), 면식(얼굴이나 아는 관계), 병색, 초상(그림ㆍ사진으로 나타낸 사람의 얼굴ㆍ모습), 표정(얼굴에 드러나는 
      감정, 정서 등의 심리 상태), 찌무룩하다(얼굴에 못마땅하게 여기는 기색이 드러나다), [한문 투]일빈일소
    -얼굴과 관련된 병: 노랑꽃(얼굴의 병색), 빈종(얼굴의 살쩍 가까이에 아는 부스럼)
    -얼굴에 인위적 방법을 가하는 일과 관련된 말: 가면을 쓰다, 분단장(하다), 화장(하다)
    -얼굴과 관련된 도구: 귀면(귀신의 얼굴이라고 상상하여 만든 탈), [민속]너울(지난날, 여자들의 얼굴을 가리기 위해 머리에서 내
      려 쓰던 가리개 ; 모자 채양 같은 데서 내리 드리워 얼굴을 가리게 만든 살핏한 비단천 ; 지난날 신부들이 주로 썼다), 모선(벼슬
      아치가 겨울에 얼굴을 가리던 물건), 몽두(옛날, 죄인을 잡아 올 때 얼굴을 싸서 가리는 베), 탈(여러 가지 모양을 꾸며서 얼굴에
      쓰는 물건)
    -얼굴에 딸린 것을 나타내는 말: 기미(사람의 얼굴ㆍ살갗에 낀 거무스름한 점), 관자노리(뼈), 미간(두 눈썹 사이의 트인 자리), 보
      조개살(보조개를 이루는 힘살), 주근깨, 하관(얼굴의 아랫부분), 뺨=(홀시)뺨따귀 [관용 표현]기미가 끼다
    -얼굴의 내용을 나타내는 말: 골상(얼굴의 생김새), 곱다랗다, 관상술, 관상풀이, 도리암직하다(얼굴이 동글납작하고 자그마한 키
      에 몸내가 얌전하다), [한문 투]득의만면하다(바라던 것이 이루어져 사기가 오른 기색이 얼굴에 가득 차 넘치고 있다), 대면(하다
      ), 못쓰다=축가다, [한문 투]미목(눈썹과 눈을 비롯한 얼굴의 모양), [낡은 투]소세(머리를 빗고 얼굴을 씻음), 추하다(얼굴이 못
      생겨서 보기에 흉하다), 침울하다↔밝다, 해사하다, 희넙적하다(얼굴이 허옇고 넙적하다), 희말쑥하다(희다+말쑥하다), 억실하다
      (얼굴의 선이 굵고 시원스럽다), 외탁하다(얼굴, 체질, 성질이 어머니 쪽을 닮는 것)↔친탁하다
    -얼굴의 모양을 나타내는 말: 가량가량하다(얼굴ㆍ몸이 여윈 듯하면서도 탄탄하고 부드럽다), 나뱃나뱃하다(얼굴이 나부죽하고 
      토실토실하다), 나부대대하다/[준]납대대하다/[큰]너부대대하다, 동글납작하다, 두리두리하다(얼굴이나 눈의 생김새가 시원하
      고 보기 좋게 크고 둥글다), 박박(얼굴이 얽은 모양)/[센]빡빡, 솜솜(얼굴이 얽은 모양)/[큰]숨숨, 얽둑얽둑하다(얼굴에 크게 얽
      은 자국이 많다), 불콰하다(술기운ㆍ혈기가 좋아서 불그레하다), 비죽(얼굴을 내미는 모양), 배죽/[센]비쭉, 삐쭉, 시무룩하다, 
      뾰로통하다, 할끔하다=까칠하다, 할쑥하다/헐쑥하다, 흠흠하다(얼굴의 흐뭇한 표정), 해쓱하다(얼굴이 핏기가 없어 하얗게 되다
      ), 해말쑥하다, 까마무트름하다(얼굴이 좀 투박하고 까무스름하다), 가무잡잡하다/[센]까무잡잡하다/꺼무접접하다, 오종종하다
      (얼굴이 작고 옹졸스럽다), 우럭우럭(술기운이 얼굴에 피어나는 모양), 이죽거리다, 이죽이죽하다(얼굴의 힘살을 이그러지게 
      자꾸 움직이다)
    -‘얼굴’이 들어간 표현: [주어로 쓰인 경우]얼굴이 가밋가밋한 처녀, 얼굴이 관옥 같다, 얼굴이 씻은 팥알 같다, 얼굴이 익은 고추
      같다, 상판대기가 꽹과리 같다, 희색이 만면하다, 우거지상이 되다, 이목구비가 말끔하다 등 50여 가지[목적어로 쓰인 경우]
      휘영청 밝은 달이 얼굴을 내밀다, 얼굴을 들이밀다, 얼굴을 묻고 흐느끼다, 상통을 찡그리다 등 20여 가지 [부사어로 쓰인 경우
      ]얼굴에 기쁨이 넘치다, 얼굴에 주름 하나 없다, 얼굴에 처연한 빛이 떠오르다 등 10여 가지 [관형어의 꾸밈을 받는 경우]가로
      세로 깊은 주름살이 간 좁은 얼굴, 봄바람에 감실감실하게 탄 얼굴, 구레나룻이 검숭한 얼굴, 저녁 굶은 시어미상, 개기름이 번지
      르르한 얼굴, 그린 듯이 고운 얼굴, 광대뼈가 주먹처럼 두드러진 주걱상, 다북 눈썹이 내리덮인 얼굴, 박꽃같이 해사한 얼굴 등 
      100여 가지 [문학 작품에서 뽑은 ‘얼굴’ 관련 표현]변화무쌍한 그의 얼굴은 거친 바람에 나부끼는 천조각보다도 더욱 구겨졌다 
      펴졌다 하였다, 홍조가 피어오른 처녀의 갸름한 얼굴은 머리에 인 꽃보다도 더 청신하고 아름다웠다, 얼굴은 잠시 사이에 영글지
      않은 바가지 쪽처럼 쭈글쭈글해진다 등 10여 가지

  이상은 <우리말글쓰기연관어대사전>의 ‘얼굴’ 항목에 딸린 설명 중 절반 정도만을 뽑아낸 것이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이 사전은 남한 학자들의 작품이 아니다. 북한의 김일성 종합 대학, 평양 외국어 대학, 김형직 사범 대학, 사회 과학원의 교수진 27인이 참여해서 무려 40여 년 동안(1960 ~2006년) 작업한 결과물로서, 북한의 최고 권위 학자들로 집필진을 구성하고 3차에 걸친 수정을 거친 뒤 북한의 각계각층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여 완성했다고 한다. 머리말에 따르면 ‘한글문으로 출간된 각종 저작물과 영문, 중문, 에스파냐문, 독일문 등 외국 문헌을 대량으로 참조하였으며 수차례 수정 · 보완 작업을 통해 학자, 작가, 예술인들의 학식, 지혜, 경험을 총괄하여 정리하였다’고 한다.
  이 사전은 단순한 사전적 기능뿐 아니라 단어와 연관된 문학적 표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위에서 우리말 활용에 대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일반적인 백과사전이 사물이나 현상을 대상으로 한다면, 이 사전은 말 자체를 대상으로 한 ‘언어 백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사전을 뒤적이다 보면, 한 낱말을 둘러싸고 여러(사실은 거의 모든) 차원에서 관련이 있는 말들을 모조리 끌어모아 정교하고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깔끔하게 전시해 놓은 고급 ‘말 백화점’이라는 생각이 든다(이러다 보안법의 찬양 고무 죄에 걸리지나 않을지…).
  물론 이렇게 무시무시한(?) 사전이 나올 수 있었던 데에는 언어를 포함하여 모든 문화 부문을 국가 권력이 통제하고 있는(역으로 말하면, 지원하고 있는) 북한의 특수한 정치적 상황이 버티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어느 누가 이와 같은 사전을 꿈이라도 꾸어 봤겠는가 하는 점이다. 동의어 사전, 유의어 사전, 반의어 사전, 관련어 사전, 갈래(말 무리) 사전, 관용 표현/속담 사전, 용례/활용 사전 등의 면모를 한 몸에 갖추고 있는 이 사전에 뉘앙스 사전과 어원 사전의 두 가지 속성만 추가한다면 그야말로 모든 글쟁이들이 꿈꾸는 ‘완벽한’ 사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사전이 연관어들을 분류하기 위해 채택한 분야의 종류는 크게 열 가지이고 이것을 다시 세분하면 무려 여든한 가지나 되는데, 각 분야의 예를 보이면 다음과 같다.(표기는 남한의 맞춤법에 따랐다. 인용 부호는 해당 낱말이 표제어임을 나타내며, ‘*’ 표시가 딸린 대목은 필자가 부연한 내용이다.)

    (1) 뜻이 같거나 반대되는 연관

     -동의어: “갑작스럽다” [동의어]급작스럽다, 느닷없다, 새삼스럽다, (센)생   급스럽다
     -반의어: “계획성” [반의어]무계획성, 계획적↔비계획적
     -동의적 연관: “눈부시다” [동의적]휘황하다, 휘황찬란하다
     -반의적 연관: “간섭” [반의적]볼만장만
     -인접적ㆍ위치적 연관 : “영해” [인접]공역, 수역
     -대립어: “가엽다” [대립]밉다 ; “낚시” [대립]줄낚시><대낚시 

    
     (2) 어근에서 나온 합성 요소와의 연관

     -파생어: “완료” [파생]완료하다, 완료되다
     -합성어(표제어가 앞에 오는 경우): “원유” [합친 말]원유가공, 원유가스
     -합성어(표제어가 뒤에 오는 경우): “위치” [부분]기본위치, 원위치
     -합성어(표제어가 중간에 나오는 경우): “의무” [부분]고등의무교육, 도덕적의무감
     -대상물의 소속이나 부분품과 관련한 연관: “호미” [소속]슴베

    
     (3) 사물, 현상의 부류나 종류와의 연관

     -부류적 연관: “경기” [부류]고대올림픽경기, 국제경기, 개인경기
     -사물, 현상의 갈래: “가계” [갈래]할아버지, 할머니 ; 아버지, 어머니 ; …
     -사람이나 사물, 현상의 종류적인 연관: “악기” [종류]가야금, 바이올린, 피아노
     -학문적인 연관: “경제” [학문]가격경제학, 농업경제학, 부기학, 공업구조학
     -기본 학문에 대한 분과적 연관: “역학” [분과]고전역학, 구조역학, 기체동력학
     -사람이나 사물, 현상의 차례, 직위, 직무의 순위를 나타내는 연관: “사람” [등급]무자격자, (전날)상민↔양반, 
      서민층=서민계층 [직급]국장, 과장, 부장
     -일의 분야, 부문과의 연관: “물고기” [분야]어업


    (4) 특성이나 성질의 연관

     -특성의 연관: “의사” [특성]명의, 전문의, 천의(하늘이 낸 의사; 의술이 능하고 덕망이 높은 의사)
     -사람의 성질이나 용모, 작업, 직무상 내용의 연관: “결혼” [사람]구혼자, 기럭아비, 기혼자, 미혼자, 들러리
     -자격, 권한, 권리와의 연관: “연령” [자격]노동연령, 징집연령
     -사물의 성질적인 연관: “물” [성질]난용성(물에 잘 풀리지 않는 성질), 수경성, 무거운 물, 수질
     -사물과 생산물의 질적 연관: “가락지” [질]구리가락지, 금가락지=금반지,실가락지, 옥가락지
     -사물 구성의 연관: “세포” [구성]세포막, 세포핵, 핵산, 핵산단백질, 원형질
     -질병에 대한 약: “결핵” [약]라루산, 크레오소트, 투베르쿨린
     -약제와의 연관: “고혈압” [약제]나도여로, 만병초, 백당나무, 산죽


    (5) 사물, 현상의 정도나 분량과의 연관

     -사물, 현상의 정도적 연관: “가무스름하다” [정도]가무잡잡하다, 가무족족하다, 거무죽죽하다, 까무족족하다
     -사물, 현상의 크기와의 연관: “칼” [크기]긴칼, 단도, 장검, 단검, 접칼
     -사물, 현상의 분량과의 연관: “돈” [양]거금, 거액, 다액, 단돈
     -사물의 치수와의 연관: “치수” [치수]피치(치차의 한 바퀴 거리), 피치원(치차반경의 절반 정도의 거리를 반경으로 하는 원)
     -사물, 현상의 규모와의 연관: “농사” 반[규모]농-반어업, 소농
     -사물, 현상의 단위(명사)와의 연관: “길이” [단위]나노미터(nm), 데시미터(dm), 리(392.727m) “가지”(남새의 한 가지) [단위]
      거리(50개를 단위 로 한 것) 


    (6) 사물, 현상의 형상적 및 형태적 연관

     -사물, 현상의 형상적 및 형식적 연관: “걸음” [형상]백모래밭에 금자라 걸음(맵시 있는 여자의 아기작거리는 걸음), 푸주간에 
      들어가는 소 걸음(내키지 않아 느릿느릿 걷는 걸음)
     -사물, 현상의 소리나 모양과의 연관: “걸음” [본땀](가벼운 걸음)가분가분, (센)가뿐가뿐, (사이)거분거분, (센)거뿐거뿐 ; 느적
      느적, 느릿느릿
     -사물, 현상의 색깔과의 연관: “수정(*水晶)” [색깔]검은빛, 누른빛, 보랏빛
     -사람의 몸과 사물의 기관, 사회적 기관과의 연관: “공기” [기관]공기 분사 기관
     -사람ㆍ사물의 피복과의 연관: “관리” [옷](봉건)제복


     (7) 사물, 현상의 존재 방식, 방법, 용도, 법칙, 수단과의 연관

     -방법적 및 방식적 연관: “기업” [방법](자본주의)단업(하다), 합작(하다), 합영(하다)
     -사물, 현상의 용도와의 연관: “칼” [용도]갈이칼, 고약칼, 구두칼, 구름칼
     -기계나 도구와의 연관: “노동” [도구]곡괭이, 낫, 도끼, 삽, 쇠스랑
     -구조물 등 시설과의 연관: “방어” [시설]바리케이드
     -법칙과의 연관: “경제” [법칙]기본경제법칙, 객관적경제법칙, 사회주의적 경제법칙
     -경기나 시합 등의 규칙을 어긴 것과의 연관: “농구” [반칙]걸음어김(*워킹 바이얼레이션), 곱침(*더블 드리블)


     (8) 사물, 현상의 환경, 정황, 재료, 결과와의 연관

     -사물, 현상의 환경, 정황과의 연관: “기와” [환경]날기와(굽지 않은 기와), 담기와(담장 위에 있는 기와), 옥새(잘못 구워서 
      안으로 오그라든 기와)
     -사물, 현상의 조건과의 연관: “물고기” [조건]성에(고기가 모여드는 돌, 섶, 풀), 종어장, 양어장
     -사물의 원료와의 연관: “놀이” [원료]비닐수지, 셀룰로이드, 참대, 칠교판
     -사물의 재료와의 연관: “광학” [재료]규석, 형석, 인바르(invar)
     -음식과의 연관: “물고기” [음식]물고기만두, 물고기반찬, 물고기산적, 물고 기순대
     -생물체의 병과의 연관: “과일” [병]천고병, 떡가루병, 쭈그렁병
     -시간, 시기, 기간과의 연관: “역사” [시기]고사, 약사, 망국사, 민족사, 선사시대
     -사물, 현상의 발생 장소와의 연관: “말리다” [장소]화건장(불을 때서 말리는 곳)


     (9) 내용과의 연관

     -내용적 연관: “알리다” [내용]연통하다(비밀리에 알리다) ; “불가능” [내용]곤닭알 꼬기요 하거든(‘곪아 썩은 닭알이 병아리를 
      까서 꼬끼요 할 때’라는 뜻으로, 불가능한 것을 가정해서 이르는 말)
     -전문 분야와의 연관: “학자” [전문]경제학자, (유교의)경학자, 농학자, 역사학자, 역학자
     -대상과의 연관: “돼지” [대상]도살하다, 밀도살(하다) ; “쪼이다” [대상] 피사체
     -부대ㆍ대오와의 연관: “선전” [대오]가창대, 기동선전대, 무장선전대, 소년선전대
     -교훈ㆍ경험과의 연관: “겸손” [교훈]세 살 먹은 아이 말도 귀담아 들으랬다(남의 말을 신중하게 잘 들으라) 아는 체하지 말고 
      모르는 체하지 말라(사람은 언제나 겸손하고 솔직해야 한다)
     -사물의 성분과의 연관: “맵다” [성분]고추, 개갓냉이(매운맛이 난다), 약(식물이 독이 올라 매운맛이 나는 것)
     -자연과 사회에 대한 관점과 입장, 견해, 주장과의 연관: “사람” [주의]가족주의(자), 감상주의(자), 경제주의(자) [사상]교인, 
      무신론자, (철학)물활론자
     -동작과의 연관: “체육” [동작]균형잡기, 급회전, 거꾸로오르기
     -사물의 용어와의 연관: “역기” [용어]밀어올리다, 추켜올리다, 끌어올리다
     -인과적 연관: “원통하다” [인과]복통, 불한숨(억울하고 원통하여 세게 쉬는 한숨) 분통이 터지다
     -종속이나 소속과의 연관: “원자” [소속]메존(중간자), 전자구름
     -임무와의 연관: “구분대”(*대대나 그 아래의 부대 조직 단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임무]초소(경계구분대), 첨병(행군경계의
      임무를 수행하는 구분대)
     -제품과의 연관: “나무” [제품]나무관, 나무관악기, 나무광, 나무궤도
     -직업ㆍ직종과의 연관: “가죽” [직업](낮춤)무두장이 ; “강” [직업]월천꾼
     -내용상 또는 형식상 간접적인 연관: “겨울” [간접]입동, 귀덥개=귀걸이, 아얌


     (10) 단어의 결합 능력과의 연관

     -동사와 명사의 결합적 연관(주어와 줄어, 술어와 보어, 술어와 상황어와의 연관): “생각” [결합]생각이 간절하다, 오만가지 생각
      이 갈마들다, 쓸데없는 생각을 걷어치우다, 눈엣가시처럼 생각하다
     -형용사적 결합과의 연관: “생각” [결합]가물가물한 생각을 더듬다, 적적한 생각, 갈피 없는 생각
     -부사적 결합과의 연관: “생각” [결합]이야기가 가다가다 생각나다, 가만히 생각해보다, 가소로이 생각하다
     -명사적 결합과의 연관: “생활” [결합]생활상 문제, 생활적 요구의 절박성
     -문장 속에서의 연관: “생각” [결합]그런 생각은 꼬물도 없다, 그런 생각일랑 말게, 과연 무엇을 생각하겠는가?

  이 사전의 서두에 나와 있는 위와 같은 분류 기준을 살펴보노라면 입이 떡 벌어지고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우리는 언제쯤에나 이런 사전을 가져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