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국어어휘력

시험에 자주 나오는 속담- 새로운 정리와 해설

국어의 시작과 끝 2011. 4. 5. 07:50

 

속담을 언어학의 처지에서 보면 관용 표현이지만, 문학의 처지에서 보면 구비문학(口碑文學)의 일종이다. 속담을 구비문학의 일종으로 보는 것은, 속담이 지혜 또는 교훈의 비유적인 압축이므로 문학적 형상화의 한 예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본질적인 이유는 속담에 민족 문화가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속담 어휘는 우리 민족의 정신 구조를 가장 상세하고 가장 온전한 형태로 보존하고 있는 박물관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에는 민족성, 세계관, 시대상, 향토성 등이 반영되어 있다. 나아가 속담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 지금도 살아서 나날이 세련되고 압축되며, 그 시대에 적응해 가고 있다. 또 그것은 한 개인의 소작(所作)이 아니라, 민중에 의한 자연발생적인 언어문화 유산이다.

 

 

 

 

 

 

 

 

 

 

 

 

 

 

 

 

표면적 의미

추상화한 의미

중의 빗

중이 가진 빗

① 몹시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② 쓸데없는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그림의 떡[화중지병(畵中之餠)]

그림 속에 그려진 떡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이용할 수 없거나 차지할 수 없는 경우를 이르는 말.

무자식이 상팔자

자식이 없는 것이 도리어 걱정이 없이 편함.

자식이 없는 것이 도리어 걱정이 없이 편하다는 말. [함축 : 자식 가진 사람 부러워 할 것 없다.]

거북의 터럭

거북이에게 난 터럭

도저히 구할 수 없는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대낮의 올빼미

대낮에 깨어있는 올빼미

어떤 사물을 보고도 알아보지 못하고 멍청하게 있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뱃놈의 개

배에서 기르는 개

도둑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하는 일 없이 놀고먹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산중 놈의 풋농사

두메 화전의 어설픈 농사

여름에는 잘된 듯 보이나 산짐승도 와서 뜯어 먹고 하여 추수할 때는 별 수확이 없게 되는 농사를 이르는 말.

와우각상의 싸움

달팽이 뿔의 싸움

① 좁은 곳에서 싸우거나 하찮은 일을 가지고 아옹다옹 다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②  작은 나라끼리의 싸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위 속담들은 선행명사(‘중’, ‘그림’, ‘무자식’ 등)가 지닌 의미 자질과 후행명사(‘빗’, ‘떡’, ‘상팔자’ 등)가 지닌 의미 자질이 대립(對立)하는 양상(樣相)을 보여준다. 이를 속담의 의미 구조가 보여주는 ‘상대성(相對性)’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중의 빗’에서 ‘중[빗이 필요 없는 사람]’과 ‘빗[머리털을 빗을 때 쓰는 도구]’이 의미 자질로 보아 대립하는 것이다. 환언하면, 중의 처지에서는 빗이 필요 없고, 빗의 처지에서는 중에게 쓸모가 없는 것이다. 물론 그 긴장 관계 속에서 비유적 의미 즉, 추상화한 의미가 도출된다. ‘와우각상(蝸牛角上)의 싸움’도 마찬가지이다. ‘달팽이 뿔’은 싸움에 도움이 되지 않을 만큼 허약하다. ‘싸움’에는 치명적인 무기가 필요하다. 둘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 대립으로부터 ‘하찮은 일을 가지고 아옹다옹 다툼’이라는 속의미가 도출된다.

물론 이러한 상대성 구조는 대구의 형식을 갖춘 문장형 속담에서는 더 잘 나타난다. 예를 들면,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산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들으면 병이고, 모르면 약이다.” 등에서는 좀더 명백하게 드러난다.

그런데 “꿩 먹고 알 먹고 둥지 털어 불 땐다.”의 경우는 속담의 의미 구조가 조금 다르다. 선행어가 지닌 의미 자질이 후행어에 가서 더욱 심화(深化)되는 양상(樣相)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즉, ‘꿩 먹고’을 심화하여 ‘알 먹